야구선수 학부모님들께 드리는 조언 (최원호)

2014년 11월에 김병곤 원장님께서 주최하신 학부모 세미나에서 최원호 한화 2군 감독님께서 (당시에는 해설위원) 전해주신 강연을 옮긴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학부모님들이 이렇게 한자리에 모인 모습을 보는 것은 제가 학교 다닐 때 이후로 처음인것 같습니다. 저희가 학부모님을 모시고 세미나를 하려는 이유를 잠시 말씀드리자면, 분명히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해서 좋은 선수로 발전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실 학자들이 말하고 여러 스포츠현장에서도 가장 좋다고 이야기되는 방법들이 야구에서는 현장적용이 안되는 경향이 많습니다.

제가 지도자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김병곤 원장님께서 지도자로서 필요한 코칭철학을 갖도록 많이 도와주셨는데요. 특히 “선수가 너의 아들이라 생각하고 코치생활을 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야구선수로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은 뭘 알아야지 선수들에게 가르쳐줄 것 아니냐. 선수들에게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다면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고 멘토링을 해주셔서 선수생활 마지막 해부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제가 해온 방법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들이 많았습니다. 어찌보면 그동안 해온 방법과는 반대되는 방법들도 존재하더라구요. 그런 공부들을 해가며 선수들을 제 아들이라 생각하고 지도를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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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계신 부모님들도 다 아들이 야구를 잘하기를 원하실텐데요. 어떻게 하면 야구를 잘 하는지 제대로 알아야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겁니다. 그런 관점에서 지금 현장에서 돌아다니는 일반적인 이야기들을 아이들에게 해주면 오히려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다는 것을 이번 시간을 통해 한번 살펴봐 주셨으면 합니다. 그것이 바로 오늘 부모님들을 모시고 세미나를 하게 된 이유입니다. 어쩌면 저희들의 강의가 평소 갖고 계신 생각과 조금 다를 수도 있을겁니다.

여기서 어떤 아버님은 제조업을 하시는 분도 계실텐데요. 제조업은 많은 시간 공장을 돌리면 그만큼 많은 물건을 만들어내죠. 그런데 많은 물건을 만들어내는 만큼 좋은 물건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야구라는 운동은 사실 제조업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제가 프로팀에서 나와 학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니까 학부모님들이 지도자들보다 더 심각한 생각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제가 왜 이런 말씀을 드리는지 한번 말씀을 드리면, 저는 아마추어로서 14년, 프로로서 15년, 이렇게 총 29년의 선수생활을 했습니다. 여기 계신 선수들도 죽도록 연습하고 계시죠? 아까 중학교 학부모님과 잠깐 이야기를 나눠 보니 아이가 밤 11시에 온다고 하시더군요. 정말 아침부터 밤까지 훈련을 하는거죠. 수업을 하는 학교도 있고 안하는 학교도 있는 것 같은데, 어쨌든 정말 죽도록 연습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죽도록 하는데 세계적인 선수는 참 적게 나옵니다. 제조업처럼 그렇게 많이 찍어내면 훌륭하고 세계적인 선수가 많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선수는 몇 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얼마전 리틀야구 월드시리즈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우승을 했습니다. 이 선수들이 무려 29년 만에 우승을 했죠. 리틀야구선수들이 세계대회를 나가서 우승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어찌보면 그 나이 또래에 야구를 하는 선수들 중에 세계 최고라는 뜻이니까요.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딴 것과 똑같은 일인 것이죠.

그런데 이 선수들이 과연 얼마나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을까요? 29년 전, 30년 전에도 세계대회를 우승했었는데요, 84,85년 그 당시에 출전한 선수가 28명이었습니다. 리틀야구는 14명이 참가하거든요. 그 선수들의 성장과정이 궁금해서 봤더니 프로에 입단한 사례는 7명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는 슈퍼스타가 아닌데도 프로에서 15년을 선수생활 했거든요? 그런데 이 선수들 중 10년 이상 프로선수생활을 한 사람은 단 2명 밖에 없었어요. 그렇다면 28명 중에 70% 이상이 프로에 입단을 못한 겁니다. 그렇게 세계대회를 우승한 선수도 불과 20% 정도만이 프로에 입단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중도탈락에 관련된 이야기를 부모님들께 드리고 싶어요. 사실 스포츠 사회학에서는 상당히 심각하게 중도탈락된 선수들에 관련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야구 명문학교에서는, 특히나 동문의 입김이 쎈 학교는 동문들이 수업을 못하게 한다고 하죠. 연습 시간이 적다면서요. 학교가 운동부를 데리고 있는 가장 큰 목적은 학교 광고거든요. 광고가 되기 위한 성적을 못내면 야구부를 데리고 있을 이유가 없어요. 그래서 성적에 대한 압박을 교장선생님도 주고 동문이 쎈 학교는 동문회가 부담을 줍니다. 그래서 학생다운 생활은 전혀 못하게 되지요. 아침에 일찍 등교해서 1,2교시 많으면 4교시 수업을 듣고 밤 11시, 심지어는 12시까지 운동을 합니다. 그런 생활이 반복되죠.

우리나라 엘리트선수들의 평균점수가 20점도 안된다고 합니다. 전문대도 못가는 거죠. 공부를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어요. 할 시간이 없거든요. 밤 11시, 12시에 들어오면 잠을 자야죠. 그리고 학년이 거듭될 수록 일반 학생들과의 차이는 더 벌어집니다.

“대부분의 아이는 야구를 떠날테고 여러 의사결정의 순간에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중도탈락의 원인으로 연구된, 가장 크게 작용하는 세 가지가 있는데요. 바로 선수의 기술저하, 부상, 그리고 훈련에 대한 염증입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그렇다면 학생들의 중도탈락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기술을 향상시키고, 부상을 예방하면서, 훈련을 적게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미국의 사례도 살펴봤습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초중학교는 연습시간이 2시간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2시간 밖에 할 수 없으니까 당연히 훈련에 대한 염증은 적겠죠. 그래서 미국에서는 개인적으로 연습을 하는 친구들이 있다고 합니다. 수업보장은 기본이구요. 또 주말에는 야구를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고등학교는 훈련을 3시간까지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정규수업은 같이 하구요.

이종열코치께서 미국의 오하이오주에 계시는데 그쪽같은 경우에는 100점 만점으로 치면 50점 이상이 안나오면 야구부에서 나가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걸 보면 우리나라랑 차이가 상당히 크죠. 주말에 야구를 못하게 하는 이유는 가족들과도 시간을 보내라는 것이구요, 수업보장을 하는 것은 학생들과도 생활을 하라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걸까요? 과연 미국에 있는 선수들은 그냥 단순히 자원이 많아서 세계적인 선수가 많이 나오는 걸까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우리나라는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들 하십니다. 적게 해서는 안된다고 하세요. 프로에서도 사장님이나 높으신 분들도 그런 말씀을 하십니다. 과거 SK가 김성근감독님 오시고 나서 우승할 때 저는 엘지에 있었는데요. 오전, 오후, 야간 훈련을 하는데도 훈련을 더해야 하지 않냐고 말씀들을 하십니다. 그러면 저희는 “잠은 안잡니까?” 이야기해요. 그런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적은 훈련으로도 세계적인 선수가 나오는 이유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야구라는 종목은 지구력스포츠가 아니고 파워스포츠입니다. 그래서 힘이 좋으면 잘할 가능성이 확률적으로 높은 스포츠가 야구입니다. 우리 몸의 에너지 시스템이 두가지로 나눠지는데 하나는 파워를 낼수 있는 속근에너지시스템이고, 또 하나는 지구성을 요하는 지근에너지시스템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타고 나죠. 중국에서는 그래서 유전자검사를 통해 어릴 때부터 종목배정을 한다고도 합니다. 선진국은 인권침해라고 해서 유전자검사를 못하게 하죠.

파워스포츠라서 속근에너지가 90% 이상 작용하는 것이 야구입니다. 축구는 지근에너지도 많이 필요하죠. 숨이 차고 힘들어도 공이 우리 팀 쪽으로 넘어가면 수비를 하기 위해 다시 뛰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축구는 파워트레이닝과 지구성트레이닝을 함께 합니다. 그런데 야구는 숨이 헐떡대면 타임을 부르면 됩니다. 타자는 타임을 부르고 타석에 안들어가면 되고, 투수도 타임을 부르고 안던지면 됩니다. 투수같은 경우는 우리나라만 적용되는 룰이지만, 12초 안에 던지면 되구요, 주자가 있으면 아무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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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야구는 힘이 좋은 선수들이 잘하는 스포츠입니다. 그리고 야구는 전형적인 기술스포츠이기도 하구요. 야구에서 단순하게 체력이 좋다고 해서 뛸 수 있는 포지션은 아무데도 없습니다. 베이스코치로 나가면 모를까 없습니다. 야구는 전형적인 기술스포츠이기 때문에 기술향상을 가져와야 시합을 뛸수있게 됩니다. 그래서 야구선수에게 필요한 것은 파워를 키우고 기술을 향상시키는 일입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상당히 왜곡된 훈련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런닝, 특히 중장거리를 엄청 뜁니다.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왜 이렇게 런닝을 많이 안뛰냐는 말씀을 듣거든요. 런닝을 많이 뛸거면 육상부로 가야죠. 야구는 야구를 잘해야 합니다. 투수는 공을 잘 던지고, 타자는 공을 잘 치고 잘 받아야 하지요.

야구의 기본기는 결국 던지고, 잡고, 치는 겁니다. 그런데 기본기도 안되어 있는 선수들을 데리고 포메이션 연습을 엄청 합니다. 팀플레이 연습을 엄청 하는 것이죠. 그러면서 조금 안되면 팀워크가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결국 팀워크를 발생시키려면 팀전술을 잘 운용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개인기술을 향상시켜야 하거든요. 축구로 치면 패스도 제대로 못하는데 팀전술을 하면 뭐합니까? 야구도 마찬가지거든요. 그래서 첫 번째는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기술이 되어 있는 선수들을 데리고 팀전술 훈련을 했을 때 좋은 팀워크가 발생되는 것이죠.

다음은 투수와 관련해서 설명을 드릴 건데요. 투구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역동적인 동작을 펼쳐냅니다. 투수는 땅으로부터 받은 힘을 그대로 신체분절 순서대로, 즉 하지, 몸통, 어깨, 팔꿈치, 손등, 손가락으로 잘 연결시켜야 좋은 공을 보낼 수 있습니다. 투구는 빠르고 정확하게 해야 하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각 분절마다의 타이밍이 상당히 중요하고 상체와 하체의 타이밍, 팔과 공의 타이밍이 잘 맞아 떨어져야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습니다.

보시면 이동을 통해 전진력을 얻어내고 강한 회전력을 발생시켜 빠른 공을 던지게 되어 있습니다. 이때 몸통이 회전하는 속도가 초당 400~500도 정도 된다고 합니다. 똑!딱! 하는 사이에 한바퀴 반 정도 도는 것이죠. 어깨같은 경우에는 공이 손에서 떨어져 나가는 순간, 즉 릴리스포인트에서 약 7000도 이상의 속도가 나온다고 하구요. 팔꿈치는 2300~2700도의 강한 회전속도가 나옵니다. 그래서 보통 야구를 하면 팔꿈치에 먼저 부담이 옵니다. 팔꿈치는 원래 접었다 폈다 하면서 사용하게 되어 있는데 야구를 하다 보면 360도 회전을 하니 버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야구에서 부상은 당연하다고 받아들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또 야구선수들이 어깨 쪽에 회전근개 파열을 많이 당하는데 어머니들도 걸레질만 열심히 하셔도 가끔은 파열된다고 하니 선수들의 파열은 당연하겠죠.

이렇듯 야구선수들, 특히 투수들이 부상을 많이 당하는 곳이 어깨, 팔꿈치인데요. 학자들이 이에 대해 수십년간 연구를 해오고 있습니다. 얼마전 미국에서도 좋은 자료가 나왔는데요. 연령별로 투구수를 제한하고 휴식일을 권장하는 내용입니다. 보통 부상 당하는 부위를 보면 어깨가 80% 이상인데요. 가장 큰 이유는 과사용입니다. 과거에 언론에서 이런 말을 하곤 했습니다. 많이 던지면 던질수록 어깨가 강해진다. 사실은 많이 던지면 어깨는 상합니다.

어릴 때의 팔꿈치 부상은 생각보다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두 번째로는 피로누적인데요. 선수가 피곤한 상태에서 계속 던지면 관절이 버텨내기 힘듭니다. 세 번째가 올바르지 못한 동작이에요.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이 하나 있는데요. 선수들은 보통 안아프게 던지고 싶다고 합니다. 그런데 안아프게 던지려는 생각이라면 야구를 하면 안됩니다. 투구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부상에 노출이 되는 겁니다. 사실 안아프려면 팔을 밑으로만 내리고 다녀야지요. 팔을 올리고 빠른 회전속도로 공을 던진다는 것 자체가 부상에 노출되는 행위입니다.

사실 가장 좋은 투구동작은 역학적으로 가장 큰 힘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동작입니다. 그런데 선수가 몸에 이상이 생기면 자기도 모르게 가장 큰 힘을 낼 수 없는 동작으로 바뀌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부상이 없는 투구폼으로 던지고 싶다는 건 야구를 잘하고 싶지 않다는 것과 같은 생각입니다. 일단은 가장 큰 힘을 만들어낼 수 있는 투구동작을 갖추고 그 외적인 부분에서 부상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어깨, 팔꿈치를 타이어에 많이 비유를 합니다. 차를 타다 보면 타이어를 갈아야 하는데요.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됩니다.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빠른 공을 정확히 던져야 하는데, 사용을 많이 하면 타이어처럼 교체시기가 빨리 온다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사용을 적게 하는 것이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왜 이렇게 연습을 안하냐’ 하시면 ‘왜 이렇게 부상을 안당하냐’랑 같은 이야기가 됩니다.

그러면 기능향상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여러가지 연습 중에서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좋은 연습이 뭐냐하면 바로 게임입니다. 게임이 가장 좋은 연습이죠. 제가 프로팀에 있을 때 어느 감독님 보면 포메이션이나 팀플레이 등을 엄청 합니다. 피칭도 하루에 500개씩 던져요. 그런데 그렇게 해도 시합때 문제점들이 항상 생깁니다. 그렇게 지독하게 하면 문제가 안생겨야 하는데 항상 생기죠. 야구라는 종목이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하루종일 이런저런 훈련을 해도 시합때 보면 또다른 문제점이 생겨요. 그래서 선수에게 가장 좋은 훈련은 게임입니다. 게임을 통해 여러가지 상황들을 경험하는 것이 기술향상에는 가장 좋습니다.

게임 중심으로 훈련을 해야 하는 이유

그럼 과연 게임을 어느 정도 해야 할까요? 이건 과거의 자료인데요. 최근에 미국에서 메이저리그의 주도로 다시 나왔습니다. 나이별로 투구수, 휴식일 이런 것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 시즌간, 연간 투구수, 휴식일 등이 나와있고, 여긴 없지만 1년에 3개월 이상은 휴식을 줄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의사들의 파워가 쎄서 그런지 이런 권고사항들을 잘 지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이런 내용이 없습니다. 시즌이 끝나면 바로 마무리 훈련을 가죠. 사실 시즌이 끝나면 회복을 해야 하거든요. 먼저 회복을 하고 트레이닝을 하고 기술훈련을 해야 해요. 이것을 1년 패턴, 한달 패턴, 일주일 패턴, 하루 패턴 다 똑같은 패턴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우리는 회복이 없어요. 우리나라 프로 2군은 회복기간이 없습니다. 1군 그것도 주전 선수들한테만 그나마 조금 주지요. 아마츄어는 당연히 없구요. 그나마 젊은 선수들이니 회복력이 좋은 것이죠. 그런 것이 반복되며 피로누적으로 연결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어린이 스포츠 적정 훈련시간은?

그렇다면 게임에서 나타나는 동작의 문제점들을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하겠죠. 그런데 그런 시간을 많이 가지는 것이 좋은지 적게 가지는 것이 좋은지 한번 살펴볼까요? 우리 몸의 구조를 보면 뇌에서 신경전달을 합니다. 근육으로 전달을 시킵니다. 근육은 한쪽이 수축하면 다른 한쪽이 이완하죠. 우리가 뇌에서 신호를 보내서 근육이 수축하면 뼈가 움직여 동작이 발생하는데, 우리가 만약 의식이 무의식으로 바뀌게 되면 아무 생각없이 하게 됩니다. 그러면 머리에서는 내가 무엇을 하는지 인지를 못하게 되지요. 그러면 내가 그 동작을 다음에 또 만들어 내고 싶어도 못합니다. 뇌에 저장된 것이 없으니까 그런 것이죠. 좋은 동작으로 교정하려고 했으나 무의식적으로 나쁜 동작으로만 계속 연습을 한 셈입니다. 또한 부상은 계속 만들어 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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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기술연습을 할 때는 선수들이 ‘무의식적으로’ 아무 생각없이 몸을 움직이기 전, 즉 ‘의식해서’ 할 수 있는 만큼 해야 합니다. 여기서 덧붙여할 할 요소가 있는데 선수들이 짧은 시간 동안 의식적으로 연습을 하기 위해서는 이론교육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이론교육을 통해 자신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떤 방법을 통해 어떻게 접근을 하면 나중에 어떻게 될 수 있다는 것 등을 서로 이야기를 하며 연습을 해나가야 선수들의 기술이 좋아지겠죠. 그런데 이해도 못한 선수에게 무작정 연습만 시켜서는 좋을 게 없는 것이죠. 따라서 선수의 기술향상에 있어서 적은 훈련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론교육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미국이나 유럽같은 경우에는 올림픽에 초점을 맞춰 학자들이 어떻게 금메달을 따게 할까 연구들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현장적용사례들도 있구요. 그래서 실제 금메달을 따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연구들에서 보면 선수의 퍼포먼스를 극대화시키는데 세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심리적, 신체적, 기술적 요인을 말합니다. 여기 계시는 김병곤원장님이 신체적인 면을 충족시켜 드리는 것이고, 저는 기술적인 요인을 충족시켜 드리는 것이구요. 미국같은 경우 1000만불 이상의 선수는 개인코치, 개인트레이너, 개인심리학자를 데리고 다닙니다. 그 이유를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타이거 우즈도 데리고 다니죠. 그런데 우리 현장은 상당히 미흡합니다. 아마추어는 정말 심각하구요. 이제는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 선수의 기술향상을 시켜야 할지 선수도 물론 알아야 하지만 부모님들도 아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방향을 제시해 주실 수 있으니까요.

훈련이 실제 경기력으로 이어지려면 (토니 아바타인)

슬럼프도 마찬가지입니다. 슬럼프가 오면 학교에서 시키는 게 뭡니까? 죽도록 연습시켜요. 프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까 설명드린 것처럼 사용을 많이 하면 할수록 찾아오는 부상과 기능저하가 생깁니다. 슬럼프는 경기력의 장기침체라고 정의할 수 있을텐데요. 경기에 나가서 소위말해 계속 삽질을 하는 것이죠. 타자는 계속 아웃되고, 투수는 계속 얻어맞고, 이게 장기적으로 가면 슬럼프가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슬럼프는 왜 찾아올까요? 개인기능이 떨어지니까 경기력이 안나오는 것이죠. 그러다가도 어쩌다 한번은 재수로 나올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개인기능이 떨어진 선수가 꾸준한 실력을 발휘하기는 어렵겠죠.

그러면 개인기능은 왜 떨어지는지 알아야 할 겁니다. 동작이 바뀌면, 즉 폼이 바뀌면 개인기능은 떨어지겠죠. 그럼 폼은 왜 바뀌는지 또 생각해보면 결국은 몸이 변하면 폼이 변하게 되어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오버로 던지는 투수가 있다고 하면 이 선수가 어깨가 안좋으면 팔을 올리는 과정에서 계속 아프니까 약간 옆으로 던지게 됩니다. 그럼 조금 덜 아프거든요. 이렇게 계속 반복해서 던지다보면 쓰리쿼터로 바뀌어 있는 것이죠. 또 쓰리쿼터로 던지다 보니까 팔꿈치가 아파요. 그럼 다시 올리게 되지요. 그럼 이제는 팔꿈치는 괜찮은데 좀 있으면 어깨가 또 아파요. 이렇게 팔꿈치가 아팠다가 어깨가 아팠다가 하다가 어느 한 군데가 뻥 터지죠. 도저히 못버티고.

이런 과정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거든요. 선수가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하려면, 즉 슬럼프를 최소화하려면 좋은 몸을 가지고, 좋은 동작을 익혀서, 기능을 향상시키면 경기력이 좋아질 확률은 매우 높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우리 리틀야구선수들이 큰 일을 해냈는데요. 심재학코치 다들 아시죠? 심재학 코치가 29년 전에 세계대회 나가서 우승을 했었습니다. 저는 인천출신인데요. 저는 당시에 인천대표였고 서울대표가 이겨서 세계대회에 나가서 우승을 했는데요. 심재학 코치한테 물어봤더니 그 당시 기분이 꼭 자신이 요즘으로 치면 류현진이 된 것 같았다고 합니다. 지금의 어린 친구들도 심재학코치가 당시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품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럼 저 친구들 중에 프로에서 10년 이상 운동하는 선수가 고작 2명이 되도록 만들어서는 안되잖아요. 여기서 제2의 박찬호, 류현진을 만들어내야겠지요. 그럼 정말 죽도록 연습시키는 것이 그렇게 만드는 길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학업량이 OECD 국가 중에 최고라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죽도록 공부를 하는데도 세계적인 학자는 많지 않다고 합니다. 우리 선수들도 정말 죽도록 연습을 하는데 세계적인 선수는 몇 십년에 한번 나오는 실정이거든요. 사실 나오는 것도 대단합니다. 내 아들이 정말 야구를 잘 할 수있게 방향을 잡아주시려면 죽도록 연습을 시키는게 좋은 것인지, 좋은 운동은 뭐가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실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드리는건 지도자들이 사실 나이만 젊어졌지 생각은 과거와 똑같은 것이 현실이거든요. 그런데 여기에 동조하는 분들이 학부모님들이십니다. “지금 이렇게 살살 시켜도 되나? 더 뛰고 더 던져야지.” 그래서 피칭 500개씩 하게 하구요. 그러면 결국은 수술합니다. 저도 했구요. 좋은 방법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야구선수의 중도탈락에 대한 대비도 해야하는 겁니다. 사람답게 살아야겠다는 것이죠.

지금 이 상태에서는 중간에 그만둔 친구들이 사람답게 살기가 어렵습니다. 작게는 학교생활, 크게는 사회생활에 적응이 안돼요. 그렇기 때문에 학부모님들의 의식이 먼저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수십년 후에는 정말 좋은 방법들로 야구후배들이 야구도 하고 공부도 하고 사회생활도 가정생활도 잘 하는 전인적 인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질의응답)

그렇다면 적정훈련시간은 어느 정도로 봐야 할까요?

기술훈련같은 경우는 ‘의식적으로’ 할 수 있는 양이 선수마다 조금씩 틀린데요. 성인기준으로 보면 통계적으로 볼 때 게임에서 75부가 넘어가면 근력이 급속도로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상당히 많거든요. 그런 데이터들을 적용해서 선수들을 연습시켜야겠지요. 트레이닝도 마찬가지구요. 야구를 파워스포츠라고 했는데요 그렇다면 운동량이 매우 중요한데요. 여기서 말하는 양은 많이 한다는 의미의 양이 아니라 힘을 낼 수 있는 양을 뜻하거든요. 운동량을 내려면 공식이 질량 곱하기 속도에요. 질량은 근육량을 높여야 하는데 지방량을 높이면 속도가 감소되기 때문에 질량이 커져도 파워는 줄어들게 됩니다.

속도같은 경우는 야구라는 종목이 1루까지 뛰는 것이 80%거든요. 이것이 보통 3.5초 걸립니다. 외야수가 가장 멀리 뛰어서 캐치를 한다고 할 때도 50미터를 안넘는데 프로선수 기준으로 7초 안쪽에 해당합니다. 야구에서 그렇다면 10초를 넘겨 달리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겠지요. 그래서 야구선수에게 필요한 런닝은 스프린트입니다. 단거리지요. 30미터, 50미터를 주로 뛰어야 합니다.

투수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다면 그래도 많이 던지면서 제구도 잡고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요?

제구를 향상시키는 것은 동작과 관련되기도 하고 감각과 관련되기도 하는데요. 감각기능을 향상시키는 방법으로는 예를 들면 말초신경을 자극시키는 방법도 있구요. 반대팔을 사용해서 반대의 감각기능을 높이면 던지는 손의 감각기능이 올라간다는 연구사례도 있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방법들을 동원해서 그 선수에게 맞는 투구동작을 입혀야 하는데요, 그 전에 먼저 그 선수가 투구동작을 입힐 수 있는 몸을 가지고 있는지 봐야겠죠. 그런 다음, 즉 최적의 투구동작을 입힌 상태에서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준점에서의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한 것이죠.

하루에 1000개, 2000개 던진다고 확 좋아지는게 아니라 꾸준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사람이 습관이 바뀌려면 21일이 필요하고 자동화가 되기까지는 100일이 걸린다고 하는데요. 제가 프로에서 2군선수들을 지도해 보니까 경기력이 나오는데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립니다. 그래서 많이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지만 꾸준히 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꾸준히 같은 동작으로 하려면 자신이 분명히 의식해서 해야 하거든요.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연습을 해서 본인도 좋다고 느끼는데 막상 시합 나가면 안되요. 당연히 안되죠. 아직 몸에 자동화가 안되었으니까 그렇습니다.

그런 감독님도 계셨습니다. 3만개 스윙을 하면 좋아한다고 하셨죠. 30일 동안 3만개를 하라고 시키셨어요. 하루에 1000개씩 해야하는 것이죠. 과연 좋아졌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의 몸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루에 확 많이 한다고 좋아지지 않는 것이죠.

주말에는 보통 쉬는데요. 부모 욕심에는 주말에도 1,2시간 정도 연습을 해야 꾸준히 한다는 측면에서는 좋을 것 같은데요. 또 어떤 분들도 운동선수는 하루, 이틀 쉬면 다시 운동할 때 적응을 못한다고 하시기도 하구요. 어떤 말이 맞는 건지요?

어머님 일 하시죠? 일주일 내내 하시나요? 어머님이 일을 하는 것과 아드님이 야구를 하는 것이 같겠지요. 감각이나 근력이 하루, 이틀에 막 변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는 있습니다. 선수가 바꾸고 싶은 무언가가 있는데 문제점을 못찾고 있는 경우는 몸에 좀 안좋을 수는 있어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게 작용할 수는 있어요. 그런데 대부분은 좋지 않습니다. 그런 겨우 대개 70~80퍼센트는 부모님들이 끌고 가죠. 주말에도 연습하라고. 직장에서도 일요일에 사장이 나오라고 하면 좋습니까? 어쩔 수 없이 가기는 하지만 효율이 안생기잖아요.

아까 설명드린 기본 패턴, 즉 회복, 트레이닝, 기술 이런 패턴을 따라야 합니다. 당연히 초중고등학생은 회복이 빠르죠. 그러니까 피곤해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이를 먹고 하면 조금만 운동해도 금방 피곤합니다. 어릴 수록 회복력이 좋아서 버티는 것이죠. 사람의 몸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복할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가족하고도 시간을 좀 보내야 하구요.

어차피 집에 있어도 게임만 해요.

아까 선수의 퍼포먼스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세가지 중 심리적 요인을 말씀드렸는데요. 선수들의 스트레스 탈출구도 필요합니다. 하루에 1,2시간, 일주일에 하루, 일 년에 한 달정도는 야구랑 상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라고 하거든요. 프로에서 보면 술먹고 다음 날 운동을 못할 정도가 되는 선수가 있습니다. 그런 친구한테 이야기하죠. 술을 왜 그렇게 많이 먹었니? 스트레스 때문에요. 스트레스를 왜 받는데? 야구때문에요. 야구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를 풀려고 술을 먹었는데 결국 술 때문에 야구를 제대로 못하게 된 것이죠. 선수들이 극과극이 많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생활하는 친구도 많고 어떤 친구는 잘 절제하구요. 그래서 자신의 스트레스를 잘 이해해서 술도 적당히 하고, 가끔은 친구들과도 시간을 보내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보통 부모님들이 아들이 여자친구 만나면 큰일 나는줄 아세요. 그럼 결혼한 친구는 야구 어떻게 하나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죠. 아이나 어른이나 똑같아요.

아이의 실수에 대한 부모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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