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선수의 운동능력을 제한하지 않도록
지난 가을 만나고 왔던 앨런 지이거 코치가 MLB network 방송에 나오셨군요. 그간 간간히 지이거 코치의 접근법을 소개해 드렸는데 그것들을 10여분 동안 정리해서 전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직접 들었던 말씀을 조금 덧붙여 간략히 옮겨봅니다.
(방송보기) MLB Now : Keeping Players Healthy
나는 어쩌면 과학보다는 느낌feel이나 감을 강조하는 코치라고 할 수 있다. 여전히 롱토스를 하라고 하고, ‘팔의 소리를 들으라listen to your arm’고 한다. 과학의 역할은 그것대로 필요하지만 과학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선수의 본능nature과 직관intuition에서 멀어지기도 하는 것이 아이러니다.
투수를 성장시키고 관리하는 법에 대해 많은 정보들이 있다.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요즘은 투수들에게 많은 제한restriction을 요구하고 있다. 투구수를 제한한다든지 캐치볼을 하는 거리를 제한한다든지. 이러한 보수성conservatism은 투수가 성장하는 것을 가로막는 측면도 있다.
트레버 바우어는 롱토스로 100미터를 던진다. 롱토스를 하며 선수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최고수준의 운동능력athleticism을 드러낸다. 몸이 지니고 있는 최고지성greatest intelligence이 드러난다. 우뇌의 창조성을 자극하게 되고, 이는 그대로 불펜피칭으로까지 이어진다. 롱토스를 한다고 하면 던질 수 있는 최고의 거리까지 도전하면서 선수가 스스로 자신의 팔과 몸의 느낌을 잘 관찰하도록 한다. 엄격하게 투구수, 훈련시간 등을 정해놓는 것은 장애가 될 수 있다.
투수에게 1년 중 가장 위험한 시기가 스프링캠프 기간이다. 특히 처음 10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난 20년 동안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던 많은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피드백을 받아왔다. 스프링캠프에서 보통 불펜피칭을 하루 걸러 한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최소한 이틀은 쉬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겨우내 몸을 잘 만들어 놓고 처음 6~8일 동안 불펜 피칭을 하며 팔과 몸에 많은 충격을 받게 된다. 투수 코치나 단장 등이 지켜보면 투수는 무리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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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투수는 경기장에 도착해서 오랜 시간을 머물게 된다. 몸을 풀고 나서도 상당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던질 차례가 되어서 갑자기 몸을 풀고 마운드로 향하는 것은 당연히 몸에 큰 부담을 준다. 팀에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최고한 30~40분 마다 밴드 작업을 한다든지 하는 프로세스를 준비해야 한다. 이는 경기 후의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