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 힐이 말하는 ‘나의 커브’

지난 23번째 코끼리야동클럽에서 함께본 강연의 핵심내용을 간추렸습니다. LA 다저스 리치힐 선수의 커브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도 김현성 스카우트님께서 통역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리치힐이 말하는 ‘나의 커브’

리치힐 선수는 15~16세 무렵(우리나라 나이로는 고등학생)부터 커브를 던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스포츠의학자들이 어린 나이에 커브를 던지는 것이 부상으로 연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많이 내놓고 있는데 본인은 가급적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위주로 던질 것을 추천한다고 합니다. 기본foundation을 갖추는게 중요하다고.

손끝의 감각은 나름 타고난 재능talent인 것 같은데, 재능을 스킬skill로 발전시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말합니다. 재능, 테크닉과 스킬을 구분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테크닉과 스킬에 대한 최종환 코치님의 글을 참고할 만합니다.

(관련글) 테크닉 vs 스킬

보통 투수들이 커브를 존의 낮은 곳으로 던져 헛스윙을 유도하려고 하는데 리치 힐 선수는 높은존으로 공격하는 커브도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브를 던질 때의 메커니즘도 설명해 주었는데요. 공을 놓기전 마지막 10~20센터미터 구간에서 제대로 힘을 쓰는 것에 신경을 쓴다고 합니다.  거기서 커브의 구속과 회전수 등이 정해진다고 합니다. 커브에 회전을 줄 때는 마치 던진 공이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느낌으로 던진다고 했습니다. 전반적인 투구 메카니즘은 머리, 코어, 골반이 동시에 홈플레이트 쪽으로 향하듯이 던진다고 하더군요. 하체와 어깨강화운동을 특히 강조했습니다.

동료와 3미터 간격으로 마주 보고 커브그립으로 가볍게 던지며 공의 회전을 확인하는 연습을 추천했습니다. 볼에 검은 테이프나 매직으로 선을 그려서 어떻게 도는지 보기 쉽게 하면 좋다고..

리치 힐 선수는 벤치에서 사인을 자꾸 주면 투수의 창의성이 개발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마운드에서만 느낄 수 있는 타자의 반응이 있는데 그것들을 잘 활용해 투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선발투수로 올라가기 전에는 상대팀 타자들의 스윙영상을 한번씩 훑어본다고 합니다. 타석 어디에 서는지, 스윙궤적은 어떤지를 머리에 담고 마운드에 오른다고 합니다.

또한 리치 힐 선수는 팔각도에 변화를 주면서 투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동료였던 잭 그레인키를 보면서 더욱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레인키 선수는 이닝 사이에 덕아웃 뒤로 가서 자신의 투구추적데이터를 본다고 합니다. 그레인키 선수는 같은 변화구도 다른 속도와 궤적으로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타자가 다음 타석에 들어설 때는 같은 커브, 체인지업이라도 살짝 변화를 주어 상대한다고 합니다. ‘아! 같은 변화구라도 다르게 던질 수 있다면 다른 구종이 되겠구나.’ 이런 깨달음을 얻고 패스트볼이든 커브든 조금씩 다르게 던지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평소에는 아래처럼 누워서 공을 던지며 감을 익히는 연습을 하면 좋다고 합니다. 캐치볼을 할 때도 손의 감각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공을 두 개 가지고 한다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안그러면 공을 던지고 기다리는 시간 동안 공이 손에서 떠나있으니까요.

리치 힐이 대담 중에 이런 말을 남겼는데 무척 와닿았습니다. 30대 중반을 넘어 잭팟을 터뜨린 선수의 대단한 내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야구에 ‘언제나, 절대로’라는 것은 없다. There is no always no never in baseball” 


(24번째 코끼리야동클럽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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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련에 데이터를 활용하는 코치들의 인터뷰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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