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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루틴, 피칭루틴을 만드는 것은 왜 중요한가?

선수가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제공해 주어야겠죠. 시키는 것만 해서는 자신의 것을 만들 수 없을테니까요. (출처 : drivelinebaseball)


훈련루틴, 피칭루틴을 만드는 것은 왜 중요한가?

Ryan Faer, Driveline Baseball

나는 스트렝스&컨디셔닝strength&conditioning 코치로서 운좋게 스프링 캠프 등을 참여하며 빅리그부터 루키 레벨까지 다양한 수준의 선수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꽤 많은 시즌 동안 나는 많은 것들을 지켜보았다. 그들의 경기모습 뿐만 아니라 경기를 어떻게 준비하는지도 관찰할 수 있었다. 루키 레벨의 선수와 빅리그 선수를 구분하는 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들의 차이는 재능이 아니라 ‘준비’에 있었다.

나는 또한 대학교와 고등학교팀의 코치로서도 선수들을 지켜볼 수 있었다. 아마츄어 레벨에서는 기술의 차이가 조금더 두드러진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도 루틴은 선수를 구분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프로 레벨

준비루틴의 중요성을 살펴보기 위해서 우선 최고 수준의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팀의 전체 선수들이 참여하는 캠프에 처음 발을 디딘 사람은 탑레벨의 메이저리거와 루키팀 선수들의 모습이 여러 면에서 비슷해서 놀라곤 한다. 드러난 모습은 생각보다 차이가 크지 않다.

일단 신체조건이 비슷하다. 피칭연습을 할 때 보면 공의 구위stuff도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루키팀에서도 95~100마일의 공을 던지는 선수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지저분한 변화구도 가끔은 볼 수 있다. 물론 커맨드나 제구의 일관성은 약간 떨어진다. 눈을 사로잡는 무브먼트 역시 다소 부족하다. 하지만 그 차이는 생각보다 크진 않다.

하지만 눈에 확 띄는 차이가 있다. 오래 지켜볼 필요도 없다. 하루 이틀이면 그 차이를 알아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준비수준의 차이다. 그리고 꾸준함의 차이다. 빅리그의 투수들은 매일 그리고 매순간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선발로 마운드에 서는 날 첫 공을 던지기 전까지 해야할 것들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실천한다. 반면 프로팀에 갓 들어온 투수는 시합을 위해 클럽하우스로 향하며 아이스크림이나 소다음료를 들고 간다. 바벨을 들기 전에 적절한 웜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p46qlRG1iLw

기술이나 재능이 부족해서 다음 단계로 발전하지 못한다고 여기곤 한다. 하지만 루틴이 없는 것이 그러한 문제의 본질일 수 있다. 매일 그리고 주간 단위로 꾸준히 지키고 있는 루틴이 없다면 결과 역시 꾸준히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는 시즌이 길어질 수록 더더욱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고작 3개월 정도 진행되는 짧은 루키 시즌 동안 꾸준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4월부터 9월까지 이어지는 긴 시즌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잘 몰라서 그럴 수도 있다. 아니면 원치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는 루틴을 만들어 본 경험이 없어서일 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자신만의 루틴 없이 들쭉날쭉한 준비를 하는 것은 프로의 세계에서 경기력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고등학교 레벨

아마츄어 야구에서도 기술 수준은 물론 중요하다. 괜찮은 변화구를 가진 90마일의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라면 충분히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 재능은 선수를 구분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것을 부인할 생각은 없다. 기술과 재능에 더해 루틴과 준비 역시 고교야구선수 간에 큰 차이를 드러내는 요소다. 단단하고 일관성 있는 루틴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훈련과 트레이닝에서의 발전이 훨씬 두드러진다.

세계 최고의 훈련 프로그램이라고 한들 선수가 마음이 내킬 때만 따르려고 한다면 그다지 효과가 없다. 최고의 코칭방법도 오직 선수가 기꺼이 그것을 활용해 연습에 적용하려고 하는 만큼만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준비작업에 정성을 다하는 것이 피칭연습을 위한 필수 구성요소가 되어야 한다. 루틴은 선수가 그것을 실천하는 만큼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루틴은 관리가 가능해야 한다. 그리고 선수가 자신의 루틴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루틴에 의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루틴을 실천하며 선수는 자신이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한 최고의 순간에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루틴을 개발하기

고등학교 투수에게 프로 수준의 루틴을 기대할 수는 없다. 처음에는 어떤 일관된 루틴도 없을 것이다. 이때는 이것저것 해보며 실험을 해야할 시기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루틴을 찾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바벨을 드는 것부터 영양, 수면, 회복, 그리고 웜업까지 자신에게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들을 배워나가야 한다. 어떤 훈련을 했을 때 몸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어떤 것이 괜찮은지, 무엇이 가장 도움이 되는지 발견해 나가야 한다.

고등학교를 지나 대학이나 프로에 진출하게 되면 이때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다시 루틴을 만들게 된다. 이때의 루틴은 훨씬 강력해진 훈련과 시합을 견딜 수 있는 루틴이어야 한다. 또한 단순히 좋은 경기력만을 위한 루틴이 아니라 이닝 사이의 회복운동 등 긴 시즌 동안 지켜야 할 여러가지 형태의 루틴을 만들어 나가게 된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서 투수는 경기장 뿐만 아니라 웨이트룸 등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그렇다고 자기 자신에 대해 알려고 하는 노력을 멈추면 안된다. 루틴을 개발하면서 겪게 되는 경험과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지식들은 투수가 나이를 먹어가며 보다 치열한 시즌을 겪어내는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대학과 프로 레벨에서 루틴의 차이는 경기력에서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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