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퍼포먼스 코치의 역할 들여다보기 (바네사 샤논)

옮겨준 김서진 학생에게 감사말씀드립니다.

멘탈 퍼포먼스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멘탈 퍼포먼스는 선수의 퍼포먼스에서 인지적, 심리적 요소를 말합니다. 어느 스포츠 과학자가 모든 운동선수의 퍼포먼스는 다음과 같은 방정식으로 정의할 수 있다고 제안하더군요.

​퍼포먼스(performance) = 잠재력(potential) – 방해 요소(disruption)

​이렇게 단순화시킬 수는 없다고 말하고 싶지만 퍼포먼스를 개념화하고 멘탈 퍼포먼스를 설명하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모든 운동선수의 퍼포먼스를 ‘(잠재력 + 연습) – 방해요소’ 이렇게 정의한다면 제가 할 일은 선수들이 더 나은 주의와 집중을 통해 운동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도구와 전략을 사용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마음챙김(mindfulness), 정서 관리, 평정심 및 회복력을 연습해 방해요소를 예방하거나, 관리하거나, 겪어내거나, 회복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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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원했던 일을 하고 계신가요?

​정확히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라이스 대학(Rice University)의 배구선수 였습니다. 처음에는 의대에 들어가 정형외과 의사가 되길 원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되었습니다.

멘탈 퍼포먼스 코칭을 대학 운동부에서 하기를 원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고등학생 때는 멘탈을 저의 무기로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대학생이 될 무렵에는 마음을 조금 더 잘 다스릴 수 있었습니다. 저의 사고방식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친구의 어머니께서 제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 말이 저의 주의를 확 끌었습니다.

​“최악의 적은 자기 자신이란다.”

​이 말을 듣고 제가 어떻게 생각하고, 그 생각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로 인해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돌아보았습니다. 대학에 갔을 때쯤에는 그런 전략들을 실행하고 있었고, 그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팀 동료들이 머릿속의 목소리와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생각들을 잠재우지 못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생각과 감정에 대한 선수들의 오해 (벤 프리클리)

​이런 특별한 길로 이끌어준 또 다른 한 가지는 야구코칭(Coaching Baseball) 수업이었습니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Atlanta Braves)에서 일했던 분이 있었는데요. 심리학과 스포츠를 결합하는 것에 대해, 그리고 심리학이 선수들의 퍼포먼스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저는 스포츠를 사랑하고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에 정말로 관심이 큽니다. 다른 사람을 섬기는 것 또한 즐기고요. 그러니 이 길은 저에게 최고의 커리어였던 것 같습니다.

최고 수준의 선수들도 멘탈 퍼포먼스코치에 다가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찾는 선수들을 위해 추천할 만한 자료가 있을까요?

​좋은 질문이면서 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왜냐하면 멘탈 트레이닝, 멘탈 스킬 및 멘탈 퍼포먼스는 피지컬 훈련과 매우 비슷해서 개개인마다 반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선수는 처음 웨이트를 하는데도 아주 빨리 스트렝쓰를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반면 그렇게 빨리 힘이 붙지 않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또 어떤 선수는 스트렝쓰보다 민첩성을 키워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멘탈 퍼포먼스도 비슷합니다. 먼저 선수가 멘탈 퍼포먼스 전반에 걸쳐 이미 잘하고 있는 것과 더 나아지고 싶어 하는 부분을 잘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야구를 과학적으로 탐구한다는 것

​어린 선수들은 프로선수들이 어떻게 하는지 알고 싶어 하고 그것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야구부의 선수 한 명이 MLB 선수가 멘탈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상을 보내주고 자신에게 필요한 건지 묻더군요. 저는 그런 질문을 받은 것이 매우 기뻤습니다.

​메카닉이나 기술 수준이 훨씬 발달한 MLB 선수에게 유용한 것이 다른 수준의 선수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멘탈 퍼포먼스 코치에게 접근할 수 없는 고등학교 선수에게 저는 멘탈 스킬과 멘탈 트레이닝이 실제로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것들이 경기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더 많이 배우라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템파베이 레이스의 멘탈 퍼포먼스 코치인 저스틴 수아(Justin Su’a)는 《Mentally Tough Teens》 라는 훌륭한 책을 썼습니다. 그리고 〈Increase Your Impact〉라는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선수들이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신드라 캠포프(Cindra Kamphoff) 박사는 현장의 코치들을 인터뷰하는 〈High Performance Mindset〉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팟캐스트는 고등학교 운동선수들에게 멘탈 훈련이 무엇인지, 그리고 선수들이 멘탈 퍼포 먼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무엇을 하는 것이 좋 은지 더 나은 이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멘탈 퍼포먼스를 향상시키기 원하는 선수들이 알아야 할 개념이 있을까요?

​한 가지 중요한 개념은 정서적 민첩성입니다. 하버드 출신의 심리학자인 수잔 데이빗(Susan David)이 처음 사용한 개념입니다.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은 없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합니다. 둘 모두 단지 감정일 뿐이라는 것이죠.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 느껴도 된다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면 어떤 감정이 올라오든 더 나은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선수들이 부정적인 감정은 없다는 것을 이해하면..” (버니 홀리데이, 피츠버그 파이러츠 멘탈 컨디셔닝 코디네이터)

​또, 고등학교와 대학 선수들의 공통적인 주제는 ‘긴장’입니다. 긴장을 좋지 않은 현상으로 여기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긴장되는 상황에서 긴장을 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입니다. 높은 긴장감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경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절대로 긴장감을 없앨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긴장감을 허용하고 받아들이자 (김병준 코치)

​남녀 운동선수 간의 차이도 있을까요?

​차이점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성별에 따른 차이점들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 차이들은 대개 사회화 (socialization)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들은 그동안 엄마의 역할에 사회화 되어 왔습니다. 남성들은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것으로 사회화 되어 왔고요. 지금 젊은 세대는 그런 식으로 구분하지 않습니다. 정말 대단한 일이죠. 지금은 누구든지 성별에 관계없이 자신이 되고 싶어 하는 어떤 것이든 될 수 있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여전히 스포츠에 대한 성별의 차이가 존재함을 볼 수 있습니다. 많은 남자 선수들은 스포츠를 전문적으로 하고 싶어 하지만, 대부분의 여자선수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여자선수들에게는 그것이 선택지에 없기 때문 입니다. 그러니 관심사에서도 멀어지게 되는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남녀 간에 스포츠를 대하는 차이가 생깁니다. 얼마나 스포츠에 가치를 두는지, 운동선수라는 정체성이 얼마나 강한지, 스포츠와 관련된 문제들을 얼마나 잘 다루는지 등에 대해서요.

​일반적으로 남자 운동선수들의 퍼포먼스를 떨어뜨리는 무언가가 등장하면 아주 빠르게 글로벌한 관심사가 됩니다. 스포츠는 진정으로 그들의 삶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반면 여자 선수들은 그렇게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여자 선수들은 이미 오랫동안 운동선수 외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왔기 때문입니다.

​스포츠 쪽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싶은 여성들 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매년 많은 선수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글쎄요. 골프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축구에 대해 얼마나 아시는지 모르지만…….”

​제가 남자라면 그런 이야기를 듣지는 않았겠죠. 이 말 속에는 남자라면 무조건 스포츠를 했거나, 또는 어찌 되었든 스포츠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전제가 숨어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많은 남자 선수들이 실제로는 여성과 멘탈 퍼포먼스나 멘탈 건강 같은 이슈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입니다. 감정을 나누고 두려움과 같은 부적절한 감정들에 대해 여성과 이야기하는 것이 더 수용적이기 때문입니다. 선수들이 처음에 하는 “제가 하는 스포츠에 대해 알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이 말만 가볍게 넘기면 됩니다. 선수가 저 역시 스포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인식하면 아주 수월해집니다.

​또 하나 말하고 싶은 것은, 저는 결코 스포츠 전 문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저는 멘탈 전문가 이고, 심리 전문가입니다. 저 역시 배구선수로 활동한 경험이 있지만 어느 여자 배구선수와 상담을 한다고 하면 그 선수를 전문가로 인정해 줍니다. 저는 단지 심리학과 멘탈 퍼포먼스와 관련된 저의 지식과 전문성을 제공할 뿐입니다. 선수가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함께 해결책을 찾아 나섭니다. 하지만 분명 스포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하고,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도움을 청하는 것은 나약함이 아니라 용기와 강함을 보여주는 행동입니다” (버니 홀리데이, 피츠버그 파이러츠 멘탈 컨디셔닝 코디네이터)

어떻게 선수의 멘탈 퍼포먼스 목표를 정의하십니까?

​앞서 언급했듯이 멘탈 퍼포먼스에는 많은 개인차가 있습니다. 그래서 목표를 정하는 것도 정말 개개인에 근거해야 합니다. 저는 선수와의 대화, 코치들이 선수에 대해 관찰한 내용, 그리고 연습과 경기에서 선수가 실제로 보여주는 경기력에 기반해 멘탈 퍼포먼스 측면에서 선수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를 평가합니다.

​일단 선수가 멘탈적인 면에서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알면 선수가 가고자 하는 곳이 어디인지 확인합니다. 거기서부터 목표를 세울 수 있습니다. 저는 멘토들로부터 멘탈 스킬은 도구와 같다고 배웠습니다. 어떤 선수에게 모든 도구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선수가 이미 가지고 있는 도구를 찾아내는 것,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도구를 발견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문제투성이의 나’에서 ‘할 수 있는 나’로!!! (최선호)

​훈련 프로그램에 더 많은 멘탈 게임 전략을 실행 하려는 코치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무엇입니까?

​코치들이 해야 할 일들이 무척 많아서 참 어렵습니다만 멘탈 트레이닝을 훈련 프로그램의 일부로 삼는다면 훈련은 더욱 효과적일 겁니다. 먼저 공통의 언어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 보세요. 뉴질랜드 럭비팀 올 블랙스(All Blacks)를 다룬 제임스 커의 《Legacy》를 읽어 보세요. 거기에 소개된 리더십의 15가지 원칙 중 하나가 공통의 언어를 가지는 것입니다. 만약 코치가 그런 언어를 말하면 선수들도 그것에 대해 생각합니다. 선수가 하는 생각은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코치가 할 수 있는 또 하나는 멘탈 트레이닝을 일상의 트레이닝에 통합시키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성취 수준이 높은 환경에서 선수들을 훈련시킨다면,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줄 것입니다. 일상의 훈련에서 스트레스에 노출시키고, 계획된 방해요소들을 추가시키면 실전에서의 상황을 견뎌낼 내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많은 운동선수들이 마주하고 있는 가장 큰 약점이 있습니다. 선수들은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혀 모릅니다. 자신이 어떻게 사고하는지 탐구해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런 모습들을 고등학교에서 대학에 진학한 투수들에게서 자주 봅니다. 고등학교에서 상위 레벨의 투수들은 삼진을 많이 잡습니다. 그렇죠? 삼진은 그 선수들이 대부분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삼진을 잡는 것이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아주 빨리 실패자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사고 방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자신의 생각이 일종의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마인드 셋이 선수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

​* 미국야구코치협회에서 발행하는 매거진 7/8월호에 올라온 ‘Inside Inter view: Vanessa Shannon’을 협회의 허락을 받아 번역, 소개한 글입니다.

​인터뷰 : 바네사 샤논
루이빌(Louisville) 대학 멘탈 퍼포먼스 책임자. (전)IMG 아카데미 (전)웨스트 버지니아 대학(West Virginia University) 스포츠 및 운동심리학 조교수

번역 : 김서진

(원문기사 읽기)

Inside Interview: Vanessa Sha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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