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희 감독의 화이부동 야구 (5) “선수 출신이 아닌 코치와 함께 일하는 이유”

Q 선수 출신이 아닌 코치님이 계신데요.

지금 저랑 2년 째 같이 애들을 가르치고 계신데요. 저는 개인적인 친분으로 코치를 데려오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너 지금 뭐하니? 놀고 있어? 여기 와서 코치나 해라.” 이렇게 친분 때문에 직장 하나 주는 것처럼 해서는 안되는 것이죠. 아이들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는데요.

지금 코치님과 같이 일을 하게 된 계기는 우선 코치님이 워낙 야구를 좋아하세요. 호서대 야구학과 대학원을 졸업하실 정도로 열정과 배우려는 마음이 있으시구요. 그리고 저는 아무래도 이것저것 아는 것들이 많다보니 애들 하는 걸 보다 보면 ‘이게 맞아! 저게 맞아!’ 하는 생각이 자꾸 올라와요. 눈에 보이는게 많으니까요. 그러니까 계속 참아야 하고 힘들어요(웃음).

그런데 우리 코치님은 주로 저학년을 맡아 주시는데, 아는 것만 얘기해 줄 수 있고 특별히 가르치지를 않으세요. 딱 적합해요. 우리 팀에는 이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거죠. 저는 애들이랑 30분만 있어도 막 가르치고 싶은데 코치님은 2시간 동안 그냥 데리고 놀아주세요.

또 저한테 야구에 대해 불어보시면 저도 같이 공부를 하게 됩니다. 선수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제가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는 게 있으세요. 저는 아무래도 틀에 짜여진 대로 하기 쉬우니까요. 그럼 ‘아. 함께 공부해 보시죠.’ 하면서 저도 배우게 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또 코치님이 기록도 꼼꼼하게 잘 챙겨주세요. 경기를 할 때 감독과 주루코치 한 명 나가 있으니 기록을 하기가 어렵잖아요. 코치님이 벤치에서 기록을 해주십니다. 연습경기까지요. 우리는 불펜피칭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 밖에 하지 않습니다. 20개 정도 하고 말아요. 그래서 연습경기랑 공식경기 투구수도 잘 체크할 필요가 있어요. 코치님이 계셔서 도움이 많이 되지죠.

여기가 프로야구에서 사용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사실 아이들을 좋아하는 마음이 먼저잖아요? 야구 지도자가 아니라 유소년 선생님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선수 출신이냐? 너보다 나이도 한참 많은데 어떻게 쓰냐?” 가끔 시합 나가면 이런 이야기를 듣는데 그건 그냥 선입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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