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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과 투구메카닉, 그리고 피칭전략

애슬릿미디어 신동윤 이사님의 글입니다. 미국에서는 투수들의 피칭데이터를 기반으로 투구전략을 세우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젠 코치들도 투구메카닉을 개선하는 것 뿐만 아니라 선수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발견하고 그에 기반해 피칭전략을 세우는 데도 많은 시간을 쏟는 듯 합니다.


전통적 시각에서, 정통파 투수의 [금과옥조]가 몇가지 있다.

■높은 타점 = 높은 release height
■12-6에 가까운 팔각도(arm_slot)
■더 많이 끌고나오는 릴리즈 = 긴 extension
■더 많은 회전

그런데, 이것들을 동시에 얻으려 하다보면 함정에 빠질지도 모른다.

1. 높은 타점과 긴 익스텐션은 동시에 성립하기 어렵다

높은 타점을 만들고싶다면, 키와 팔길이 조건에서 암슬롯을 높여야 한다. 하지만 높은 암슬롯과 긴 익스텐션은 동시에 얻기 어렵다. 팔이 머리 꼭데기에 붙어있지 않은한, 긴 익스텐션을 얻으려면 오히려 암슬롯을 스리쿼터에 가깝게 낮춰야 한다. 높은 암슬롯으로 긴 익스텐션까지 얻으려한다면 아무래도 몸에 무리가 가는 투구폼이 되거나 밸런스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

2. 더 긴 익스텐션과 더 높은 회전 사이의 상관관계가 불분명하다

관찰된 바에 의하면, 더 많이 끌고나왔을때 회전이 많아진다는 증거가 없다. 더 많이 끌고나왔을때, 공의 홈플레이트 도달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체감속도]의 잇점을 가질 수는 있지만, 투수의 속구 구속 범위에 따라 약간의 체감속도증가로 이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반면 몇가지 구종은, 긴 익스텐션과 궁합이 나쁘다. 득실을 따졌을때 손해가 더 클 여지가 있다.

3. 많은 회전과 큰 무브먼트 사이의 상관관계도 불분명하다

속구의 회전수가 라이징무브먼트에 주는 영향은 아주 작다. 아주 약간 라이징무브를 키우지만 그정도 차이가 헛스윙%나 피장타율 등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더 작다. [구속]이란게 훈련에 의해 어느정도 달라진다해도 결국, 타고난 범위 안에서 제한되듯이 회전이란 것도 그렇다. 실전용 커맨드를 유지하는 전제로, 모든 투수가 150kmh를 던지진 못한다. 모든 투수에게 150kmh를 던지라고 요구하는 코치도 없을 것이다. 공의 무브먼트는 다를까? 회전수도 구속과 마찬가지로 투수가 타고난 범위 안에 있을 것이다.

[구속]과 [투구메카닉] [피칭전략]을 두고본다면,

(1) 한계구속을 [상수]로 놓고, 한계구속에 가까워질때까지는 투구메카닉이 [변수]가 되었다가,
(2) 한계구속에 이르면 다시 투구메카닉은 [상수]가 될 것이다.
(3) 이젠 한계구속과 메카니즘을 상수로 놓고, 그 조건에서 던질 수 있는 공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변수]로서의 피칭전략을 탐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무브먼트]와 [투구메카닉] [피칭전략]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여야 하는게 아닐까.

“자기한계를 섣불리 예단하면 안된다. 팔이 부셔져라 될때까지 하는 동안에 한계를 깨트릴 수 있다.” 는 반론을 대략 사양합니다.

새로운 추적데이터, [회전수] [익스텐션] 같은 것들에 대해 “150kmh를 던지는게 이상적인데 넌 지금 143kmh를 던지고 있어. 그러니까 150kmh를 던지도록 해봐” 라는 식이 되진 않았으면 좋겠다. 그 데이터는 오히려 그 반대방향으로 쓰여져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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