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위기 속에서 선수를 관리하는 코치들의 과제

2020년 3월부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세계는 급변하기 시작했고, 유소년 스포츠 분야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대부분의 학교 수업이 중단되었고, 남아있는 스포츠 경기들도 시즌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름 캠프나 기타 유소년 레슨 등 스포츠 관련 여러 분야가 일시적으로 마비되었습니다. 수많은 유소년 선수와 그들의 가족, 자원봉사자, 강사, 학교, 여러 사회기관 등이 언제 이 사태가 끝날지 모른 채 불안해하고 있죠. 마치 공상 과학 영화에서 세상의 종말을 맞이하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코치들은 아이들을 위해 여러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필자는 현재 고등학교에서 테니스 코치를 하면서 선수들의 멘탈 상담을 합니다. 항상 선수와 그의 가족들과 연락을 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선수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해주고 있지요.

온라인상으로 선수들과의 할 수 있는 일이 많진 않겠지만, 유소년, 청소년 선수들은 코치와 연락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한결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 선수들은 (물론 그들의 가족들도) 운동할 때뿐만 아니라 운동 외적인 부분에서 케어가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선 우선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코치 스스로가 선수들의 본보기가 되어야한다는 것입니다. 선수들은 코치들이 어떻게 이런 시련을 극복해나가는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코치들 스스로가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모습을 모이는지, 제대로 된 지식을 갖추고 있는지, 뚜렷한 목표가 있거나 긍정적으로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지 등을 살피며 그대로 따라하려고 하죠.

코로나 사태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는 오로지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이 사태를 어떻게 해쳐나갈지 우리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선수들은 시즌이 일찍 막을 내린 탓에 화나기도 하겠지만, 이는 비단 스포츠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여가 생활 등 여러 분야에도 마찬가지로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련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오로지 우리의 선택입니다. 즉, 마냥 슬퍼하고 좌절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 문제(운동시설 폐쇄,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풀어나갈지 계획하고 행동한다면 여러 심적인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한 때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TV 프로그램 ‘Everybody Loves Raymond’(내 사랑 레이몬드, 미국에서 9년간 한 시트콤)에서 등장인물들이 자신들 앞에 놓여진 문제를 풀어나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여기서는 이미 벌어진 사건을 원망하고 비난하는 것이 아닌, 자신에게 현재 주어진 문제를 풀기 위해 해결방안을 찾아 나서지요. 예를 들어 침몰하는 타이타닉 호에 갇혀 있다면, 살기 위해 구명보트로 달려가지, 배와 부딪힌 빙하를 원망하진 않을 것입니다.

당신이 선수이건 코치이건, 이 사태를 해결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합니다. 또한 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가면서 우리는 좀 더 정신적으로 성숙해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우리는 코로나 사태 자체를 바꿀 수 있는 행동을 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정부가 할 일이지요. 우선, 우리는 질병관리본부에서 말한 가이드라인을 따르며 우리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나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따뜻한 물에 20초 이상 비누로 손을 씻고,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를 끼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병원이나 기관에서 말하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루머나 소문에 흔들리지 마세요.

만약 시즌이 일찍 종료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더 큰 피해를 입었을 지도 모릅니다. 시즌 마감은 적절한 조치였습니다. 이에 대해 유소년 선수들이 속상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사태에도 좋은 기회는 언제나 있기 마련입니다.

이전까지 운동 자체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면, 이제는 잠깐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요리를 배운다던지, 시를 써본다던지, 무언가를 만들거나 새로운 악기를 배울 수도 있습니다. 또한 과학 같은 평소 해보지 못했던 분야를 공부할 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코치도 평소 자신이 하지 못했던 분야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우리는 평소에 해보지 못했던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지금 당장은 선수들을 직접 만날 순 없지만, 선수들에게 문자나 이메일을 보내 서로의 마음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좀 더 여유로워 졌기 때문에 선수들이 주변 사람들과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지요. 평소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던 사람들과 연락 해보세요. 비록 남아있는 운동경기가 대부분 취소되었고,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것 덕분에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시간을 얻었습니다.

시합이 열리진 않지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여러 방법들

실제 경기를 하지 않아도 선수들 스스로가 자신의 목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세요. 결과에 대한 목표 보다는 과정에 있어서의 목표 설정을 세우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즉, “게임을 이긴다. 챔피언이 된다.” 보단, “이번 주 내로 팔굽혀 펴기를 5개 더 늘릴 거야” 같은 마음가짐을 가지게 하는 것이죠. 왜냐하면 우리는 과정을 컨트롤 할 수 있지만, 결과를 컨트롤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전에 한 번도 코로나 사태와 같은 재난을 겪어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고, 매일 책임감과 희망을 가지며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이나 부모님, 코치들은 언제나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니 염려마세요.

저는 고등학교와 대학교 선수들이 스스로 시간을 관리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여러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보통은 유소년 선수들에겐 부모님을 통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대학 선수들과는 직접 소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코치를 통해서가 아닌 선수 스스로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선수들에게 집에서 혼자 연습할 수 있도록 여러 방법을 알려줍니다. 어떤 스포츠라도 선수들에게 시합을 대비할 수 있는 정보를 주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죠. 비디오나 이메일, 문자 등을 활용해 선수들에게 좋은 정보를 보내주세요.

쉬고 있는 투수들, 무엇을 해야 하나? (론 월포스, 텍사스 베이스볼 랜치)

또한 선수 스스로가 자신들의 운동에 관한 정보를 익힐 수 있도록 여러 사이트를 알려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선수들이 원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알면 그에 대한 것을 찾아서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 스포츠의 역사, 전략, 기술, 영양, 트레이닝, 컨디셔닝, 그리고 감정이나 심리적인 부분까지 선수들이 보고 익힐 수 있는 분야는 너무나 많습니다. 선수들이 어떤 수준이건 그들에게 스스로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선수들을 적절히 자극하면서 운동에 대한 열정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선수들의 몸이 쳐지지 않게 밸란스를 유지할 수 있는 연습 드릴을 주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선수들에게 30초~1분간 각각의 손에 공 하나씩 쥐고 바닥에 튀기면서 잡는 연습을 하도록 합니다. 점점 더 적응이 되면 서로 교차해서 잡도록 하죠. 공이 각각의 높이와 스피드로 튀어 오르기 때문에 잡기 어렵기도 하지만, 계속하다보면 재밌기도 하고 운동능력을 키울 수 있어서 좋습니다.

또한 선수들에게 시각화나 이미지 트레이닝의 기술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부상당한 선수들에게 시각화를 꾸준히 시켰더니 운동능력과 기술이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는 연구결과들이 많습니다. 시각화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가이드라인은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자면 이미지를 생생하게 그리는 것입니다. 내가 볼 수 있는 것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 냄새, 입에 침이 마르는 느낌, 심장박동 소리, 땀 흘리는 느낌까지 아주 생생히 그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추신수선수의 구체적인 이미지 트레이닝

또한 선수들이 집에서 홈 트레이닝을 할 수 있도록 여러 루틴을 짜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별한 장비를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체중을 이용해 할 수 있는 운동이면 좋습니다. 이 시기에 체육관을 가지 못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곤 합니다.

먼저 간단하게 땀을 흘릴 수 있는 워밍업을 10~20분 정도 하세요. 집에 트레드 밀이나 사이클이 없는 경우 집에서 간단하게 뛰어도 좋습니다. 음악에 맞춰서 몸을 움직이면 더욱 재미있을 것입니다. 복서처럼 쉐도우나 어퍼컷 등의 모션을 통해 하체와 상체를 같이 자극할 수 있습니다. 팔굽혀펴기나 복근운동도 같이해주세요. 몸무게가 가볍다면 몇 권의 책이나 물통을 들고 운동해도 됩니다. 크게 1미터 정도 한발 내딛고 셋을 세고, 또 한발 크게 내딛으며 셋을 세며 운동해보세요.

저는 또한 1분짜리 다양한 테니스 스윙이 있는 영상을 만들어서 선수들에게 보내주고 있습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사람들이 어떻게 자기만의 방법으로 스윙 연습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면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러다보면 선수들이 자신의 스윙 영상을 보내오는데, 저는 그것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제가 맡고 있는 여자 테니스팀 선수들이 저에게 멘탈을 강화하기 위한 자료를 요청했고, 우리는 ZOOM(화상회의)를 통해 그것에 관련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각 분야 코치들은 정책 결정권자들이 언제 스포츠 시즌을 재게 할 수 있는지 도움되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각 분야 코치들은 시합이나 연습 등 대부분의 과정을 꼼꼼히 체크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와 위생 지침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를 위해서 코치 스스로가 먼저 여러 의견을 기록해 계획을 짜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프로그램 담당자, 체육 담당자, 학교장, 리그 위원장 등 여러 사람과 공유해서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헤드 코치의 도움으로 여러 관련 사람들과 얘기를 나눴고, 제 의견이 지역 대회를 다시 시작하는데 있어 중요한 가이드라인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코치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죠. 의견이 있다면 기다리지 마세요. 계획을 짜고 행동으로 옮겨야 실제 효력을 낼 수 있습니다.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때가 되면 우리는 다시 운동장에 복귀할 것입니다. 이전과는 조금 바뀐 모습이겠지요. 한 동안 많은 선수들이 운동을 하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몇몇 선수들은 복귀를 기다리며 연습하고, 공부하고, 이미지트레이닝 등을 통해 한층 발전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코로나 사태가 계속되는 동안 코치들은 선수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도우며, 선수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합시다. 이런 힘든 시기에서도 분명 사람들을 돕고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이는 아마도 우리 삶에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선수들이 더욱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도록 도와줍시다.

글 : Peter C. Scales (Mental and Emotional Training for Tennis 저자, 발달심리학 박사, arkway South High School 코치)
번역 : 김병준

이 글은 National Alliance for Youth Sports의 허락을 받고 2020년 5월 5일자 기사 ‘Coaching Challenges: Making a difference during these difficult times’를 번역한 글입니다.

——
Peter C. Scales 박사는 발달 심리학자이자 청소년 긍정 발달에 있어 국제적으로 알려진 학자이다. 그는 테니스 티칭프로 자격을 가지고 있으며 파크웨이 사우스 고등학교의 테니스 코치와 워싱턴 대학교의 여자 테니스 팀 멘탈 상담사이기도 하다. 테니스코치협회에서 베스트셀러로 셀러로 지정한 책 ‘Mental and Emotional Training for Tennis: Compete-Learn-Honor’의 저자이기 하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