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에는 지시보다 질문이 더 좋은 커뮤니케이션 방법
이미 수천 번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덕아웃과 관중석에서 선수에게 고함을 칩니다.
“머리를 숙여!”
“몸을 앞으로 움직이지 마!”
“어깨를 닫아.”
“스트라이크를 던져.”
“다리를 좀 더 사용해.”
코치나 부모에게 있어, 경기를 하는 동안 정말 어려운 행동 중 하나가 ‘바로 아무것도 안하는’ 겁니다. 코치는 벤치에서 무언가를 관찰합니다. 그리고 선수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지시사항을 외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선수에게 최선은 코치나 부모가 입을 다무는 것입니다.
행동경제학자인 다니엘 카네만의 “생각에 관한 생각 Thinking Fast and Slow”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책에서 카네만 박사는 어떤 사람이 일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상태에 대해 말합니다. 바로 그 일을 어떻게 할 지 세부사항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때 가장 잘 수행한다고 말합니다.
“어떻게 잘할까 하는 걱정이 지나치면 단기기억에 초점이 없는 불안한 생각들을 저장해 퍼포먼스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카네만 박사는 책에서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관중석에서 소리치고 있는 부모들이나 타격 중간에 덕아웃에서 소리를 지르는 코치들을 겨냥한 말처럼 들립니다.
“골반에 체중을 실어야지.”
“발을 일찍 내딛여.”
“손을 뒤로!”
선수가 어떤 동작을 하고 있는데 이런 큐나 지시를 말하면 선수가 온전히 플레이하는 것을 방해하게 됩니다. 이에 관한 연구는 꽤 광범위하게 소개되어 왔습니다.
“경기 중에 선수는 누군가의 지시에 압도당할 수 있다. 그것은 코치가 하는 조언일 수도 있고, 스스로 하는 충고일 수도 있다. 여기저기서 많은 지시를 할수록 미세질식의 가능성은 더욱더 높아진다.”
스포츠 심리학자 가브리엘 울프 박사는 미세질식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선수가 열심히 훈련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입력한 움직임을 뇌가 중단시키려 할 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어떻게 움직여야지 하는 생각이 마음을 위축시킨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앤디 바스 멘탈 퍼포먼스 디렉터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의 조언은 분명합니다. 일단 경기가 시작됐다면 선수가 하게 놔두는 것이 최선이라는 겁니다.
타격, 피칭, 캐칭, 쓰로잉 등 야구동작들은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수많은 시간의 훈련을 통해 올바른 근육기억을 주입해야 하는 복잡한 과제입니다. 소리를 지르며 지시하는 방식은 시스템을 망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코치는 뭘 해야 할까요?
미네소타 트윈스 마이너리그의 맷 보그슐테 타격코치는 경기 중에 메카닉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고 경기 후에 질문을 던지는게 낫다고 말합니다. 질문도 주로 과정에 초점을 맞춰서요.
“타이밍이 잘 맞았어?”
“리듬은 어땠어?”
“치기 좋은 공이었어?”
피칭도 똑같습니다. 미네소타 트윈스의 웨스 존슨 투수코치는 경기 중에는 지시보다 질문이 더 좋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질문을 통해 선수는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한다는 것이죠.
메카닉의 보완할 점은 연습을 할 때 다루면 됩니다. 그런데 어쩌면 더 좋은 방법이 여기 있습니다. 메카닉에 전혀 집중하지 않는 겁니다. 선수들은 코치가 해주는 여러 가지 기술적인 지시사항들을 수행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제약이 주어진 연습constraints-led practice’을 통해 더 잘 배우곤 합니다. 외부의 목표와 타깃을 사용해서 말이죠.
바꾸기 어려운 습관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바스 코치는 훈련시간에 피칭클리커pitch clicker를 가지고 다니며 자신이 말로 한 주문들의 숫자를 세곤 한다고 합니다. 선수에게 전한 지시들을 객관적으로 수집해서 가능한 한 최소한으로 제한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경기 중에는 선수가 스스로 느끼면서 뛸 수 있도록 해줍시다. 덕아웃에서 조언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끓으면 거기서 우선 멈춥시다. 타석이나 마운드에 있는 선수가 너무 많은 생각으로 스스로를 얽매지 않도록 도와줍시다.
글 : 파커 해지먼 Parker Hageman (미네소타에 있는 Storm Baseball 코치)
번역 : 고영덕
(원문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