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인 연습’이란? (안젤라 덕워스)

‘의도적인 연습deliberate practice’은 1만시간의 법칙을 처음 말한 앤더스 에릭슨 박사가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한 ‘전문성을 위한 필수요소’입니다. 당연히 운동선수도 해당이 되구요. 이 분의 저술을 들여다 보면 의도적인 연습이라고 하는 것이 ‘분명한 목표를 가진 연습’ 이상의 개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에릭슨 박사가 이야기한 ‘의도적인 연습deliberate practice’은 다음과 같은 요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구체적이고 도전적인 훈련목표
(2) 100% 몰입할 수 있는 환경(가급적 혼자서 연습할 것)
(3) 피드백 (가급적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4) 피드백을 기꺼이 수용하려는 태도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안젤라 리 덕워스 Angela Lee Duckworth 박사의 강연이 ‘의도적인 연습’을 비교적 쉽게 설명해 놓은 듯 해서 옮긴 내용입니다.

코야동18

의도적인 연습이란?

앤더슨이 발견한 것은 이겁니다.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은 수년간에 걸쳐 수많은 시간을 연습해서 뛰어난 신체적, 지적 능력을 얻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대중적인 관심을 얻은 것은 연습의 양이었습니다. 그렇게 1만시간이라는 말은 유행처럼 번지게 되었죠.

하지만 실제 앤더슨 박사가 강조하고자 한 것은 연습의 질입니다. 저는 이번 시간에 그가 말한 ‘의도적인 연습deliberate practice’이 무엇인지 설명하고자 합니다. ‘의도적인 연습’은 매우 수준이 높은 양질의 연습을 강조하기 위해 그가 사용한 표현입니다.

그전에 먼저 두가지 다른 학습패턴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학습을 연구하는 분들께는 매우 친숙할겁니다. 첫번째 것을 보면요. 연습을 조금만 해도 꽤 잘해내는 분야가 있습니다. 이만하면 됐다 여기고 더 나아지기를 멈추죠. 많은 기술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운전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운전을 시작합니다. 조금씩 익숙해지게 되고 어느 시점에서는 충분히 잘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운전기술을 더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멈춥니다. 운전같은 일은 그렇습니다. 어느 시점에서 사람들은 더 나아지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정체된 수준에 머물기가 쉽습니다. 어떤 분야에서 그런 정체기를 벗어나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려면 그래서 의도적인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냥 아무 생각없는 연습이 아니구요.

또다른 패턴 역시 이 온라인 강의를 듣는 분이라면 익숙하실 겁니다. 이를테면 완전히 열정에 불타서 마이클 센델 교수의 하버드 강의를 듣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두번째 강의가 끝나고 나면 처음의 열정은 온데간데 없어지죠. 세번째 강의부터는 듣지 않게 됩니다. 그렇죠? 하지만 이것 역시 받아들여야 할 삶의 일부입니다. 무언가를 그만두는 것도 삶의 일부죠. 저는 이제 피아노를 연습하지 않습니다. 괜찮아요. 왜냐하면 저에게는 다른 것들을 추구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의도적인 연습이란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의 연습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연습보다 효율적인 이유가 무엇일까요?

의도적인 연습을 교실에서 수학문제를 풀곤 했던 내 친구들의 공부와 구별시키는 첫번째 요소는 그것이 바로 다분히 ‘의도’를 품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두가지 측면에서요. 학습자는 마음 속에 아주 구체적인 목적이 있다는 겁니다. “이제 수학문제를 풀거야.” 이런게 아니라는 것이죠. 최고의 축구선수는 훈련을 위해 운동장에 들어서며 “나 오늘 잘할거야.” 이러지 않습니다. 그들은 매우 구체적이죠. 그들은 자신이 오늘 어떤 것을 연습해야 하는지 분명히 의식하고 훈련을 시작합니다.

두번째는 도전적인 목표입니다. 이것 역시 분명해야 합니다. 에릭슨 박사를 처음 만났을 때 저는 꽤 까다로운 질문을 건냈어요.

“박사님, 1만시간의 법칙이 사실이라면 저도 지금까지 1만시간 동안은 달린 것 같은데 왜 조금도 달리는게 빨라지지 않죠? 저는 늘 시간을 재는데 매번 똑같아요.”

그때 박사님은 저에게 몇가지의 질문을 던졌어요. 특히 박사님은 제가 더 빨리 달리고자 하는 뜻이 있었는지 알고 싶어하셨죠. 전혀 아니었죠. 저는 더 빨리 달리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습니다. 바로 그런 겁니다.

시카고 지역에 조 핸더슨이라는 위대한 크로스컨츄리 코치님이 계십니다. 그분은 연습을 이런 식으로 시작합니다.

“얼마나 빨리 달리는 지는 관계없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빨리 달리는거다.”

의도적인 연습의 두번째 요소가 바로 이겁니다. 도전적인 목표! 물론 구체적이어야 하구요. 지금까지는 하지 못했던 것을 하고자 하는 겁니다. 대부분 배우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이 과정을 즐기지는 못합니다. (에릭슨 박사의 책에는 이 부분도 중요하게 다룹니다. 잘 할 수 있는 것을 벗어나 새로운 것을 도전할 때 느껴지는 불편함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역자주)

다음은 집중입니다. 100퍼센트 몰입하는 거죠. 케빈 듀란트같은 최고의 농구선수를 연구해보면 흥미롭습니다. 그들은 연습의 대부분을 혼자 합니다. 저는 혼자 하는 연습이 언제나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연습은 완전한 집중을 이끌어주긴 합니다. 저 역시 집에 혼자 있을 때, 그리고 핸드폰이 울리지 않고 아무도 저를 찾아오지 않을 때 훨씬 많은 일을 합니다. 완전히 혼자 있을 때죠. 비행기를 탈 때도 마찬가지구요. 그렇지 않나요? 어떻게 하면 100퍼센트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느냐가 중요합니다.

세번째는 피드백입니다. 당연한 것처럼 들리실텐데요. 하지만 실제 배우는 과정에서 얼마나 피드백을 받을까요? 제가 볼 때 지금과 같은 디지털 세상은 학습에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강의형태의 전통적인 학습환경에서는 즉각적이고, 정보가 풍부하면서, 개인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올림픽에 나가는 선수들은 다이빙 보드를 떠나 물에 뛰어들고 나면 즉각적으로 점수를 받습니다. 또 잘한 것은 무엇이고, 잘못한 것은 무엇인지 비디오를 돌려볼 수 있습니다. 코치로부터 약간의 코칭도 받구요. “이거 봐. 왼쪽 팔꿈치가 조금 높은데?” 이런 피드백이야말로 새로운 것을 익히는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이는 요소입니다.

그렇다면 의도적인 연습에 있어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일까요? 심리학자인 제가 볼 때는 자만 내지는 허영심을 내려놓는 겁니다. 실제 잘못한 것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면 에고가 출렁거립니다. 저는 이런 강의를 하고 가끔 피드백을 받는데 언제나 피드백을 받기 전에 움츠러 듭니다. “내가 좀 더 개선했으면 하는 점이 있으세요?” 심지어는 이런 말을 하기 전부터 움츠러 듭니다. 사실 저는 (제가 개선할 점을) 알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좀 더 말을 천천히 했으면 좋겠어요. 3,4열에 있는 사람들과 조금더 눈을 맞추면 좋겠어요. 슬라이드가 뒤에서는 잘 안보여요.’ 그게 뭐든 저는 알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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