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시간을 제한하자

이종열 위원께서 아주 의미심장한 말씀을 남겨주셨네요. 학생선수들의 훈련시간을 제한할 것을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계십니다. 저는 학생스포츠에서 단 하나의 액션으로 많은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이 ‘훈련시간의 제한’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구라고 하면 초등/리틀 2시간, 중고등 3시간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요. 이런 이야기를 KBO의 세미나에서 초등과 중학교 감독님들 앞에서 했다가 곤혹을 치른 적이 있습니다.

훈련시간이 줄어들면 여러가지 일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게 되겠죠. 짧은 팀훈련을 마치고 선수들은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자율적으로 선택하게 될 겁니다. 자신의 몸상태를 섬세하게 반영하지 않는 단체운동을 오랜 시간 하지 않게 됨으로서 부상의 위험도 줄어들 테구요. 자신이 생각할 때 요즘 조금 무리를 했다면 지도자의 눈치를 볼 것 없이 그냥 쉬면 됩니다. 요즘은 고교야구팀마다 인원이 늘어나서 프로팀만큼이나 경쟁이 치열합니다. 아파도 아프다는 말을 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또 덕수고의 이정호선수나 서울고의 홍승우선수처럼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도전할 친구들은 부족한 학과공부를 하면 될테구요.

지도자분들도 짧아진 훈련시간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강의나 수업도 주어진 시간이 긴 경우보다 짧을 때 더 많은 준비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어영부영 하다가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릴 수 있기 때문에 훈련계획을 문서로 분명하게 작성하는 등 훈련과 시합을 효율적으로 조직하는 능력이 조금씩 길러지게 되겠죠. 훈련시간 단축이 지도자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이는 학생스포츠 지도자의 불안정한 고용문제 등과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대화가 필요한 도전입니다. 하지만 선수의 미래와 지도자의 안정적인 삶 모두를 위해 한번쯤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어쩐지 때가 된 듯한 느낌도 들구요. (출처 : MK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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