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못해도 계속 하면 안됩니까?

이번 주 야구친구 칼럼은 지난 학부모 아카데미에서 어느 아버님께서 하신 말씀을 옮겨보았습니다. 말씀을 들으며 ‘나도 많이 물들었구나’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야구 못해도 계속 하면 안됩니까?”

(야구친구 http://www.yachin.co.kr/w/73/47)

지난 24일에는 유소년야구대회가 열리는 경주에서 KBO의 주관으로 학부모 아카데미가 개최되었다. 리틀야구를 하는 자녀를 둔 어느 부모님께서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말씀하신 내용을 옮겨본다.

“모든 학부모들이 야구 잘하는 학교, 우승 많이 하는 학교를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프로야구 선수가 되기를 원한다? 그렇지 않습니다. 제 아들은 지금 리틀야구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저 아이가 야구를 즐겁게 오래 하길 원합니다. 일단 운동을 하면서 안다쳤으면 좋겠고요. 조금 못해도 재밌게 계속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야구가 삶의 소중한 일부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부모의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학교가 없습니다. 진학 때문에 주변의 중학교를 알아봤는데 아이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중학교가 없더군요. 좋습니다. 고등학교부터는 직업교육의 일환으로 야구에 전념하는 것에도 동의를 합니다. 예전에 상고나 공고를 다녔듯이 말이죠. 하지만 사춘기를 지나는 나이 무렵까지는 인성교육 차원에서도라도 공부와 운동을 같이 해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또 중학교 야구부를 알아보니 기숙사생활을 한다고 합니다. 어린 아들을 기숙사에 맡겼을 때 부모 입장에서는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떤 생활을 하는지 궁금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숙사에 사감선생님은 계시는지, 자격있는 지도자가 아이를 가르치는지 부모들은 궁금합니다. 감독, 코치님들은 과연 인성교육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옛날 방식처럼 무조건 감독, 코치님이 시키는대로 열심히 하라고 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아까 책 많이 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솔직히 밤 12시에 오는 아이가 무슨 책을 읽겠습니까.

그래서 중학교팀이 아닌 쥬니어팀을 가려고 하면 고등학교 야구부를 진학하지 못한다고 주변에서 말씀하십니다. 왜 못하게 하느냐는 겁니다. 야구를 좀 못하면 어떻습니까. 못해도 계속 야구하면 안됩니까? 우리나라의 야구를 책임지고 가시는 분들이 왜 이런 식으로 학생야구를 이끌어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