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적으로 일어난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운동시너지 능력을 키우려면)

“단 한 순간도 똑같은 스트로크를 하는 경우는 없다”는 나달의 말처럼 운동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은 반복을 통해 익힌 동작을 그대로 수행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번스타인은 탁월한 운동기술은 단순히 동작이나 움직임 자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으며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결국 자기조직화 코칭모델에서 운동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은 환경에 잘 적응하면서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좋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번스타인은 그러한 능력을 ‘운동 시너지motor synergies’라고 불렀다. 신체의 각 부분이 시너지를 발휘하며 그 순간에 필요한 최적의 움직임 솔루션을 만들어 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운동 시너지를 이해하기 위해 배구의 점프서브를 다시 떠올려 보자. 서브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배구공을 공중으로 올려야 한다. 그런데 늘 같은 높이와 속도, 방향으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공을 올릴 때 순간적으로 상대 선수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오면서 멈칫하게 될 수도 있고 여러 다양한 이유로 타이밍이 달라질 수 있다. 야외에서 비치발리볼을 할 때는 바람이 갑자기 불면서 공의 위치가 공중에서 크게 바뀌기도 한다. 배구선수는 자신의 예상대로 공이 올라오지 않았다고 해서 서브를 포기할 수는 없다. 공에 맞게 몸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이때! 팔꿈치가 어깨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아 움직이면 서브 동작은 어떻게 될까? 이를 테면 어깨의 회전이 살짝 늦어지면 팔꿈치는 그것을 감지해서 평소보다 조금 더 빠르게 관절을 회전시킨다. 반대로 어깨가 지나치게 빠르게 회전한다 싶으면 관절의 회전속도를 늦춰서 서브의 타이밍을 맞춘다. 강하고 정확한 서브를 넣는다는 공통의 과제를 위해 어깨와 팔꿈치가 힘을 합쳐 운동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이런 자기조직화 과정이 있기에 선수는 공중에 올린 배구공의 조건이 조금씩 다르더라도 강하고 정확한 서브를 꾸준하게 넣을 수 있게 된다. ‘반복 없는 반복’인 셈이다. 일관되고 안정적인 서브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신체의 여러 부분이 매순간 일으키는 변화다. 4장에서 가상현실기술을 이용해 예측불가능한 상황을 만들어 연습시킨 타자들이 좋은 결과를 얻게 된 사례도 운동 시너지의 발달로 이해할 수 있다. 연습의 변동성이 다양한 공에 순간적으로 반응하는 운동 시너지 능력을 키워준 것이다.

(중략)

강조하고 싶은 마지막 포인트는, 이러한 운동 시너지는 반복훈련을 통해 저장된 움직임을 다시 끄집어 내려고 한다고 해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배구 선수가 어깨의 움직임에 맞추어 팔꿈치의 회전을 조절해 서브를 하는 기술, 테니스 선수가 팔의 움직임에 맞추어 손목을 회전시키는 기술, 야구의 타자가 앞발을 내딛는 타이밍에 맞추어 스윙의 타이밍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기술 등은 그런 동작을 하면서 실시간으로 움직임을 조절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인간은 어떻게 움직임을 배우는가』 9장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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