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바이오메카닉스의 현재와 미래 (문상혁)
S&P 베이스볼 아카데미 문상혁 실장님께서 선수육성 현장의 바이오메카닉스 경험과 사례들을 코치라운드 뉴스레터에 나누어 주실 예정입니다.
메이저리그를 포함하여 우리나라의 프로구단, 센터 등에서도 바이오메카닉스가 붐입니다. 선수를 대상으로 바이오메카닉스를 조심스럽게 적용해 보고 있는 당사자로서 이토록 야구계에서 바이오메카닉스를 도입하려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
첫째, 정량적이고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데이터로 피드백를 하면서 코칭한다.
야구는 선수의 타격폼, 투구폼이라는 용어가 따로 있을 정도로 각자의 개성을 반영한 폼이 무척이나 다양합니다. 그 폼 안에서 생체역학적으로 힘을 낼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나 그것을 정확하게 캐치하고 정량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나 방법이 적었습니다. 하지만 바이오메카닉스를 도입함으로써 선수 본인의 폼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정량적인 숫자 데이터와 그래프를 통해 선수의 폼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보완점을 정확하게 캐치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연습한다면 빠른 시일 안에 퍼포먼스가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선수 본인이 직접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
첫 번째 이유의 연장선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선수의 폼에 대하여 코치, 감독님이 코칭을 해주지만 정작 자신은 어떤 폼으로 공을 던지거나 치고 있는지 모르는 선수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비디오카메라의 발달로 자신의 폼을 찍고 확인하는 경우가 많아지긴 했지만 여러 측면에서 동시에 자신의 폼을 확인하기는 한계가 있습니다. 3D로 확인하기도 굉장히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바이오메카닉스 접근법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의 폼을 보다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게 해줍니다. 여러 측면에서 들여다 보면서, 각도와 각속도 등도 그래프와 수치로 확인하며 자신의 폼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실제 선수들에게 영상을 보여주면 자신의 폼에 대해 충격을 먹는 선수가 제법 많습니다. 자신은 그렇게 던진다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저 각도로 보니 엉망이라고 말하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보는 차원이 다양해지면 발견하기 어려운 작은 힌트들을 찾을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집니다.
셋째, 헛걸음을 줄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헛걸음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바이오메카닉스를 도입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아닐가 싶습니다. 선수들이 타격이나 투구 연습을 하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시간이 써야 합니다. 자신의 신체 또한 소비가 됩니다. 자신의 폼이 정확하게 어떤 상황인지 인지하지 못한 채 하는 많은 양의 타격과 투구는 오히려 부상을 야기시키고 폼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바이오메카닉스를 적절히 적용하면 이러한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훈련에 지름길은 없다고 하는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올바르지 않은, 신체에 무리가 가는 폼으로의 지속적인 타격과 투구 훈련은 큰 부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바이오메카닉 측정을 위해 오는 선수들 중에는 몸에 문제가 있어서 오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계속해서 통증이 반복되는데 혹시 동작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알고 싶다면서요. 그런 선수들 대부분이 하체와 몸통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신의 문제를 명확하게 인식한 선수는 어떤 부분을 수정해야 하는지 잘 알게 되어 보다 확신을 가지고 훈련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으면서 올바르게 힘을 쓰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도록 도와주는데 바이오메카닉스가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필요성에 덧붙여 앞으로 바이오메카닉스가 야구와 스포츠계에 뿌리내리기 위해서 무엇이 더 갖춰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 정확한 캐치와 피드백입니다.
정량적인 숫자 데이터와 그래프가 나오는 것은 큰 장점이지만 그것을 해석하고 의미를 캐치하여 선수에게 정확하게 피드백을 주는 것이 숙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확한 해석과 피드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코칭과정에서 크나큰 오류를 범할 수 있으며 이는 선수에게 엄청난 피해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데이터 측정과 분석 방법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발전을 통해 선수에게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둘째, 코치, 감독님들과의 대화 및 소통입니다.
정량적인 숫자와 그래프 등이 나오는 것이 장점이라고 이야기를 해서 기존의 정성적인 코칭방식이 좋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그렇게 받아들이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바이오메카닉스는 기존의 정성적인 코칭과의 융합이 가장 중요합니다. 코치, 감독님들의 경험과 노하우 등으로 이루어진 정성적인 코칭에 정량적인 데이터와 그래프 등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시너지를 내는 것이 야구 바이오메카닉스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 중 제일 중요한 측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이오메카닉스를 담당하고 있는 인력과 코치, 감독님들과의 대화는 필수적입니다. 저희 S&P는 매주 한 차례씩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도 오픈 마인드로 바이오메카닉스를 받아주시고 배우려고 하십니다. 이렇게 회의를 통해 현재 지도를 하고 있는 선수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셋째, 끊임없는 의심과 발전입니다.
야구는 정말 알면 알수록 답이라는 것이 정해져 있지 않으며 정석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선수마다 신체적인 능력도 다르며 추구하는 바도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바이오메카닉스를 통해 측정한 데이터와 솔루션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의문을 품어야 합니다. 어느 한 선수에게 문제라고 여겨진 것이 다른 선수에게는 아무런 문제도 아닐 수 있으며, 특정 숫자에 맞추려고 애를 쓰는 것이 무척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배우고 있습니다. 정답이라고 생각될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문상혁
S&P 베이스볼 아카데미 연구실장
국민대학교 체육학과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