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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뛰고 던졌던 투수 육성법

“킬로미터” 2장의 내용 중 일부를 옮겨왔습니다.

1959년 백인천 전 감독과 함께 경동고를 이끌며 무패행진(32승 2무)을 펼친 이재환 전 일구회 회장은 ‘원자탄 투수’로 불릴 정도로 빠른 공을 자랑했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후로는 MBC(현 LG)를 비롯해 삼미, 빙그레(현 한화), 롯데 등에서 투수를 가르쳤다. 그는 다음과 같이 당시의 훈련을 설명한다.​

“1970년대까지 투수 지도법은 지도자마다 노하우는 있었지만 단 하나로 축약할 수 있다. 그것은 러닝이다. 오로지 뛰고 던졌다. 그것의 반복이었다.”

​한때는 야구의 기본이라고 이야기해온 러닝. 1980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명투수코치로 이름을 날린 신용균 전 쌍방울 감독은 “투수가 가장 친해져야 할 친구”라고 말할 정도로 러닝 예찬론자였다. 최일언 LG 퓨처스 인스트럭터도 “러닝을 통해 투수에 걸맞은 좋은 체형과 순발 력을 기를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효과는 하체 강화”라고 밝힌다.

​(중략)

​러닝은 정말 하체강화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인가?

​러닝이 하체강화에 효과적이라는 러닝 예찬론자들의 주장은 사실일까. 최근 일본 야구계에서는 러닝 찬반론이 일어나고 있다. 메이저리그 에서 뛰고 있는 다르빗슈 유 투수가 “(야구 선수의 트레이닝으로) 러닝은 필요없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SNS에 남긴 것이 발단이었다. 이 의견에 구와타 마스미와 사와무라 히로카즈 등이 동조했지만 야구 원로를 비롯한 대부분 지도자는 러닝 필요성을 펼쳤다. 전직 메이저리거인 우에하라 고지는 러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러닝의 효과 유무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러닝은 스포츠의 기본이다. 단거리를 단숨에 달리는 것도, 장거리를 밸런스 좋게 뛰는 것도 중요하다. 러닝은 온몸을 쓰므로 밸런스 감각도 기를 수 있다. 러닝을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선수가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프로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선수 대부분은 러닝에 힘을 쏟았다.”

​러닝 예찬론자의 주장과는 달리 야구에서 러닝은 효과적인 트레이닝은 아니다. 과도한 러닝은 몸에 피로가 쌓이거나 무릎과 발목, 척추 등 각종 관절 부상 등으로 이어지기 쉽다. 더구나 러닝으로는 하반신 강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러닝과 같은 지구력 계열의 트레이닝은 하체 힘을 저하하고, 사이클링이나 조깅 같은 스피드 파워 계열의 트레이닝은 하체 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도 2008년(각주)이다. 구속이나 배트 스피드 등을 높이고 싶은 선수는 러닝이 아니라 짧은 시간에 큰 힘을 발휘하기 위한 스피드 파워 계열의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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