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무언가를 틀렸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한스아동청소년상담센터 이수련 박사님의 글을 퍼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은, 프랑스에서 심리상담을 공부하고 오신 분인데요. 최근에 만나 운동선수의 멘탈과 관련해서 이런저런 말씀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최근에 저의 공부모임에 오신 프로야구팀의 어느 코치님께서도 비슷한 맥락의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보통 스프링캠프가 소집되어 선수들을 보면 (코치 입장에서) 못마땅한 것 투성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저것 말해주고 싶은 충동을 누르고 한 달 이상 지켜보다 보면 처음에 문제라고 생각했던 대부분의 것들이 사라진다고 하시더군요. ‘가르침=배움’이라면 참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가르치는 일의 어려움인 듯 합니다. 꼼꼼하고 친절한 가르침이 배움을 방해하는 경우도 무척 많습니다.
아이가 무언가를 틀렸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는 무언가를 배우고 익히는 것은 설명을 이해하고 숙지하면서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경우들도 있겠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우리가 내 것으로 삼은 것들, 가령 나의 말, 나의 행동, 나의 습관, 나의 감정 같은 것들은 누군가가 내게 설명해주는 것을 잘 듣고, 이해해서 숙지한 후에 만든 것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보통 그런 것들은 일단 누군가가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하고, 반복해서 익히는 경우가 더 많다. 특히 어린 아이들의 경우 그렇다. 아이들의 교육은 아무 것도 없는 아이가 새로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그 첫 과정은 주로 집에서, 부모와 함께 통과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아이는 부모가 하는 것을 보고, 듣고, 따라하고, 반복하면서 배우게 된다.
말을 배우는 과정에서 아이가 틀린 말이나 행동을 할 때가 있다. 이때 어른들은 주로 틀린 것을 지적해주고, 올바르게 하는 것을 설명하려고 한다. 하지만 아이가 틀렸을 때, 어른은 목표가 무언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틀린 것을 지적하는 것인가? 올바른 것을 익히게 하는 것인가? 답은 당연히 후자다. 그렇다면 굳이 틀렸다고 지적해서 아이의 정신을 자기가 틀린 것에 집중시킬 필요는 없다. 아이가 무언가를 틀리게 말하거나 행동하면, 그냥 그것의 올바른 버전을 어른이 여러 번 보여주면 된다. 그러면 아이는 올바른 용법을 보고, 듣고, 따라하게 된다.
예1) “나는 초녹색이 좋아”라고 틀린 발음으로 말했을 때,
“은서야, 초녹이 아니라, 초록이야. 따라해봐,. 초록! 아니 초녹이 아니라, 초록이라구!!” (X)
“아, 넌 초록색이 좋구나, 난 초록보다는 노랑이 좋은데, 아빠도 초록을 좋아하나 물어보자!” (O)라고 틈틈히 반복.
예2) 할 일을 마치고 인사도 안 하고 바로 나가는 아이를 붙잡고…
“너 인사 했어? 인사해야지! 배꼽 인사 해!!” 라고 하기보다, “잠깐만, 헤어질 땐 인사해야 하니까 나 인사하는 것 좀 기다려줘. 안녕히 계세요. 자, 이제 가자. 다음번엔 우리 같이 인사해보자.” 라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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