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운동부에는 이상한 지도자들이 많은가?
초등교사이며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책을 쓰신 김현희 선생님의 글입니다. 와닿는 내용이 많아 옮겨왔습니다.
“요즘에는 학부모에 비해, 학교가 오히려 약자라고 보는 견해도
꽤 강하게 존재해요.”
학부모들은 약 3초쯤 멍한 표정을 짓는다. 내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봐,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꾹 참는 경우가 허다 하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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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담장이 너무 높고, 교사들은 권위적이고 폐쇄적이라는 생각이 자꾸 드시죠? 그에 대한 객관적 사실 관계를 떠나, 요즘 교사들과 학교의 상황을 정확히 아실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은 교사가 하는 일이 너무 많아요. 수업전문가로서 전문성을 기를 여력을 너무 많이 빼앗깁니다. 교육선진국들에서 교사들은 대개 수업에만 전념합니다. 그 외 일탈행동, 상담, 특수교육, 기초학습부진, 안전 등에 관한 일은 교장, 보조교사, 전문 상담인력, 안전관리 인력들이 맡아서 하고요. 그런 국가들은 대부분의 교사들이 교원노조에 가입하고, 교원노조가 교육정책에 주도적으로 참여합니다. 한국과 대조적이죠.
또 한국은 한 명의 교사가 수 십 명의 아이들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사고만 터졌다하면 근본적인 대책마련 없이 교사와 단위학교에게만 책임을 물어요. 그러다보면 학교와 교사는 트집 잡히지 않기 위해 자꾸 방어적이고, 폐쇄적으로 변화합니다. 이렇게 소극적인 학교와 교사들을 유인하기 위해, 승진점수나 성과급 등을 사용하는데 이게 교사들의 내적 동기를 말살시킵니다. 악순환이에요.
이상한 사람 질량 보존의 법칙 아시죠? 다수를 상대하는 학교 입장에서는 이상한 학부모들 때문에 골머리 썩는 일도 많습니다. 세상 혼자 사는 양 자기 자식만 귀한 학부모, 사람 사이의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거나, 학교나 교사를 이용하려 드는 학부모들. 소수이긴 하지만 존재하는 게 사실입니다. 극도로 이상한 행동을 하는 학부모와 학교가 충돌하면,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학교와 교사들은 잘해보고 싶다가도 자꾸 움츠러들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학부모님들이 연대의 힘으로 이런 상황을 스스로 정화했으면 합니다. 소수의 이상한 사람들이 교육환경을 흐리지 않도록, 학부모와 교사가 집단지성을 발휘하길 바랍니다. 여러 연구결과를 보면, 집단지성, 자정능력, 자기효능감은 구성원들이 정책과 제반 환경 조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과정에서 생깁니다. 교사와 학부모들의 목표와 의견이 교육정책에 반영되어야 합니다.
작금의 교육현실에서 교사와 학부모는 모두 소외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협력자로서, 교육의 주체로서 연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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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학부모들과의 만남에서 했던 말이다. 대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