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경이적인 볼넷 감소 이유

투수라면 곱씹어 읽어볼 만한 글입니다. (출처 : SBS스포츠)

“넥센의 경이적인 볼넷 감소”

지난 금요일까지 넥센 투수들은 1301명의 타자를 만나 84개의 볼넷을 내줬습니다. 볼넷 비율이 6.5%입니다.
이건 엄청난 기록입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올해까지 35시즌 동안 리그에 참여한 285팀 가운데 가장 낮은 볼넷 비율입니다.
종전 역대 최저치인 프로야구 원년 삼성의 6.6%보다 낮습니다.

<역대 최저 볼넷 비율 순위>

연도 팀명 볼넷비율
2016 넥센 6.5%
1982 삼성 6.6%
1983 롯데 6.8%
1995 LG 6.9%
1987 빙그레 7.0%
1995 롯데 7.0%
1983 삼미 7.1%
1986 빙그레 7.1%
1991 해태 7.1%
1985 해태 7.1%

아직 볼넷을 한 개 밖에 내주지 않은 신재영을 비롯해 ‘최저 볼넷 비율’ 상위권에는 넥센 투수들이 가득합니다.
20이닝 이상 던진 투수들의 최저 볼넷 비율 톱10 중 4명이 넥센 투수들입니다.
이 순위에 포함되지 않은 마무리투수 김세현도 지난 금요일까지 시즌 첫 볼넷을 아직 내주지 않았고, 구원투수 김상수의 볼넷 비율도 3.9%에 불과합니다.

<투수 최저 볼넷 순위> (20이닝 이상)
선수명 팀명 볼넷비율
신재영 넥센 0.6%
윤성환 삼성 3.3%
소사 LG 3.3%
이정민 롯데 3.4%
하영민 넥센 3.4%
박주현 넥센 3.7%
피어밴드 넥센 3.9%
우규민 LG 5.0%
장원삼 삼성 5.7%
보우덴 두산 5.8%

신인 신재영과 박주현이 볼넷 방지의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지만,
기존 멤버들의 볼넷 감소도 놀랍습니다.
팀의 주축 투수 전원이 지난해보다 볼넷 비율을 대폭 낮췄습니다.

<볼넷 비율 변화>
선수명 2015 2016 감소폭
김세현 21.9% 0.0% -21.9%
피어밴드 17.7% 3.9% -13.8%
하영민 15.7% 3.4% -12.4%
마정길 19.9% 8.9% -11.0%
김택형 18.8% 11.1% -7.7%
김상수 6.7% 3.9% -2.8%
양훈 9.8% 7.2% -2.6%

넥센 투수들이 꼽는 첫 번째 이유는 ‘몸의 변화’입니다.
타자들이 오래 전부터 효과를 실감한 ‘넥센식 웨이트 트레이닝’을
투수들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며
제구력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신재영 /넥센 투수
“웨이트트레이닝을 겨울에 많이 해서 몸이 많이 좋아져서
하체가 일단 안정이 되니까, 하체 쓰는 법을 많이 지도해주셔서
저에게 잘 맞더라고요.“

손혁 /넥센 투수코치
“좋은 투구동작을 누구나 원해요. 하지만 좋은 몸이 되지 않으면 절대 좋은 투구동작을 가질 수가 없거든요. 저희 트레이닝 쪽에서는 그런 걸 세심하게 잘 만들어주고, ”

투수 본인이 볼배합과 구종 선택을 주도하기 시작한 것도 중요한 이유로 꼽힙니다.
벤치나 포수의 사인에 의존하거나, 타자의 약점 공략에 치중하는 대신, 투수 본인이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던지는데 주력하도록 시스템을 바꿨다는 겁니다.

손혁 /넥센 투수코치
“내가 강한 것을 제일 먼저 던지자.
다른 걸 던져서 후회하지 말고, 내가 강한 걸 던져서 후회하지 않게.
내가 강한 게 직군데, 타자의 약한 것이 변화구라고 치면,
변화구 던져서 볼이 되면 그때는 다시 직구를 던져야 하는데,
그때는 자신 있게 던질 수가 없거든요. 불리한 카운트니까.
유리한 카운트에 변화구가 됐든 직구가 됐든. 자신 있게 강하게 던져라, 이게 좀 효과를 본 것 같고.”

투수들은 ‘고척돔 효과’도 볼넷 감소의 이유라고 설명합니다.
목동구장보다 담장까지 거리가 멀고 높이는 더 높기 때문에 홈런의 위험이 줄어 타자들과 조금 더 자신 있게 승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신재영
“제가 작년에 벽제 야구장 썼을 때는 홈런을 굉장히 많이 맞았어요. 전체 1위였거든요 아마. 야구장이 작아서,
그런데 지금은 고척돔은 야구장이 좀 커져서 편해요 .솔직히 펜스 앞에서 잡히는 게 너무 많아서, 잡히는 거 보면 웃음이 나올 때가 있더라고요. 딴 데 였으면 넘어갔을텐데…
야구장이 저한테 잘 맞는 것 같아요”

지난해보다 조금 줄긴 했지만, 한국 프로야구의 경기당 득점은 여전히 5.2점이 훌쩍 넘습니다. 역대 네 번째로 높은 경기당 득점으로, 타고투저의 시대가 여전히 진행 중인 겁니다. 특히 득점과 연관성이 대단히 높은 타자들의 출루율은 3할 5푼 9리로 지난해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상대의 출루율을 줄이는 볼넷 감소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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