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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숫자들은 어떻게 공을 던져야 하는지 알려준다”

자신의 회전수를 알게 된 후 미련없이 씽커를 버리고 포심 투수로 변신한 LA 에인절스 루크 바드Luke Bard 선수의 이야기입니다. 새로운 정보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변화가 일어나곤 합니다. (출처 : Fangraph)


나는 대학시절 내내 씽커볼 투수였다. 프로에 들어와서 처음 몇년도 그랬다. 나는 땅볼을 많이 얻어내곤 했다. 하지만 헛스윙은 그다지 잘 이끌어내지 못했다. 나보다 느린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더 많은 헛스윙을 유도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의문이 들었다.

“저런 공으로 어떻게 헛스윙을 이끌어낼까?”

나는 회전수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는 깨달았다. 내가 하이스핀 씽커를 던지고 있다는 것을.

선수시절 내내 나의 씽커가 아주 좋다고 믿어왔다. 땅볼을 많이 이끌어냈으며 공의 움직임도 많았다. 만나는 포수들도 내가 무거운 공을 던진다고 말해주곤 했다. 이런 경험들 때문에 나는 씽커를 던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많은 무브먼트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다지 많은 헛스윙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세 번의 땅볼을 얻어내도 그 중 두 번은 내야를 가로질러 나갔다. 나는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원하는대로 던졌어. 땅볼이 나왔어. 그런데 나는 점수를 내주었어. 이게 도대체 뭐지?”

나는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것들을 읽으며 하이패스트볼을 던져야 하는게 아닌지 갈등하기 시작했다. 팀에서는 나의 회전수가 얼마인지 한번도 말해준 적이 없다. 나는 결국 스스로 팀의 전력분석팀을 찾아갔다. 나보다도 어린 친구였다.

“데이터가 있습니까?” 작은 샘플 사이즈라도요.”

나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회전수를 찾아보았다. 나의 회전수가 더 높았다. (2017년 바드의 포심 회전수는 평균 2,730rpm, 메이저리그 평균은 2,255rpm) 이것을 확인하고 나는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2016년 하이싱글A의 캠프에서 나는 오로지 포심 패스트볼만 던졌다. 유리한 카운트에서는 낮은 공보다 높은 공으로 승부했다. 헛스윙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작년(2017년)에 나는 그 어느때보다 많은 삼진을 잡았다. (65.1이닝을 던져 99개의 삼진을 잡아 9이닝당 13.6개의 삼진을 기록)

구속은 씽커와 비슷한 90마일 초중반이지만 피칭의 결과는 분명히 좋아졌다. 커맨드도 좋아졌다.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잘 쫓아갈 수 있고, 유리한 카운트에서는 주저하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나는 슬라이더를 섞어 던진다. 스트라이크를 얻기 위한 슬라이더는 타자의 벨트 윗부분에서 꺽이도록 던진다. 이것이 하이패스트볼과 잘 어울린다. 타자는 내가 던진 공이 하이패스트볼인지 슬라이더인지 헷갈릴 것이다.

나의 형인 다니엘(전 보스턴 레드삭스 투수)은 회전수가 높은 공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다이아몬드백스의 선수 멘토로 일하고 있는 형과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형이 선수로 뛰던 몇 년 전만 해도 회전수같은 개념들은 있지도 않았다. 그래서 형은 높은 회전수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투심을 더 많이 던졌다. 회전수의 영향에 대해 모른 채 그냥 빨리 던지려고만 했다.

형은 내가 제대로 가고 있다고, 그런 방식이 더 잘 통할 거라고 했다. 야구는 변해가고 있다. 자신의 피칭에 관한 어떤 숫자들은 어떻게 공을 던져야 하는지 알려준다. 나는 회전수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것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피칭을 하고 있다.

(원문기사 읽기) How Data Transformed the Angels’ Rule 5 Pick

“어떤 숫자들은 어떻게 공을 던져야 하는지 알려준다”” 에 달린 1개 의견

  • 이 글에 대한 애슬릿미디어 신동윤 이사님의 의견을 덧붙입니다. (출처 : 토아일당 페이스북)

    어떤 사람들은 데이터가 야구의 낭만을 빼앗아간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저는 결단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이 더 많이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거나 하는 그런 관점에서가 아닙니다. 그 부분은 사실 논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적어도 지금의 프로스포츠 환경에서는 너무 당연한 사실이니까요. 제가 말하고 싶은건 [낭만]과 [열혈]에 관한 것입니다.

    선수는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실험하고 도전합니다. 그런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정해진 룰에 맞춰 머리 터지게 맞붙습니다. 누군가는 이기고 누군가는 집니다. 하지만 그걸로 끝내지 않습니다. 다시 노력하고 다시 도전하고 다시 싸웁니다. 그게 스포츠입니다. 매력과 낭만, 열혈은 다 거기에 있습니다.

    데이터는 그 무대에 서고, 거기서 이기고 싶어하는 마이너리그 투수에게 [무기]를 주었습니다.

    그는 다른 수많은 경쟁자들과 마찬가지로 노력해왔을겁니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자기 스스로를 성찰하며 더 나아질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탐색했고 배우는데 주저하지 않았으며 용기있게 새로운 것을 받아들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가 한 일은 — 발전과 승리에 목말랐고 싸울 준비가 되어있던 한 투수에게 [무기]를 쥐어준 겁니다.

    더 큰 무대에서 그 무기가 어떻게 작용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승부란 원래 그런거죠. 하지만 승부의 결과와 무관하게, 이런 과정은 멋지고 가슴뛰고 로맨틱합니다. 스포츠의 본질이 이런거 아닙니까.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용기있게 도전하는거요. 이보다 더 스포츠의 본질에 가까운게 또 뭐가 있겠습니까? 데이터가 그걸 하고 있다는겁니다. 이보다 더 낭만적인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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