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량이 적은 팀을 선택한 오타니의 아버지
“킬로미터” 5장의 내용 일부입니다.
오타니가 야구를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다. 일찌감치 야구를 시작했지만 그가 속한 팀은 매일 연습하는 게 아니라 일주일에 두차례, 많을 때도 세 차례가 되지 않는 곳이었다.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학교팀이 아닌 리틀야구의 연장선상인 시니어팀에 들어갔다. 이 팀도 일주일에 네 차례 정도 연습하는 곳이었다. 주중 훈련시간은 2시간, 주말에는 식사와 휴식 시간을 포함해 10시간씩 훈련을 했다고 한다.
오타니 아버지가 중학교를 진학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연습량이 많지 않은 곳이었다. 그래서 찾은 곳이 집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이치노세키 시니어팀이었다. 사회인 야구팀에서 선수 생활을 한 오타니 아버지는 성장기에 제일 중요한 것은 야구 기술이 아니라 몸의 성장에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지나친 연습, 즉 몸의 혹사는 유소년의 성장에서 독과 같다. 사람의 몸은 시간과 정비례해서 성장하지 않는다. 성장의 시기가 정해져 있다. 성장해야 할 시기에 몸이 성장하지 못하면 아무리 뛰어난 야구 기술이 있어도 프로에서 활약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몸이 성장할 시기인 중학교 때까지 과도한 야구 연습 대신 적절한 휴식을 선택한 것이다.
한때 인터넷에서 고등학교 1학년 때 오타니가 세운 만다라트 계획표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인간성이나 실생활과 관련한 항목도 있지만 상당수가 야구와 관련이 있다. 몸만들기부터 제구, 구위, 멘털, 변화구, 구속 등 야구와 관련한 내용으로 대부분이 채워진 계획표를 보고 오타니처럼 되려면 오로지 야구에 전념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오타니가 중학교 때까지는 야구 연습보다 신체의 성장에 중점을 뒀던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렇듯 야구 기술을 익히기 전에 먼저 신체의 성장을 우선해야 함에도 우리나라는 과도한 연습으로 어린 선수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리틀야구에서조차 밤 9~10시까지, 하루 4~5시간 연습을 하는 팀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유소년 때 뛰어난 재능을 발휘한 선수가 그 재능을 꾸준히 발전시키지 못하고 ‘조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가 오타니를 보고 배워야 할 점은 그의 투타 겸업이 아니라 신체의 성장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 어린 시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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