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너는 감독과 한 배를 타서는 곤란하다

우리야구 9호 특별판 “킬로미터” 4장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많은 팀들이 아직 트레이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기에 팀내에서의 트레이너 역할 변화에 소극적이다. 미국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스트렝스 트레이닝이 시작됐다. 그만큼 역사도 깊고 이해의 폭도 넓다. 저 사람들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그 일을 통해 우리에게 무엇이 좋은지 명확히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프로와 아마 모두 아직도 트레이너를 마사지사의 역할 정도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메이저리그가 부상 방지와 체력 강화에 힘쓰는 이유는 이것이 선수육성의 기본바탕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최근 들어 초장기 계약이 늘어나는 이유도 단순히 선수를 잡기 위한 하나의 카드가 아니다. 그 선수를 건강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을 어느 정도 찾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공을 던지고, 배트를 휘두르는 기술연습은 마지막에 이루어지는 작업이다. 야구의 기술은 부상없는 몸으로, 단단하게 만들어진 체력을 바탕으로 꽃을 피우면 된다는 것이 그들의 기본철학이다. 그러기에 기술연습은 짧을 수밖에 없다. 팀의 귀중한 자산인 선수들을 과도한 기술연습으로 위험에 빠뜨려서는 곤란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트레이닝에 대한 인식의 재정리가 필요하다.

약이 되는 트레이닝 VS 독이 되는 트레이닝

​예전보다 감독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말은 어느정도 사실이다. 제왕적 스타일의 감독은 상당수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제 야구 기사에서도 ‘프런트 야구는 나쁜 것’이라거나 ‘현장을 무시하는 일’이라고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는다. 그만큼 야구는 발전했고 ‘분업’이라는 야구 고유의 시스템을 이해하게 됐다.

​그러나 트레이너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다. 과거 트레이너는 감독의 ‘단짝’이라고도 표현했다. 심지어 감독과 ‘세트’로 다니기도 했다. 이유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대로다. 아픈 선수를 독려하거나, 괜찮다고 말하면서 경기에 뛰게 만드는 게 트레이너의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적인 위험이 있기에 트레이너는 감독의 사람이 아니라 프런트 쪽 사람이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선수의 경기력과 부상방지를 위해서는 그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트레이너는 팀의 미래를 위해 선수를 지켜내야 한다. 감독과 한 배를 타서는 곤란하다.

​사각지대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간단하다. 프런트에 가깝지만, 트레이너가 감독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우리의 조직구조와 문화 속에서 트레이너는 강력한 권한을 가진 감독과 대립하면 자리를 보전할 수 없게 된다.

​김병곤 키움 히어로즈 단장 보좌는 단언했다. 트레이너가 감독의 생각과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감독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하지만 그렇게 사람에 따라 역할이 달라지는 것도 문제다. 시스템 없이 사람의 성향과 능력만으로 팀이 운영되는 것은 설령 성공을 하더라도 지속가능하지 않다. 특히 선수의 부상관리에 있어 많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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