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 코치가 경기를 보며 기록한 것들
제임스 매디슨 고등학교 야구팀 마크 지오먼드 코치는 선수들이 시즌 동안 펼친 플레이들을 꼼꼼히 기록했습니다. 마크 코치는 기록지에 드러나는 정보에 몇 가지를 추가했습니다.
타자의 경우는 타구의 경향 등을 관찰했습니다. 타구의 방향, 타구가 얼마나 강하게 맞아 나가는지(하드 컨택/소프트 컨택), 땅볼인지 뜬공인지 아니면 라인드라이브 타구인지, 그리고 타석에서 몇개의 공을 봤는지, 마지막으로 BABIP까지.
투수는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 그리고 위에 언급한 타구의 경향을 기록했습니다. 어찌보면 아날로그적인(^^) 세이버데이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크 코치는 시즌이 끝나고 수집한 데이터와 팀이 거둔 성적을 연결시켜 아래와 같은 나름의 결론을 내놓았습니다. 세이버메트릭스에 익숙한 분이거나 그냥 야구를 오랫동안 봐온 분이라면 딱히 새로울 것도 없는 내용입니다. 어쩌면 적은 표본으로 얻은 분석결과이기 때문에 오류로 밝혀질 확률도 상당히 높습니다. 하지만 마크 코치는 나름대로의 실험을 통해 자신이 가진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아마도 메이저리그를 통해 흘러 나오는 세이버분석들이 고교야구 수준에서도 통하는 지 확인하고 싶었을 것 같습니다.
물리학자 리차드 파인만은 ‘과학을 한다는 것은 전문가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스로 실험을 통해 공식을 끌어내도록 이끌지 않는 수업은 과학이 아니라 종교 수업이라고 했습니다. 과학적 탐구의 핵심은 장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의문을 가지고, 스스로 관찰과 실험을 통해 확인하려고 하는 태도에 있습니다. 당연히 코치의 이러한 태도를 선수들도 따라 배우게 되겠죠.
(1) 고교야구에서 BABIP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갖는다. 타자들은 기껏해야 한시즌에 50~60 타석에 들어선다. 높은 BABIP를 가진 타자들이 볼을 강하게 때리는 경향이 크고 출루율도 높다.
(2) 타석에서 공을 많이 보거나 볼넷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고교야구에서 한팀에 좋은 투수는 많지 않으며 그 선수의 투구수를 늘려 빨리 끌어내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3) 플라이볼 혁명은 고교야구에도 적용된다. 학생야구는 수비가 별로기 때문에 땅볼이 더 유리한 것 아니냐는 말들이 있어왔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4) 타자를 아웃시키는데는 초구 스트라이크가 가장 중요하다.
(5) 약한 타구(소프트 컨택)를 이끌어내면 아웃될 확률이 높다.
(6) 시즌을 치르는데는 투수자원이 풍부한 팀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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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