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깨워 운동의 효과를 높인다 (이효근, 벡터바이오)

벡터바이오의 이효근 연구팀장입니다. 지난 칼럼에서 우리의 ‘뇌’는 트레이닝을 통해 그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얘기했습니다. 특히, 타이밍조절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IM트레이닝에 대해서 소개를 했습니다.

(지난 칼럼 보기)

브레인 트레이닝 : 타이밍을 컨트롤하는 능력을 키워라 (이효근, 벡터바이오)

그리고 이번 칼럼에서는 직접적으로 뇌를 자극하여 ‘잠들어 있는 뇌’를 깨우는 뇌 전기자극 트레이닝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선수의 숙명! 에이징 커브

생물학적 관점으로 볼 때 우리의 신체 모든 기관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기능이 저하됩니다. 특히, 발휘할 수 있는 근력 및 체력 등 전반적인 근골격계 피지컬적 기능이 저하됩니다. 우리는 이를 ‘신체적 노화(aging)’ 라고 얘기합니다. 다양한 스포츠 분야의 엘리트 선수들은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각자의 전성기가 있고, 그 시기가 지나게 되면 점점 그 기량이 하락하게 됩니다. 물론 모든 스포츠 선수들의 전성기는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전성기가 시작되는 시점과 지속되는 기간이 다릅니다. 하지만 일정 기간의 전성기가 지나면 반드시 피지컬적 기량 하락의 시기가 찾아오는 것은 누구에게나 동일합니다. 이것은 모든 선수들이 맞이하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며 우리는 이를 ‘에이징 커브 (Aging Curve)’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투수의 에이징 커브에 대한 그래프, 출처: 팬그래프https://blogs.fangraphs.com

어느 누구도 이 시기를 피해갈 수 없습니다. 다만, 에이징 커브가 시작되는 시기를 늦추기 위해, 즉 전성기의 기간을 최대한 지속하기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또한, 에이징 커브로부터 나타날 수 있는 기능(기량)하락의 정도를 최소화 시키고자 노력합니다. 따라서, 선수 본인, 코치 그리고 감독은 이를 위해 최선의 훈련 방법을 선택합니다. 선수들의 훈련 루틴, 생활 패턴 및 식이요법과 같은 것들은 어쩌면 최선의 것을 찾기 위한 여러 방법들 중 하나일 것입니다. 오늘 칼럼에서 제가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이전의 것과는 다른 방식의 훈련 방법입니다. 바로 잠들어 있는 뇌를 깨우는 방법입니다.

루카스 지올리토의 멘탈 트레이닝 장비 BrainKanix

뇌에 전기를 주입하다

우리의 뇌는 신체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조절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하지만 육체적 노화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뇌 기능도 하락합니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쇠퇴하고 인지력이 떨어지고 심지어 운동을 조절하는 신경계의 운동제어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운동을 명령하는 신경계통의 기능이 적절한 역할을 담당하지 못한다면 충분한 피지컬 훈련을 하더라도 최고의 효과를 가져오기 힘듭니다.

뇌과학을 접목한 스포츠과학 분야에서는 기술습득의 운동 학습적 분야 뿐만 아니라 피지컬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뇌를 직접 자극하는 방법을 연구해왔습니다. 최근 이러한 방법중에서 가장 간편하고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는데 바로 그것이 뇌 전기자극 (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 TDCS) 입니다. “우리의 뇌에 전기를 자극한다고?” 언듯 보기엔 “간편하게 적용할 수 있을까?”, 혹은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듭니다. 결론부터 다시 말씀드리면, 뇌 전기자극 방법은 매우 간편하고 안전합니다.

메이저리그 선수에게 적용된 스포츠 타입의 뇌 전기자극 헤드폰

우리의 뇌는 (예, 운동피질, 전두엽피질 등)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예, 도파민)을 통해서 그 기능이 활성화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신경전달물질이 줄어들거나 신경전달물질이 전달되는 통로가 막히는 것과 같은 형태의 문제가 발생하고 이는 결국 뇌 기능의 약화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이러한 신경전달 물질을 대체하여 뇌 기능을 정상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해 소개된 방법이 바로 뇌 전기자극 입니다.

수많은 뇌과학 연구들을 통해서 운동피질과 전두엽피질의 신경계에 미세한 전기자극을 줌으로써 운동을 학습하는 능력과 운동을 조절하는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결과는 보고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적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 전기자극을 통해 뇌를 활성화 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사격과 양궁 뿐만 아니라 수영과 같은 극도의 피지컬 능력을 요구하는 스포츠 종목에서도 뇌 전기자극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칼럼에서 얘기했던 ‘브레인 도핑’의 시작이 바로 뇌전기자극 이었습니다.

운동학습을 도와주는 ‘말랑말랑한 뇌’

경두개 뇌 전기자극은 매우 간단한 원리로 적용됩니다. 마이크로볼트 단위의(사람이 직접적으로 느끼기 힘든 정도의 매우 약한 전기자극) 미세한 전류자극을 원하는 부위에 주입하는 것입니다. 약 20분 동안 전기자극을 받게 되면, 자극 받은 뇌는 충분한 활성화 상태가 됩니다. 즉, 잠들어 있는 뇌를 깨워서 각성된 상태로 만들어주는 작업이라고 보면 될거 같습니다.

운동재활을 위한 경두개 전기자극 훈련, 출처: https://www.biomedcentral.com

활성화가 지속되는 시간은 약30분 ~ 1시간 정도 유지가 되고, 이때 우리의 뇌는 무엇이든 잘 흡수하고 학습할 수 있는 그런 상태가 됩니다. 저는 보통 이런 상태를 ‘말랑말랑한 뇌’ 라고 얘기합니다. 이때 우리는 더 높은 집중력을 발휘할 수도 있고, 운동기술을 원활히 학습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운동피질에 전기자극이 이뤄지면 운동피질에서 담당하는 다양한 형태의 근골격계의 운동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트레이닝’에 대해서 반드시 기억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무언가 스포츠 기술을 습득하고 마스터하기까지는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훈련 프로그램이 요구됩니다. 뇌 전기자극 훈련 방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많은 뇌과학 연구들은 뇌 전기자극방법의 긍정적인 면에 대해서 다양한 형태로 효과성을 검증해왔습니다. 하지만, 뇌 전기자극은 일시적이고 빠른 효과성을 기대하고 접근하는 훈련 방식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만약 단 한순간의 전기자극을 통해 운동 기능 향상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 아마도 이는 ‘브레인도핑’으로 금지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뇌 전기자극훈련이 브레인도핑이 아니라 ‘스포츠과학의 진보와 적용’ 이라고 얘기하고 싶은 이유는 선수들의 꾸준한 자기 관리와 철저히 지켜지는 다양한 훈련 루틴 속에서 추가적인 훈련으로 적용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짧은시간이라도 뇌 전기자극을 꾸준하게 훈련으로써 수행한다는 것은 선수들이 충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 뇌에서 발생하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미세한 변화일 수 있으나, 그 변화가 피지컬 혹은 멘탈 성장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 이와 같은 브레인 트레이닝은 충분히 시도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LA 다저스 트레버바우어 tDCS 훈련 모습, 출처: https://www.si.com

글 : 이효근
벡터바이오 연구팀장
University of Florida 에서 신경역학(Neuromechanics)을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신경역학 이론을 스포츠와 임상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야구 선수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브레인 트레이닝을 개발하여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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