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릴은 코치에게 마약과 같다
영국의 축구 코치 리드 몰트비씨의 글입니다. 출처 : www.thetalentequation.co.uk
글쓴이 : Reed Maltbie
신시내티에 위치한 STAR 축구클럽 대표
Predator Prep Goal Scoring Academy 운영
신시내티 세인츠 프로축구팀 스태프
목적이 없는 드릴은 마약과 같다. 많은 코치들이 중독되어 있다. 드릴의 환상에 빠져있다. 그것은 마치 알콜중독과도 같다. 선수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코치들은 드릴에 의존한다. 드릴을 하면 팀이 더 나아진 것처럼 느껴진다. 마음에 위안을 준다. 코치는 드릴을 진행하며 자신이 잘하고 있는 것처럼 느낀다.
왜 코치들은 드릴에 중독되었을까? 왜 그렇게 드릴을 좋아하냐고 물으면 코치들은 이렇게 답할 것이다.
“반복연습을 해야 하니까요.”
“성취감을 느끼게 하고 자신감을 심어줍니다.”
“움직임을 근육이 기억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기본기가 탄탄해야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코치들이 정말 자기자신에게 정직하다면 진짜 이유는 이럴 것이다.
“드릴은 구조화되어 있고 잘 조직되어 있다.”
“부모들로 하여금 코치가 제대로 일을 하고 있다고 믿게 만든다.”
“드릴을 만들고 실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편하고 쉽다.”
“늘 그렇게 해왔다.”
나도 그랬다. 나도 그런 코치들 중 하나였다. 나는 정말로 드릴 중독자였다. 여러 드릴로 가득찬 훈련이 끝나면 나는 좋은 훈련이었다고 느끼곤 했다. 부모들은 나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아이들도 잘 움직여주었다. 스스로에 대해 만족해했다. 그 상황에 모두 다 만족했고 행복했다.
나는 코치로서 제대로 일을 하고 있다는 도파민에 중독되어 가고 있었고 그렇게 계속 훈련을 진행했다. 하지만 나는 스스로를 속이고 있었다. 그렇게 스스로를 중독시키고 있었다. 마치 알콜이나 약물처럼. 그것들은 남용하면 중독된다.
드릴은 나의 창조적 코칭능력을 망가뜨렸다.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능력, 혁신하고 개선하는 능력을 죽였다. 드릴은 나의 감각들을 마비시켰다. 드릴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제한하게 만들었다.
나는 공들여 직접 그리고 연습방법을 적어놓은 수많은 드릴이 있었다. 나는 그것들을 선수들에게 반복해서 훈련시켰다. 나는 계속 시도하고 테스트했다. 선수들이 드릴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즉 선수들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거나 세세한 것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모습을 보면 나는 실망하곤 했다. 선수들이 집중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나는 더 집중하라고 다그쳤다. 내가 볼 때 그것은 드릴이 지루하기 때문이 아니었다.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선수의 문제였다. 선수가 드릴에 적응하도록 하는 것이 나의 일이었다.
드릴에 중독된 나는 점점 선수들과 단절되어 갔다. 선수들이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보다 정교하고 잘 설계된 드릴을 디자인하는 데에만 관심을 기울였다. 드릴이 더 발전할 수록 선수에게 도움이 될거라고 믿었다.
부모들도 중독되기는 마찬가지였다. 부모들도 잘 짜여진 구조화되고 질서있는 훈련을 원했다. 혼란스럽고 무질서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런 틀에 박힌 훈련을 반복하며 1만 시간을 해야 한다고 믿었다. 과연 그런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드릴은 선수가 배우고 성장하는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본질적으로 드릴은 움직임 패턴을 반복하는데 불과하다. 경기에서 내가 해야 할 실제 동작이 그런 움직임의 반복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다. 동작을 방해하는 상대방이 없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달리는 동작이나 패스하는 모습이 누가 가장 예쁜지를 가지고 승패가 정해진다면 드릴은 정말 좋은 연습방법이다. 라켓을 가장 멋있게 휘두르는 선수가 테니스나 배드민턴 경기의 승자가 된다면 드릴이야말로 최고다. 어떤 변수도 없는 환경에서 경기를 한다면 무조건 드릴을 연습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다.
스포츠에서 선수는 끊임없이 나를 방해하는 상대방을 넘어서야 한다. 상대는 계속 움직이면서 나의 동작에 반응한다. 점수를 얻으려고 하는 나를 가로막고 괴롭힌다. 상대는 예측하기가 어렵다. 가만히 있지를 않기 때문에.
직접 마주하는 상대가 없는 종목이라도 변수는 있다. 관중의 반응은 엄청난 압박감을 준다. 날씨도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 땅의 상태, 경기장의 시설, 공간 등도 마찬가지다. 선수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그러한 다양한 요인들과의 상호작용은 스킬의 발전에 필수적이다. 이런 다양한 변수들을 무시하고 고립된 환경에서 연습하는 것은 마치 길을 보지 않고 운전하는 것과 같다.
드릴에 중독된 코치에게 지도를 받은 선수를 알아보는 방법은 간단하다. 어떤 동작을 할 타이밍인지에 관계없이 그 동작을 하는 선수다. 그 선수는 그 동작을 성공할 때까지 계속해서 한다. 그리고는 스스로 만족스러워 한다. 그런 선수는 그 동작이 실제 경기에서 효과가 있는지와 관계없이 그 동작을 되풀이한다. 좋지 않은 결과가 계속 나와도 다른 방법을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이것은 에이브러험 카플란이 처음 언급하고 머슬로우가 덧붙인 ‘도구의 법칙’이라 부른 증상이다.
“망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눈에는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
그런 선수에게 자신의 능력을 제한하고 있는 문제를 말해줘도 선수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스스로 찾아나서지 못한다. “뭘 해야 하죠?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선수는 코치가 답을 주기를 원한다.
경기중에도 그런 선수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코치가 말해주길 원한다. 압박감을 느끼면 코치로부터 지시를 받곤 했던 전형적인 플레이를 하게 된다. 스스로 상황에 적응하고 생각할 줄 모르는 선수는 엘리트 스포츠의 험한 경쟁을 헤쳐나갈 수 없다.
재능을 개발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코치의 일이란 선수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자신이 가르치는 것이 미래에 도움이 될거라 믿고, 선수들을 로봇처럼 다루며 무조건 연습하도록 하는 것은 잘못 가르치고 있는 것일 뿐만 아니라 태만한 태도이다.
코치는 선수가 스스로 상황에 적응하고 의사결정과정의 중심에 서도록 하는 훈련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동료 코치가 최근에 한 말이 있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생태적으로 선수들에게 접근한다. 산업화 시대에 통용되던 생산 시스템을 사용하라는 주장을 거부한다.”
우리는 드릴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그것은 인간의 발달과정을 기계화하려는 방식으로 반복된 움직임 속에 인간성을 상실하게 만든다. 알콜중독에 대한 치료과정의 일부로 ‘Drink Aware'(먼저 알콜에 중독되었다는 것을 인식하고 받아들이자는 것) 캠페인을 하듯 코치들도 비슷한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Drill Aware’
(원문기사 읽기) Why coaches like drills and how they are killing creativ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