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했는지 말해줄래?
#6 “무엇을 했는지 말해줄래?”
선수의 훈련이나 시합을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갑자기 이전과는 다른 수준의 동작이나 기술을 보여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코치는 단순히 칭찬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관찰한 차이점을 말해주며 선수가 기울인 노력의 과정을 물어볼 수 있습니다.
“전에는 볼을 잡고 나갈 때 주로 오른발만 사용하던데, 오늘은 보니까 왼발과 오른발을 모두 쓰더구나. 어떻게 연습을 했는지 알려줄래?”
“준비자세에서 배트를 잡는 위치가 이전보다 조금 내려갔더구나. 배트 스피드가 빨라졌어. 어떻게 된 건지 설명 좀 해줄래?”
결과를 만들어낸 과정을 돌아보게 만드는 이런 질문은 선수가 자신의 변화과정을 분명하게 기억하도록 촉진합니다. 사실 선수에게 변화는 느닷없이 찾아오곤 합니다. 그러기에 어느 순간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를 하고는 있지만 선수 자신도 왜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자기도 모르는 ‘무의식적 변화’의 수준에 머무르게 되면 슬럼프에 빠지거나 원하는 플레이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 찾아올 때 그 과정을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우연’이 찾아오길 기다리는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반면 선수의 기술향상이 눈에 보일 때 그 과정에 코치가 관심을 기울이며 물어봐 주면 선수는 지나간 노력의 시간들을 하나씩 더듬기 시작합니다. 몸으로만 기억하고 있는 변화의 과정을 나름대로 재구성해 분명히 의식화시키는 것이죠. 이렇게 스스로 정리한 변화과정은 다른 동작이나 기술에 도전할 때도 응용할 수 있게 되고, 이런 경험이 쌓이며 선수는 코치에 의존하지 않는 자기만의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