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연민self-compassion과 경기력의 상관관계

보통 선수들은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는데 익숙합니다. 또 그래야 한다고 믿습니다. 선수들 인터뷰를 보면 끊임없이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곤 하지요. 그러한 자기 비판적 태도가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고 굳게 믿는 듯 합니다. 때로는 실수하고 때로는 형편없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자기 연민적’인 태도를 가지면 어쩐지 나약하고 발전을 회피하는 듯한 느낌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한 연구를 소개하는 글이 있어 주요 내용만 옮겨 보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에 박찬호 선수가 박동희 기자와 한 인터뷰 내용도 함께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글의 말미에 첨부해 놓았습니다.


자기 연민self compassion은 자기존중감self esteem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자기 연민은 세 가지 속성을 갖는다. 자신을 친절하게 대하는 것, 인간의 공통된 본성에 대한 인정, 그리고 마음챙김mindfulness이다.

자신을 친절하게 대한다는 것은 실패를 했든, 고통을 겪고 있든, 부적절한 행동을 했든 관계없이 스스로를 무조건적으로 배려하는 것이다. 인간의 공통된 본성을 인정한다는 것은 좋든 나쁘든 우리가 하는 경험들을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인간으로서 조건화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마음챙김은 순간순간의 알아차림을 개발하는 사고방식이다. 우리의 경험들을 한발 떨어져 성찰적reflective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관련글)

https://coachround.com/%eb%a7%88%ec%9d%8c%ec%b1%99%ea%b9%80%ec%97%90-%eb%8a%a5%ed%95%9c-%ec%84%a0%ec%88%98%ea%b0%80-%eb%90%98%ea%b8%b0-%ec%9c%84%ed%95%9c-3%ea%b0%80%ec%a7%80-%eb%b0%a9%eb%b2%95/

자기 존중감이 우리가 얼마나 세상 속에서 경쟁력이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면 자기 연민은 그러한 자기 평가, 판단, 비교 등과 관계가 없다.

캐나다에서 진행된 한 연구는 자기 연민이 ‘즐겁기 때문에 운동을 한다’와 같은 내적 동기를 유발하는데 긍정적인 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외부에서 주입된 외적 동기(죄책감과 강압 때문에 운동을 하는 것), 에고에 기반한 목표(다른 선수와의 비교), 강박적인 운동 습관(건강에 해가 될 지 모르는데도 운동을 계속 하는 것)과는 부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였다.

자기 연민은 또한 실패와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 부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인다. 이는 곧 자기 연민이 잘 개발되어 있는 선수는 그런 두려움으로부터 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 존중감과 다르게 자기 연민은 자기자신에 대한 평가나 주변의 환경과 그다지 관계가 없다. 온전함을 유지하기 위해 매우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자기 연민은 또한 개발하기도 더 쉽다. 자기 연민을 의도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여전히 떠오르는 과학분야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미 시스템적으로 연민의 마음을 훈련하는 프로그램은 존재한다.

자기 연민에 대해서는 몇 가지 오해가 있다. 이는 자기방종self indulgence이나 게으름과는 다르다. 연구자들은 자기 연민이 사람들로 하여금 지나치게 느슨해지게 만들지는 않는지 탐구했다.

자기 연민은 자신의 건강과 웰빙에 신경쓰도록 만든다. 그것이 바로 자기방종과 다른 점이다. 운동을 회피하고 피자를 까먹는 그 순간은 좋은 기분을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자기 연민은 성찰적인 지혜를 포함한다. 자기 연민이 개발된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장기적으로 자신의 웰빙에 도움이 되는지를 살핀다. 때때로 자기 연민은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을 위해 단기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도 감수하게 만든다. 자기 연민은 자신의 성장 및 동기부여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또한 자신의 약점과 도덕적 퇴행에 대해 자기 연민적으로 반응하며 스스로를 성장하도록 동기부여한다.

자기 연민의 친한 형제는 자기 비판self criticism이다. 많은 탑클라스의 선수들은 종종 자기 자신이야말로 최악의 비평가라고 털어 놓는다. 자기 비판이 오랜 세월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왔다는 사실은 무척 흥미롭다. 최고의 선수들이 종종 이러한 자기 비판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 냈다며 정당성을 입증받고 있다. 분명 선수들은 완벽주의를 통해 최고 수준의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자기 비판은 양날의 검이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완벽주의적 관점에서 일어나는 자기 비판 성향은 강박적 운동 습관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설명한다.

그렇다면, 실수로부터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 완벽주의적이고 자기 비판적인 태도를 가져야 할까? 자기 연민 역시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것과 연결된다. 실패나 실수에 직면했을 때 자기 연민의 태도를 취하는 것 역시 실수를 바로 잡고 그것으로부터 배울 수 있도록 이끈다. 자신을 크게 책망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 비판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남기지 않는다는 추가적인 혜택도 존재한다. 자기 연민은 자기 비판이나 자기 연민이 없는 자기존중감보다 실패에 대해 보다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접근법이다.


(박찬호 선수 관련 인터뷰)

[매거진S] ‘개척자’ 박찬호와 마포대교 그리고 영웅

찬호 씨는 요즘 야구계보다 명상계에서 더 유명한 것 같습니다. 명상은 언제부터 한 겁니까?

다저스 때부터 했어요. 사람이 뭔가를 깨닫는 시기는 정말 어렵고 힘들 때가 아닐까 싶어요. 다저스에서 허리가 아팠을 때 처음 명상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땐 그래도 잘했으니까 아주 열심히 했던 건 아니었어요. 텍사스로 오고 나서 명상의 깊이가 더 깊어졌죠.

그럼 부상때문에 명상을 시작한 셈이군요.

몸과 마음 모두였죠. 허리가 아프면서 야구가 잘 안 됐어요. 그러면서 항상 전 저 자신을 비관적으로 보고 미워했어요. 나중에 아픈 부위를 위해 명상을 했는데 꽤 많은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아픈 부위를 위한 명상은 어떻게 하는 겁니까?

아픈 부위를 생각하면서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하는 건데요. 상처를 향해 처음엔 ‘미안해’하고 이야기하면서 명상을 한참 해요. 다음엔 상처 부위를 향해 ‘지금껏 버텨줘서 고마워’하고 명상합니다. 나중엔 ‘사랑해’하면서 명상을 하죠.

그렇게 하면 도움이 됩니까?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외적인 문제에 대해선 초연하게 돼요. 아마 부상 부위는 늘 외적인 문제에만 집중하던 절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을 거예요. ‘정작 내 편은 안 들어주고, 엄한 편만 들어줬다’고요. 명상은 자기 자신을 위로하는 치유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원문 기사 읽기)

Self-compassion: More adaptive than self-esteem in sport & exerc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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