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파도를 타라 (조시 웨이츠킨)

전에 소개해 드린 체스와 태극권 세계챔피언 조시 웨이츠킨의 자서전 <배움의 기술>에서 소개하고 있는, 감정을 다루는 법에 관한 내용입니다. 어느 순간 일어난 감정에 지배되어 경기를 그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선수는 감정의 실체에 대해, 그리고 감정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에 대해 이해하고 적절히 다루는 법을 조금씩 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들끓어 오르는 감정들이 ‘이겨내라’는 말 한마디로 잠잠해 진다면 참으로 좋겠습니다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배움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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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지배하라

분노, 두려움, 자신감은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나오므로 이런 감정을 억누르는 행동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평소 명상을 생활화하고 있는 나는 어려운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믿지만, 상대편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면서 야유를 보내는 관중들 앞에서 그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럴 경우 평정심을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 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정신을 최대한 집중하여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을 오히려 역이용하는 것이다. 만일 부담주는 일은 일체 하지 않으려 하고, 실수도 하지 않으려고 하고, 또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면 엄청난 스트레스와 고통을 받게 되어 결국 평정심을 잃게 된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이런 접근법이 감정을 억누르는 것보다 훨씬 더 체계적이고 유용하다.

감정을 창조의 에너지로 승화시켜라

자는 자연스런 감정을 창조적인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훈련을 꾸준히 해왔다. 물론 여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만 했다. 혈기왕성한 10대 때는 감정의 지배를 받았으며, 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무조건 감정을 억누르려고만 했다. 그후 20대 초반에 불교와 도교의 명상법을 알게 된 후로는 감정이 구름처럼 그냥 지나가도록 내버려두는 훈련을 했다. 감정의 지배를 받거나 감정을 억누르는 대신, 감정을 관찰하는 방법과 감정이 어떻게 창조적인 에너지로 승화되고, 새로운 경험세계를 열어주며, 부정적인 요소들을 파생시키게 되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자신의 감정으로부터 도망가거나 감정이 일어나는 순간 그것을 억누르는 대신, 일어나는 감정과 대면하여 그것을 파악하고 궁극적으로는 극복할 수 있는 영감을 발견해야 한다. 감정의 동요에 대한 인내력이 한번 생기고 나면 더이상 감정의 파도에 영향받지 않는다. 오히려 그 파도를 타면서 이전보다 더 속력을 낼 수 있다.

 
자신에게 맞는 신발을 신어라

심리전에 능한 선수는 그들에게 일어나는 다양한 기분을 활용하여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법을 잘 알고 있다. 전 세계 챔피언 티그란 페트로샨은 이런 문제를 특별한 방법으로 해결했다. 몇 주 또는 몇 달간 계속되는 장기전에 참가하고 있을 때, 그는 잠자리에서 일어난 뒤 방에 조용히 앉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매일 하루를 시작했다. 그의 목표는 자신의 기분을 살펴서 그것을 최상의 상태로 전환시키는 것이었다. 그런 다음 자신의 기분 상태에 따라 경기전략을 짰다. 긴장되고 기분이 가라앉아 있고 자신감이 없을 때는 정석에 따르는 오프닝전략을 선택했고, 활기에 차있고 공격적이며 자신감이 넘칠 때는 좀더 창의적인 오프닝전략을 선택했다. 그는 경기전략을 인위적으로 짜기 보다는 순간순간의 기분에 따라 전술에 변화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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