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과 ‘감동’을 경험한 시간 (이대수)

작년에 이어 올해도 컨벤션을 찾았다. 컨벤션 첫 날은 유소년 선수들을 가르치는 일정이 잡혀 있어서 아쉽게도 참석하지 못했다. 둘째 날 아침 일찍 SK에서 함께 동고동락했으며 좋아하는 후배인 김재현 감독과 함께 서강대학교로 향했다. 리틀야구 감독으로 새로운 길을 시작한 김감독에게 컨벤션을 꼭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작년에 안성기 원장님의 강연을 들으며 머리가 번쩍했던 순간이 있었다. ‘아. 저런 방식의 코칭이 더 효과적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한 강연이었다. 올시즌 연습을 하며 그때 들었던 ‘자기조직화self-organizing’나 ‘제약constraints’과 같은 개념들을 연습에 조금씩 적용해 보았다. 연습의 의도와 목적만 명확히 알려주고, 몇 가지 제약을 세팅한 다음 선수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연습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내가 볼 때 그렇게 연습했을 때 선수 개개인의 능력치가 보다 잘 발휘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선수들의 피드백도 좋았다.

그래서 특히 관심을 갖고 안성기 원장님의 강연을 귀기울여 들었다. 내가 올 해 시도했던 연습방법들이 떠오르며 또다시 다른 아이디어들이 떠올랐다. 이래서 컨벤션같은 자리가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경험들을 강연에 비추어서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동국대학교 김언호 교수님의 트레이닝에 관한 강연도 기억에 남는다. 나도 선수들의 웨이트하는 모습을 보며 가끔은 의문을 가질 때가 있었다. 저렇게 어중간하게 오래 하는 웨이트가 효과가 있을까? 교수님께서 분명한 어조로 해주시는 말씀이 그래서 더욱 와닿았다. 나로서는 조금더 공부를 해야 할 영역이다.

마지막 강연이었던 임창민 선수의 이야기도 무척 좋았다. 강연 전체가 하나의 감동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친구집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포함해 여러 진솔한 이야기들에 크게 감명을 받았다. 코치로서 뿐만 아니라 부모로서도 정말 느낀 게 많은 강연이었다.

강연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컨벤션이었다. 조금더 시간이 충분히 준비되어서 서로 묻고 답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시작이라 욕심일 수도 있지만 우리도 미국처럼 한켠에 야구장비를 구경할 수 있는 부스도 준비되어서 아이들이 부모와 같이 손잡고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컨벤션으로 발전하면 좋겠다. 올해도 이런 귀한 행사를 준비하느라 고생한 코치라운드 관계자 여러분께 고맙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

이대수
SSG 랜더스 퓨쳐스 총괄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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