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는 단순해져야 한다고 쉽게 말하지 말자! (카일 바디)
많은 투수 코치들은 단순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피칭은 자세히 들여다 볼수록 당황스럽게 만드는 것 투성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너무 많다. 피칭을 잘 하기 위해서는 우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어야 하고, 로케이션도 잘 해야 하며, 볼배합에도 능해야 한다. 그리고 타자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것도 포함한다. 이보다 더 어려운 일이 또 있을까?
아마 많은 사람들은 피칭보다 단거리 달리기가 훨씬 단순하다고 여긴다. 언듯 보면 그저 평면 위에서 펼쳐지는 경기이며 야구처럼 자신의 움직임에 반응할 상대방도 없다. 어쩐지 훈련도 단순할 것 같다.
하지만 단거리 달리기 분야의 전문가인 프란스 보쉬 박사에 따르면 이 종목 역시 이해하기에 간단치가 않다.
“우리는 단거리 달리기를 이해하는 아주 초기단계에 서있다. 보다 많은 것을 알려면 조금 더 시간이 흘러야 할 것이다. 분명 우리는 다이내믹 시스템 이론이나 복잡계 이론 등에서의 지난 15년간의 의미있는 발전을 통해 우리가 던져왔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데 보다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우리는 정답에 보다 가까워진 것이 아니라 그저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데 보다 가까워졌다.”
피칭은 다방면에서의 관찰이 요구되는 동작이다. 투수가 공을 던질 때의 움직임은 여러 대의 카메라를 사용해 분석을 하더라도 무척 까다로운 일이다. 집요하게 연구를 해온 수많은 올림픽 종목들도 원하는 답을 아직 찾지 못했는데 어떻게 코치가 피칭을 단순화시킬 수 있겠는가?
최근 우리 센터에 일주일간 머무르다 간 한 피칭 코디네이터가 남긴 말이 무척 와닿았다.
“우리는 솔직히 타자를 아웃시키는 방법에 대해 아무 것도 모릅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방법에 대해서도요.”
그는 여러 프로팀에서 10년 이상 투수코치를 해온 분이었다. 우리가 그 방법을 분명히 알고 있다면 어떤 투수도 타자를 걸어나가게 하지 않을 것이다. 구속을 늘리는 것이 쉽다면 90마일을 던지지 못하는 투수는 없어야 한다. “구속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올바른 피칭 메카닉을 갖춰야 한다”는 코치들의 주장은 무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말에 불과하다.
나는 여러 복잡한 메카닉 개념들을 12살 짜리 어린 투수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 그런 개념들을 언어적인 지도 없이 훈련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드릴들과 underload/overload training 방법들을 디자인해야 한다. 복잡한 메카닉적 움직임에 대해 말로 대화를 나누는 것은 대체로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코치는 절대로 말로 선수를 당황스럽게 만들지 말고 일어나는 일을 느끼고 이해하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 코치의 일은 자신을 위해 단순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선수를 위해 단순화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이전보다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데 조금 더 나아졌을 뿐이다. 코치가 자신의 접근방법을 단순화시키고 보다 깊은 차원의 연구들을 무시하면 자신과 선수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이다. 선수의 잠재력을 제한하는 꼴이 된다. 코치가 잘 모르는 세계로 뛰어드는데 관심이 없다면 더 나아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코치에게는 눈 앞에 놓인 과제들을 하나하나 뒤집어 보고 확인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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