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야구가 좀 더 디테일했으면 좋겠어요” (오재원)

곱씹어 볼만한 오재원 선수의 말입니다. (출처 : 이영미 인터뷰)

“제가 비시즌 때마다 미국 가서 개인 훈련을 하고 오는데 올시즌 성적이 안 좋다고 해서 누구한테 레슨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말들이 들리더라고요. 제가 못해서 할 말은 없지만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 화가 났습니다. 그런 논리라면 2018시즌 제 성적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같이 갔던 오재일의 올시즌 성적은 또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분(덕 래타 코치)이 가르쳐주신 부분의 반의 반의 반도 해내지 못했습니다. 그분이 어떤 타격 이론을 갖고 있고, 한국에서 오는 선수들에게 어떤 형태의 레슨을 해주는지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잖아요. 선수의 성적만 갖고 그분을 평가하고, 선수가 자비를 들여 개인 레슨을 받는 걸 못마땅하게 여긴다면 우리는 영영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는 게 아닐까요? 그렇다면 제가 그분한테 레슨받기 전 부진했을 때, 그건 누구 책임이 되는 건가요? 제가 야구 배운 코치님들 책임인가요? 모든 건 선수 책임입니다. 누구한테 배워서 못하는 게 아니고요.

저는 우리 야구가 좀 더 디테일했으면 좋겠어요. 선수가 타석에서 문제를 보이면 그 문제의 배경이 무엇인지, 왼쪽 다리는 어떻게 하고, 어디를 쳐다봐야 하고, 무슨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서야 하고, 팔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어요. 이정후처럼 타고난 재능을 소유한 선수도 죽도록 노력하는데 저처럼 타고난 재능이 없는 선수라면 뭐라도 배워야 하는 거잖아요. 저는 이승엽 선배님을 정말 존경합니다. 그 분이 재능만 믿고 노력하지 않았다면 56개의 아시아 최다 홈런 신기록은 올리지 못했겠죠. 그토록 대단한 분도 끊임없이 타격폼을 수정하면서 더 좋은 스윙을 위해 노력하셨는데 저는 그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하는 거잖아요. 공부하고 배우는 건 창피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야구의 감, 느낌도 중요하지만 선수도, 지도자들도 공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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