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보다 배려를 가르치자 (이종열)
하던 일을 멈추게 만드는 이종열 위원의 말씀입니다.
“나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선수라는 영역에 진입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어떻게 해서든지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대상은 나와 경쟁관계에 있는 모든 선수들이다. 그래서 나와 같은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는 단순히 친구나 선배 또는 후배로 순수하게 보지 않았고, 경쟁관계로 여기게 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선수가 경기에 나가 좋은 활약을 해도 진정한 박수보다는 보여주기 위한 박수를 쳤고, 속으로는 내가 더 잘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내게 기회를 주면 더 잘 할 수 있는데 기회가 없었을 뿐이라고 위안을 하기도 했다. 이런 생활은 중, 고를 거쳐 프로에서 생활하는 동안 내내 나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가장 큰 화두였다. 내가 내야수였기 때문에 그나마 친하게 지냈던 선수들은 투수나 포수들이었다.
돌이켜보면 이런 생활을 하다 보니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훈련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를 사용할 때 상대를 크게 신경 쓰지 않기도 했고, 훈련할 때 내가 더 좋은 장비를 쓰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그렇다 보니 서로 자연스럽게 이기적인 환경이 만들어졌고 게임에 나가서 ‘우리는 한 팀이다’를 외치며 팀워크를 강조하는 게 모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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