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가 코치를 코칭한다) 김용달 & 김정훈 코치편 1. 자기 표현을 잘 하는 선수가 빠르게 성장한다

Q(진행자) 우리나라에서는 코치를 ‘가르치는 사람’ 즉 Teacher에 가까운 역할을 강조하는 반면 미국이나 유럽 쪽은 서포터, 조언자의 느낌이 강한 듯 합니다.

A(김용달) 내가 코치 생활이 30년 가까이 되어 가는데 지금까지도 제대로 코치를 하고 있나 생각을 합니다. 그땐 다 그랬지만 처음 코치 생활을 할 때 제대로 된 지도자 수업을 못받았어요. 당시는 지도자의 능력을 선수를 주입식으로 가르치며 성장시키는 걸로 평가받던 시대였어요. 최근에는 인터넷 등으로 과학적인 이론을 많이 접하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지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죠. 책이나 영상도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많이 오픈되어 있어요. 이제는 기술적인 부분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전인적인 지도방법으로 발전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프로에서 신인들이랑 이야기해보면 기량이 향상되는 선수들은 표현력이 좋더라고요. 자기 생각을 지도자들한테 잘 전달을 해요. 젊을 때는 듣는 자세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일방적으로 코치가 가르쳐 주면 선수는 받아서 하면 된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코치가 주어도 선수가 받아들이는 부분이 있고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어요.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고. 예전에는 “그냥 따라해 봐”라고 했어요. 그런데 그래서는 올바른 기술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선수들의 생각을 표현하게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코치가 선수들과 소통을 해야 합니다. 선수가 코치에게 자신의 느낌을 전달해야 해요.

지금까지는 코치가 선수의 말을 들으려고 하는 자세보다 자기 생각을 주입하려고 하는 생각이 강했어요. 이제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선수들이 생각하게 만들고 그것을 코치에게 표현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올바른 기술지도가 되지 않을까. 선수가 제대로 받아들이는지 코치가 알려면 눈으로 봐야 하는데 선수는 형식적으로 흉내만 낼 수 있거든요. 대화를 하면서 기술에 대해 이해를 시키고, 선수가 이해를 한 상태에서 변화를 시도하고, 시도한 것에서 느낀 바를 코치한테 전달하면 코치가 어느 정도 진척이 되고 있는지 측정이 가능하죠. 일방적으로 하면 측정이 안돼요.

A(김정훈) 코치님 말씀처럼 전인적인 교육이 중요하고요. 제가 처음 코치를 할 때도 잘 몰랐어요. 여기저기서 들은 이야기, 교과서적인 이야기 밖에 못했어요. 지금 많이 와닿는 건 선수는 모두가 다 다르다는 거에요. 키도, 힘도,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는 몸의 상태도 달라요. 결론은 같을 수도 있는데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써야 하는 방법은 다르다는 겁니다. 수비를 예로 들면, 자세가 높은 친구한테 계속 자세를 낮추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선수가 무릎이나 하체가 약해서, 또는 골반이 유연하지 못해서 자세가 높을 수 있거든요. 근데 계속 낮추라고 하면 선수는 답답한 거죠. 그 선수의 몸상태를 파악해서 하체운동, 골반운동을 보충하면 좋겠다고, 그래야 자세도 더 낮아지고 예쁜 폼이 나오면 바운드 보기도 좋을 거라고 말해주면 좋겠죠.

타격폼도 가지고 있는 힘에 따라 달라지잖아요. 각자의 스타일도 있고요. 방망이가 많이 돌아 나오는 선수들한테 급격하게 찍어치라는 경우가 있는데요. 코치가 볼 때는 돌아 나오는 것 같지만 본인은 다르게 느낄 수도 있거든요. 자신은 붙여서 나온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영상을 찍어서 보여주면 금방 알죠. 각자의 느낌은 다 다른데 왜 안되냐고 말하면 못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넌 어떠니? 느낌이 어떄?” 하면서 물어봅니다. 느낌에 대한 대화를 많이 합니다. 이를테면 자신은 어색하다고 해요. 그런데 내가 볼 때는 좋거든요. 그럴 때는 불편하더라도 감수할 수 있는지 영상으로 찍어서 보여줘요. 너무 불편해서 못따라오면 조금씩 수정하고요.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다양한 지식을 습득해서 아이들한테 조금 더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을 만들었으면 하는 겁니다. 또 어릴 때부터 너무 기술적인 부분에 매달리면 나중에 기술을 감당할 수 있는 몸이 안되어서 부상으로 끝날 수도 있으니까 몸의 밸런스를 맞추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고등학교 때쯤 기술이 올라갈 수 있는 시스템이 되면 좋겠습니다.

Q(고교 투수코치) 좋은 지도자가 좋은 선수를 만드는지, 좋은 선수가 좋은 지도자를 만드는지 의문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A(김용달) 선수가 우선 아닌가 싶어요. 박재홍 같은 선수를 보면 이 친구가 과연 어느 지도자한테 교육을 받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개성이 강합니다. 이 선수한테 피드백을 준 기억이 있나 할 정도로 자기만의 방법이 있어요. 하지만 박재홍 선수도 나름대로는 분명히 배움의 코스가 있었을 거에요. 동료 선수에게 배우든지, 코치가 다른 선수에게 지도하는 것을 봤든지, 영상을 본다든지 하는 배움이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지도자가 볼 때 분명히 팀의 주축 타자로 성장가능한 선수가 있어요. 예를 들면 오지환 선수의 경우 그 선수의 개성을 보고 접근하면 좋지요. 오지환 선수의 돌아나오는 스윙궤적이 엄청난 장타를 낼 수 있거든요. 그런데 그 폭을 줄여 단타로 갔다가 실패했죠. 이런 점을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선수의 단점이 치명적인지, 몸쪽이 약할 수 있지만 한 포인트를 잡으면 그 약점을 굉장한 강점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 대화를 나눠봐야죠. 이해를 시켜야 합니다. 함께 연구를 하고 연습을 해야죠. 장점을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큰 스윙을 죽이려니 개성이 죽는 겁니다. 마음대로 스윙을 못하니 답답하고, 그러다 보니 다시 자기 폼으로 돌아가고.

그래서 어릴 때부터 습관을 만드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수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습관. 자꾸 그런 연습을 시키면 박재홍 선수처럼 지도자가 없이도 동료로부터 배우고, 게임을 하며 배우고, 어깨 너머로 배우고 적용한다는 겁니다. 창의적인 능력이 길러지는 거죠. 우리는 어릴 때부터 선수를 계속 끌고 가려고 하니 그런 습관이 안생겨요. 그래서 나는 선수가 먼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선수가 못느끼는 부분을 나누는 것, 코치로서 보기에 안타까운 부분을 공유하는 것이 지도자의 몫이라고 봐요.

(영상 보기)

참는 것이 더 안전하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데 익숙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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