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과 투구 메카닉, 그리고 피칭 전략
데이터인플레이 신동윤 대표님의 2017년 글입니다. 랩소도와 트랙맨이 막 등장하면서 데이터에 기반한 피치 디자인이 시도되던 시절의 글인데요. 지금도 여전히 의미가 있는 내용입니다.
전통적 시각에서, 정통파 투수의 [금과옥조]가 몇 가지 있다.
■ 높은 타점 = 높은 릴리스 높이 release height
■ 12-6에 가까운 팔각도 (arm_slot)
■ 더 많이 끌고 나오는 릴리즈 = 긴 익스텐션 extension
■ 더 많은 회전
그런데, 이것들을 동시에 얻으려 하다 보면 함정에 빠질지도 모른다.
1. 높은 타점과 긴 익스텐션은 동시에 성립하기 어렵다
높은 타점을 만들고 싶다면, 키와 팔길이 조건에서 암슬롯을 높여야 한다. 하지만 높은 암슬롯과 긴 익스텐션은 동시에 얻기 어렵다. 팔이 머리 꼭대기에 붙어있지 않는 한, 긴 익스텐션을 얻으려면 오히려 암슬롯을 스리쿼터에 가깝게 낮춰야 한다. 높은 암슬롯으로 긴 익스텐션까지 얻으려 한다면 아무래도 몸에 무리가 가는 투구폼이 되거나 밸런스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
2. 더 긴 익스텐션과 더 높은 회전 사이의 상관 관계가 불분명하다
관찰된 바에 의하면, 더 많이 끌고 나왔을 때 회전이 많아진다는 증거가 없다. 더 많이 끌고 나왔을 때, 공의 홈플레이트 도달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체감 속도]의 이점을 가질 수는 있지만, 투수의 속구 구속 범위에 따라 약간의 체감 속도 증가로 이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반면 몇 가지 구종은 긴 익스텐션과 궁합이 나쁘다. 득실을 따졌을 때 손해가 더 클 여지가 있다.
3. 많은 회전과 큰 무브먼트 사이의 상관관계도 불분명하다
속구의 회전수가 라이징 무브먼트에 주는 영향은 아주 작다. 아주 약간 라이징 무브를 키우지만 그 정도 차이가 헛스윙%나 피장타율 등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더 작다. [구속]이란 게 훈련에 의해 어느 정도 달라진다 해도 결국, 타고난 범위 안에서 제한되듯이 회전이란 것도 그렇다. 실전용 커맨드를 유지하는 전제로, 모든 투수가 150kmh를 던지진 못한다. 모든 투수에게 150kmh를 던지라고 요구하는 코치도 없을 것이다. 공의 무브먼트는 다를까? 회전수도 구속과 마찬가지로 투수가 타고난 범위 안에 있을 것이다.
[구속]과 [투구메카닉] [피칭전략]을 두고본다면,
(1) 한계 구속을 [상수]로 놓고, 한계 구속에 가까워질 때까지는 투구 메카닉이 [변수]가 되었다가,
(2) 한계 구속에 이르면 다시 투구 메카닉은 [상수]가 될 것이다.
(3) 이젠 한계 구속과 메카니즘을 상수로 놓고, 그 조건에서 던질 수 있는 공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변수]로서의 피칭 전략을 탐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무브먼트]와 [투구 메카닉] [피칭 전략]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여야 하는게 아닐까.
“자기한계를 섣불리 예단하면 안된다. 팔이 부셔져라 될 때까지 하는 동안에 한계를 깨뜨릴 수 있다.” 는 반론을 대략 사양합니다.
새로운 추적 데이터, [회전수] [익스텐션] 같은 것들에 대해 “150kmh를 던지는 게 이상적인데 넌 지금 143kmh를 던지고 있어. 그러니까 150kmh를 던지도록 해봐” 라는 식이 되진 않았으면 좋겠다. 그 데이터는 오히려 그 반대 방향으로 쓰여져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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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