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마일 투수 만들기 : 콜 레이건스가 오프시즌에 기울인 노력

최고 구속 95마일, 최저 구속 92마일의 투수였던 콜 레이건스는 최고 구속 101마일, 최저 구속 96마일로 변신했다. 오프시즌 동안 일어난 엄청난 변화다. 레이건스와 가장 근접한 선발 투수는 닉 피베타(+2.9마일)와 션 마네아(+2.5마일) 정도이니 이는 투수로서 엄청난 도약이다. 그는 늘어난 최고 구속으로 스프링 캠프부터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레이건스는 오프시즌에 함께 훈련한 트레드 애슬레틱스Tread Athletics 덕이라고 말한다.

(콜 레이건스의 피칭 동작 슬로우 모션)

“정말 대단해요!”

그의 개인 코치는 투수로서 큰 부상을 경험했으며 자신만의 스토리를 가진 타일러 좀브로다.

“좀브로는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좀브로와 트레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레이건스가 특정한 드릴을 하는 영상을 분석하여 그의 민첩성과 움직이는 방식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트레드에서 먼저 신체 평가를 했습니다. 모든 움직임들을 영상으로 찍어서 고관절, 발목, 흉추, 척추 등 제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모두 확인했습니다. 그들은 그것을 세분화해서 근본적으로 느슨해져야 하는 것들을 느슨하게 만들고 움직여야 하는 방식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운동을 제공했습니다. 지금 제 몸은 더 잘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동성 운동 중 어느 것도 피칭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밴드를 이용한 요가’같은 운동이다. 무슨 운동을 했는지 설명하기 쉬운 방법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레이건스가 매일 하는 작은 움직임들을 완전히 설명할 수 없다.

“고관절과 발목을 풀어주는 이 모든 것들은 교정 운동입니다. 다양한 스트레칭. 고관절 90/90 ER 포커스, 고관절 축axial 회전, IR 홀드, 레그 핀leg pins. 같은 운동들이죠.”

낯설게 들리는 운동들이다.

지금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피칭 퍼포먼스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는 데빈 헤이즈는 이런 운동들 중 하나를 직접 모델이 되어 보여주고 있다. 생리학 연구로부터 나온 리포트에 따르면 이러한 운동이 스트렝스와 가동성을 발전시킨다고 한다.

(관련 논문) The Effect of Plyometric Training on the Speed, Agility, and Explosive Strength Performance in Elite Athletes

이러한 종류의 운동은 프로 스포츠의 선수 육성 전반에 걸쳐 볼 수 있다. 하지만 필요한 선수에게 필요한 운동을 적용하는 것은 여전히 예술에 가깝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응용 플라이오메트릭스Applied plyometrics라고 부르기도 한다.

좀브로는 “우리는 모든 게 올바른 순서로 일어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피트 페어뱅크스는 햄스트링에 몇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오른쪽 광배근에도 문제가 있었죠. 모두 뒤쪽 라인의 문제였죠. 그래서 지면으로부터 올라오며 왼쪽 햄스트링을 폭발시키고, 왼쪽 둔근과 오른쪽 광배근이 쓰로잉에 필요한 탄성이 준비되도록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우리는 그가 던지는 방식에 맞춰 몸을 준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빅리그 선수들과 일할 때 선수들이 던지는 방식과 관련이 없는 일반적인 가동성 프로그램을 제공하면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좀브로와 트레드가 레이건스의 피칭 메카닉과 관련해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발가락이었다.

레이건스는 자신이 공을 던질 때 체중을 발가락 쪽에 싣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발가락이 아니라 발에 머무르려고 노력합니다. 마운드을 타고 내려오며 고관절을 최대한 숨기려고 합니다. 그래야 고관절을 닫은 채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이를 위한 처방은 야구계 전반에 퍼져 있는 웨이티드볼 프로그램이었다. 레이건스는 구속이 올라간 지금도 이를 유지하기 위해 거의 종교처럼 따르고 있다.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웨이티드볼 프로그램 역시 레이건스의 도약을 이끈 하나의 운동에 불과하다. 레이건스는 ‘스택stack’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연습을 실천하고 있다.

(아래 글에 미국에서 피칭 메카닉을 이야기할 때 간혹 나오는 개념인 ‘스택stack’에 관한 설명이 있습니다.)

좀브로의 말이다. “회전 스텝백rotational stepback 드릴(영상링크)은 레이건스에게 가장 중요한 플라이오케어볼 드릴입니다. 뒷다리의 발가락이 아니라 뒤꿈치에 힘을 싣도록 해서 뒷다리의 회전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도록 해주죠. 뒤꿈치에 힘을 싣고 유지할 수 있으면 골반에서 더 큰 카운터 회전counter rotation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제 그는 그 스택을 유지하면서 마운드를 잘 타고 내려오며 공을 던집니다.”

레이건스는 토미존 수술을 하고 2년 동안 재활을 했다. 그래서 좀브로가 레이건스를 위해 디자인한 연습 중 일부는 재활로 인한 변화를 다시 원래대로 돌리기 위한 것이었다. 타자를 마주하지 않고 평평한 땅에서만 던지면 장기적으로 투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좀브로의 말이다. “재활 쓰로잉에서는 패스트볼, 체인지업, 공을 제대로 때리기, being pushy 등을 신경쓰며 공을 던집니다. 이전에 최대의 출력으로 던지던 것과는 다른 패턴을 만들게 되죠. 피칭을 할 때는 앞다리 뒤에서 회전이 일어나야 합니다. 그런데 평지에서 공을 계속 던지면 보상작용이 일어날 수 있죠. 테이블-탑 피니쉬table-top finish 동작입니다. 그러면 앞다리의 블록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서 앞다리 뒤에서 회전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 덕분에 레이건스는 2022년의 이런 투구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아래는 2023년의 레이건스의 피칭이다.

레이건스의 말이다. “하체를 더 잘 사용하게 되었고 메카닉도 좋아졌습니다. 작년이랑 올해의 영상을 비교해 보면 피칭 메카닉의 스택stack이 더 좋아졌고, 투구폼이 더 컴팩트해졌습니다. 웨이트볼 프로그램을 통해 팔의 스피드가 빨라지고 회전이 더 좋아졌습니다.”

투수의 변화에서 마지막 단계는 새로운 구종 개발인 경우가 많다. 레이건스의 경우에는 트레드의 내부 스터프 지표와 좀브로의 코칭, 캔자스시티의 보조 피칭코치인 잭 보브의 체크인, 그리고 레이건스 본인의 많은 노력으로 새로운 슬라이더를 개발할 수 있었다.

좀브로의 말이다. “트레드 데이터 팀의 분석가인 키어런 리밍은 통합적인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말 멋진데요. 투수가 던지는 구종을 선택하면 그 구종의 스터프가 어느 수준인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레이건스에게 슬라이더가 조금 더 오른쪽으로 움직이고 5인치 더 아래로 떨어지면 스터프 지표가 105, 110, 120으로 올라간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그것을 목표로 연습했습니다.”

레이건스의 말이다. “캔자스시티의 트리플A 첫 등판에서 8개의 안타를 허용했습니다. 그중 6개를 좌타자에게 맞았죠.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좀브로가 좌타자를 상대로 했을 때의 가중평균 피장타율을 보여주었는데 정말 말도 안 되는 수치였습니다. 좌타자를 상대로 헛스윙을 이끌어내려면 조금 더 움직임이 있는 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좌우 움직임이 거의 없는 자이로gyro 슬라이더는 기본적으로 수직과 수평 무브먼트가 3 정도 돼서 타자의 배럴을 피할 수 있는 공입니다. 커터와 함께 슬라이더를 바깥쪽으로 던져 배럴을 미세하게 비껴가며 잡을 수 있었죠. 저는 좀 더 타자가 상대하기 어려운 공을 원했습니다.”

그래서 레이건스는 다음 선발 등판에서 이 슬라이더를 사용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현재 레이건스보다 슬라이더의 헛스윙율이 높은 선발 투수는 6명뿐이다. 슬라이더는 점점 더 까다로운 구종이 되고 있고 커터와의 차이를 더 세밀하게 다듬어 가고 있다.

좀브로의 말이다. “우리는 이런 농담을 하곤 합니다. ‘100마일의 공을 던지자. 하지만 모든 공을 100마일로 던지지는 말고. 변화구의 구속이 더 중요해.’ 레이건스는 올 한 해 동안 슬라이더를 개발하는 일을 환상적으로 해냈습니다.”

변화구 개발은 토미 존 수술 후의 재활과 관련해 고려해야 할 이슈다. 투수들은 수술 후 처음 몇 달 동안은 빠른 변화구를 던지지 말라는 말을 듣곤 한다. 레이건스는 슬라이더와 커터 두 가지 까다로운 변화구를 가다듬는데 성공했다. 레이건스의 사례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구속보다는 이 부분이다.

“트레드에서 운동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 제 목표는 단순히 구속을 높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꾸준한 구속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했죠.” 레이건스는 말한다.

좀브로의 말이다 “우리가 겉으로 표현한 목표는 구속이 아니었습니다. 첫 불펜 피칭에서 94마일을 던지고 레이건스는 좌절하는 듯한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래서 저는 레이건스에게 상기시켜 주었죠. 작년에는 92마일을 던졌었다구요.”

레이건스가 한 일은 스트렝스를 더 강화하고, 더 강한 회전을 하고 변화구를 가다듬은 일이었다.

“시즌이 끝나면 움직임 평가를 다시 할겁니다. 트레드와 1년 더 계약해서 그동안 잘됐던 부분과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할 겁니다.” 레이건스는 밴드를 매고 가동성 운동을 하러 가기 전에 이렇게 말했다.

글 : 에노 새리스 Eno Sarris

The Athletic의 2023년 9월 1일 기사 ‘The (re)making of a 101 mph arm: How Cole Ragans became a flamethrower in the offseason’를 번역한 글입니다.

(트레드의 창립자 벤 브루스터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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