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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를 쓰며 ‘야구뇌’를 단련한다 : 야구노트를 사용하는 일본의 고교야구팀 사례

야구노트를 활용하는 일본의 고교야구팀 이야기입니다. 서영원님께서 소개해 주셨습니다. 출처 : best-times.jp

이나베 소고 가쿠엔 고교의 야구 노트

최강 야구부의 비밀 : ‘야구노트’로 ‘야구뇌’를 단련한다. 

최고의 꿈인 고시엔을 향한 야구 소년들의 노트!

고등학교 야구선수에게 최고의 꿈인 ‘코시엔’. 그 무대에 서기 위해 선수들은 매일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그들이 쓰는 ‘야구 노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니혼햄 파이터스의 오타니 쇼헤이 선수가 고등학교 시절에 ‘목표달성표’를 쓰며 성장의 원천으로 삼았다는 것은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나마키히가시 고등학교는 ‘목표달성표’ 외에도 선수 개개인이 자율적으로 ‘야구노트’를 사용했다. 이런 모습은 사실 고교야구에서 결코 드문 풍경은 아니다.

왜 많은 학교가 ‘야구노트’를 사용하는지 시리즈 누계 15만부를 돌파한 『야구노트에 쓰는 고시엔』을 집필한 고교야구 전문 미디어 ‘고교야구 닷컴’ 편집장인 야스다 미유 씨에게 그 비밀을 물었다.

Q 야구 노트가 뭔가요?

고등학교 야구선수들이 매일 훈련을 돌아보고 그날 있었던 일과 자신의 생각을 담는 훈련일지 같은 것입니다. 팀 전체적으로 하는 학교도 있고 선수가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팀 전체가 야구노트를 쓰는 경우에는 그것이 선수와 감독의 ‘교환일기’ 같은 존재가 됩니다. 매일 방과 후 연습이 시작될 때 감독으로부터 노트가 돌아오고, 그것을 여는 순간은 매번 두근두근 하면서 책장을 넘기게 된다고 합니다.

Q 야구노트를 알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습니까?

대회 뿐 아니라 전국 각지의 야구부 연습도 취재하면서 야구노트를 활용하는 많은 팀들을 만났습니다. 요즘은 하교 시간이 엄격히 규정되어 있거나 또 축구나 럭비와 같은 동아리와의 공존을 위해서 그라운드에서의 훈련시간이 짧은 팀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 팀들은 노트를 쓰는 것도 하나의 훈련으로 간주하고 그 시간을 잘 활용하고자 합니다. 그런 시간을 통해 팀도 성장한다고 믿는 학교가 실제로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모습을 보고 야구노트의 활용법에 대해 보다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Q 구체적으로 그 활용법을 듣고 싶습니다.

팀마다 활용하는 방식은 조금씩 다릅니다. 예를 들면, 니시토쿄의 츠루가오카 고등학교에서는 스스로 하루를 돌아보는 개인 노트 외에 팀전체가 ‘반성노트’를 쓰고 있습니다. 경기 중에 감독이 하는 말을 적고 경기 후에 버스 안에서 다시 읽으며 경기를 되돌아보자는 취지입니다.

아침 청소 작업에 대해 다음 그룹에 넘길 수 있도록 ‘청소 일지’를 쓰는 팀도 있습니다. 이런 형태로 3권의 노트를 활용하고 있는 팀도 있구요. 투수나 내야, 외야 등 같은 포지션끼리 서로 주고 받는 ‘포지션 노트’를 사용하는 팀 등 저마다에 맞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Q 인상적인 노트가 있었는지요?

선수가 감독에게 직접 말하기 어려운 것을 노트를 이용해 솔직하게 전하는 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습경기에서 타순이 바뀐 선수가 “왜 제 타순을 바꾸셨나요? 솔직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쓰는 겁니다. 그러면 다음날 감독이 타순을 바꾼 이유와 그 선수에 대한 격려의 말을 적어줍니다. 노트를 통한 바로 그 대화를 계기로 선수가 크게 성장했다고 합니다. 그런 노트 활용법도 인상적이었습니다.

Q 야구노트를 활용하는 것이 어떤 좋은 점이 있을까요?

무엇보다 자신과 마주 하는 시간이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날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서 돌아보거나 조언받은 것을 적으며 이른바 복습시간을 가지면 야구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분명히 알게 됩니다. 실제로 취재를 했던 팀의 선수들도 노트를 쓰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가슴으로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Q 그런 내용들을 『야구노트에 쓰는 고시엔』이란 책으로 정리하신 거군요.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고교야구 선수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3년을 보내는가? 매일 무슨 일이 있고, 경기 중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다친 날이나 연습이 잘 안되는 날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강해졌는가 하는 것들을 담고 싶었습니다. 그런 성장의 모습들이 노트를 보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고시엔에 출전한 선수도, 꿈이 좌절된 선수도 같은 3년의 시간을 지나며 고교야구와 야구노트를 통해서 소중한 것을 발견합니다. 그 과정을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들의 뜨거운 가슴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취재를 했습니다.

‘가바이 바람’으로 불리며 무명 학교에서 단숨에 고시엔의 정점에 올라선 사가키타 고등학교는 야구노트를 활용하고 있는 팀 중 하나이며 감독은 야구노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야구노트가 있다고 해서 이기는 것은 아닙니다. 근데 야구노트가 없었다면 이기지 못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건 잘 모르겠어요. 단지 기억의 사슬이라고나 할까요? 노트를 적음으로 인해 선수들 안에도, 제 안에도 남아있는게 있습니다.”

많은 선수들이 야구노트를 쓰며 이른바 ‘야구뇌’를 단련하며 성숙한 야구선수로 자라고 있다. 고시엔은 이러한 알려지지 않은 노력들이 있기에 그 꿈의 무대가 더 빛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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