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세계 최고 ‘리틀야구’를 울렸나

참으로 가슴아픈 기사입니다. 혹시나 이번에 대표팀을 다녀오신 지도자분들이나 학부모님께 큰 불편함을 안겨드릴 수도 있는 내용입니다. 저의 아들 역시 리틀야구의 은혜를 많이 입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글을 소개하는 것이 배은망덕한 행동으로 느껴지실까봐 무척 조심스럽습니다. 그래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조금 더 나아져야 합니다. 6mg 짜리 담배든 1mg 짜리 담배든 해로운 건 마찬가지니까요. 끊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중계방송에 잡힌 한국 팀 감독의 모습은 리틀 야구 감독이 아니었다. 경기가 자기 마음대로 전개되지 않는다고 노골적으로 짜증을 내고 어린 선수들의 실책을 무섭게 질책하는 듯한 그의 모습은 유소년 스포츠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듯했다.

경기를 본 네티즌조차 “아이들인데” “군대냐” “무서워서 경기 하겠냐”의 반응 일색이다. 감독의 지시에 “네, 네” 하는 모습은 군인들의 모습이었다면서 다른 팀이 투수를 교체할 때 감독이 마운드에 있는 투수를 안아주며 격려하는 모습과 비교하기도 했다.

사실 군대보다 더 심한 게 한국의 스포츠다. 고교 야구 경기장에 가보라. 이닝을 마치면 선수들은 자신의 수비 위치에서 덕아웃으로 전력 질주를 해야 한다. 힘든 수비를 마치고도 그들은 덕아웃에 들어가지 못한다.

감독을 중심으로 둥그렇게 서서 열중쉬어 자세에서 ‘지적질’을 당해야 한다. 그러다 감독이 “알았어!” 하면 잽싸게 차렷 자세로 바꾸며 “네”하고 크게 답하고 다시 열중쉬어로 돌아간다. 이게 어디서 하는 짓인가. 군대에서나 하는 짓이다.

 
유소년은 물론 청소년에게 운동을 가르치는 사람이 가져야 할 덕목은 무엇인가. 엄한 감독인가? 스파르타식 훈련? 정신력 강조? 군대식 기강? 아니다. 전혀 아니다. 운동을 재미있게 가르치는 지도자, 아이들에게 자상한 감독이다. 그래서 운동을 하고 싶게 만들고 운동하는 시간을 즐거운 시간으로 만드는 감독이다. 시키는 게 아니라 하게 만드는 지도자다.

우리가 스포츠 선진국이라고 여기는 나라의 유소년 및 청소년 스포츠 지도자들은 경기 중 실수했다고 혼내지 않고 중요한 경기라고 하루 종일 운동시키지 않는다. 그놈의 ‘폼’ 가지고 아이들 잡지도 않는다.

한국 스포츠 최고로 슬픈 순간은 어린 선수들이 경기 중 실수한 바로 그 찰나에 감독을 쳐다보는 것이다. 어떤 선수들은 심지어 실수를 하면 이를 만회하기 위한 다음 동작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멈춰서기까지 한다. 속으로는 “아~ × 됐다” 탄식하면서 말이다. 왜? 이제 ‘감독님’에게 또 혼나야 하기 때문이다. 아니면 두들겨 맞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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