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는 아이의 속마음

아침에 학교에 가는 아들에게 ‘요즘 해피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해피하지’ 하면서 바로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왜 그런데?’라고 물었더니 ‘야구를 안해서’라는 대답이 바로 나왔습니다. ‘야. 그럼 야구 그만둬야겠다’라고 했더니 ‘그건 아니고. 가끔 이렇게 쉬면 그냥 좋아서’라고 말하더군요. 열흘 정도 훈련이 없는 동안 친구들이랑 게임도 실컷 하고(정말 키보드가 닳도록 앉아있더군요) 여자친구도 만나면서 신나게 놀고 있으니 그런 대답이 나왔을 거라고 봅니다. 진정한 봄날을 즐기고 있으니까요.

아침에 학교에 가는 아들에게 ‘요즘 해피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해피하지’ 하면서 바로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왜 그런데?’라고 물었더니 ‘야구를 안해서’라는 대답이 바로 나왔습니다. ‘야. 그럼 야구 그만둬야겠다’라고 했더니 ‘그건 아니고. 가끔 이렇게 쉬면 그냥 좋아서’라고 말하더군요. 열흘 정도 훈련이 없는 동안 친구들이랑 게임도 실컷 하고(정말 키보드가 닳도록 앉아있더군요) 여자친구도 만나면서 신나게 놀고 있으니 그런 대답이 나왔을 거라고 봅니다. 진정한 봄날을 즐기고 있으니까요.

아들 녀석은 전에도 몇 번 야구를 쉬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저한테는 조금 말하기 불편했는지 엄마한테 가끔씩 그런 생각을 전달하더군요. (아들이 저에게 그런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자책하고 있습니다.) 주변의 부모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들 조금씩은 비슷한 경험들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한두 번씩은 다들 들으셨더라구요. 매일 운동장을 달리고, 재미없는 체력훈련에, 자유시간도 거의 주어지지 않는 생활이 사실 아이들한테는 버거운 일이겠다는 생각은 늘 듭니다.

아이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경우, 어떤 부모님은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며 아이를 혼을 내며 강하게 끌고 가시는 것 같고, 또 어떤 분은 ‘하고 싶을 때 하고, 하고 싶지 않을 때 쉬면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니?’하면서 아이를 설득하고 동기부여를 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아이의 의견을 그대로 존중해서 감독님과 상의해 쉴 수 있게 해주시는 분도 계시구요. 어떤 경우든 아이의 성장에 대해 부모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믿음이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경우에 일단 아이를 쉬게 해주어야겠다고 쉽게 결론내리는 편이었습니다. 제 마음 속에는 ‘지금의 유소년 야구는 아이들이 감당하기에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무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요령껏 쉬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러다보니 아이의 힘들다는 한 마디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빨리 쉬게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곤 했습니다.

그런데 중1 여름대회가 끝났을 때쯤에 아이의 ‘힘들다’는 말 뒤에 다른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음을 발견한 적이 있습니다.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는 자세히 기억이 나질 않지만 우연히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이 몸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훈련이 힘들거나 몸이 따라주질 않거나 어디가 아파서 힘든 것이 아니라 사실은 야구가 뜻대로 되질 않아서 힘들었던 것이었죠. 잘 들어가던 제구도 갑자기 엉망이 되고, 노력을 하는데도 계속 감독, 코치님께 혼만 나고 하니까 야구가 싫어진 것이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을 스스로 털어놓으면서 아이도 다시 힘을 내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까지는 아이가 ‘힘들다’고 할 때의 숨은 뜻을 헤아리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가 ‘힘들다’고 말하는 이면에는 ‘야구가 뜻대로 안되어서 답답하다’, ‘잘하고 싶은데 코치님께 맨날 혼나니 속상하다’ 이런 감정이 숨어 있었는데 그걸 부모로서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것이죠. ‘분명히 힘들거야. 적당히 눈치껏 쉬어야 해’라는 저만의 뿌리깊은 신념이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귀를 기울이는 것을 방해한 것입니다. 제가 그런 식으로 제 멋대로 답을 내리는 모습을 보며 아이는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원했던 것은 어쩌면 힘들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아빠의 모습이었을 지도 모르는데요.

결국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기분이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준다는 확신이 있을 때 자신의 세계 속으로 부모를 초대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부모의 기대를 의식해서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거나, 기대를 맞추기 위해 거짓말도 하겠지요. 아들에게 ‘몸이 힘들어서 쉬고 싶었던 적이 있니?’라고 물으니 없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야구가 잘 안돼서 쉬고 싶을 때는?’ 하고 물으니 ‘그럴 때는 엄청 많지’라고 아들은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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