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들에게는 선택을 위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더스틴 니퍼트 인터뷰 2편)

(1편에서 이어집니다)

즐기면서 하면 배우는 게 없다는 건 오해 (더스틴 니퍼트 인터뷰 1편)

Q 한국은 소위 말해 ‘종목별 조기 전문화’ 현상이 심해서 일정 나이에서 야구를 시작하면 너무 늦는다는 얘기들도 하는데요. 이에 대한 니퍼트 코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미국에서 저는 농구, 야구, 미식축구 등 모든 스포츠를 했습니다. 만일 제가 어렸을 때 야구만 해야 했다면 저는 야구에 흥미를 잃었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스포츠를 함께 하는 것이 전반적으로 그 사람을 더 나은 운동선수로 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종목마다 다른 기본기, 다른 움직임 등을 통해 몸에 필요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일은 12~13살 정도의 아이가 야구를 하려고 하면 ‘야구를 시작하기엔 너무 나이가 많아.’ 이런 말을 한다는 겁니다. 아직 청소년도 아닌 어린이인데 말이죠. 어른들도 똑같은 일을 몇 년 동안 하라고 하면 어려움을 겪습니다. 저는 어떻게 그런 어린 친구들에게 하나를 선택해서 해야 한다고 강요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그것은 어린이로서 가지는 창의력을 막는 행동입니다.

아이들이 여러가지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게 놔두면 그 중에 가장 끌리는 것을 찾아갈 겁니다. 아이들이 그런 선택지를 가지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고등학생 정도의 나이가 되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자. 너는 야구를 잘하는 것 같으니 야구에 조금 더 집중해보자.’ 하지만 어린 친구들일 경우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무엇을 잘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야구 좋아해? 그럼 야구선수 해봐!’ 그렇게 시작해도 내년이면 마음이 바뀌는 게 아이들 마음입니다. 제 성장 과정을 생각해 보면 한국과 미국은 문화적으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1년 365일 한 종목에서 벗어나 시즌제로! (나카무라 유타카, IMG 아카데미)

​Q 경기에서 지거나 실수를 한 선수는 어떻게 대하시는지

​”여기서 가끔 연습경기를 하면 어떤 아이는 글러브를 집어 던지기도 하고 짜증을 내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아이의 이기고 싶은 마음을 이해 합니다. 하지만 존중(respect)의 태도를 어린 시절부터 배워 나가야 합니다.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옛날부터 이 경기를 해왔는지 존중의 마음을 가져야 하고, 팀동료와 부모님, 코치님들을 존중해야 합니다.

이렇게 메시지를 전달해 줍니다. ‘글러브를 땅에 던지거나 차버리는 행동은 그 자체로 정말 보기가 좋지 않다. 그런 행동은 너를 여기에 데려오고 비용을 지불하며 기회를 주신 부모님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이다. 코치들에게도 무례한 행동이다.’ 물론 저도 그 마음은 이해합니다. 저도 어린 시절에 그랬던 경험이 있으니까요. 단지 배워 나가면 됩니다.

선수의 존중을 요구한 코치 (파트리크 무라토글루 )

​실수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농구든 축구든 야구든 모든 선수들은 경기의 마지막에 집중합니다. 마지막 피칭과 마지막 슛에 집중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집중력 있는 피칭을 경기 초반에 했다면 경기 막판의 상황은 달라져 있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피칭을 중요하게 여기고 경기를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나이가 들 때까지 이런 부분들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순간들을 떠올리며 ‘그때 이렇게 했었어야 했는데’,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했어’ 이런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경기 전체를 같은 마음가짐으로 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Q 개인 스포츠를 하는 선수와 팀스포츠를 하는 선수는 압박감이나 스트레스를 다루는 법도 달라야 할 것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골프나 테니스 같은 개인 스포츠는 어떻게 보면 이겨도 나 때문, 져도 나 때문입니다. 그런데 팀스포츠에서는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게 되면 나로 인해 팀 전체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렇기에 개인 스포츠를 할 때보다 더 매순간에 집중해서 경기를 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제가 팀스포츠를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팀원들이 나를 의지할 수 있고 나 또한 팀원들을 의지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야구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를 테면, 제 공이 별로인 날이 있습니다. 뒤에 있는 야수들이 그 모습을 보고 알아차립니다. 저를 도와주기 위해 더 열심히 합니다. 누군가가 넘어져 있을 때 그냥 놔두지 않고 일으켜 세워줍니다. 그래서 저는 야구를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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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좋은 선수가 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하신 말씀도 인상 깊었습니다.

​“사실 코로나 때문에 최근까지 수업이 있다 없다를 반복해 왔기 때문에 이러한 주제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좋은 사람은 팀을 위해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 찾고 원합니다. 코치를 위해 무엇이 가장 좋은지 찾습니다.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가집니다. 부모님이나 동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관심 없다면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자신 말고 다른 사람의 결과에는 관심도 없는 사람입니다.

​좋은 사람, 존중하는 사람이 되고자 하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을 자신도 똑같이 하고 싶어 합니다. 만약 누군가 곤경에 처한 상황을 보게 되면 다가가서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이기적인 사람은 ‘나는 상관없어. 알아서 해결하겠지’ 하면서 넘어갈 것입니다. 좋은 선수들이 많으면 팀 케미스트리는 저절로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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