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과 ‘책임’에 취약한 우리나라 운동선수들

‘축구’를 ‘야구’로 바꿔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내용이네요. 리틀야구 우승이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닐지 모릅니다.

“초등학교(U-12) 단계에서 한국 선수들의 개인기량은 세계 정상급이다. 일주일에 3~4번 훈련하며 축구공과 친해지고 대화하는 방법을 익히는 유럽 아이들과 달리, 한국의 초등부 선수들은 하루에 2번 훈련하는 것도 모자라 쉬는 시간을 이용해 개인 레슨까지 받는다. 기계처럼 반복된 훈련을 하다보니 공은 참 잘 찬다. 하지만 창의력이 떨어지다 보니 축구는 잘 못한다. ‘공+나’의 관계에서는 뛰어나다. 자유자재로 공을 다룰 수 있다. 하지만 ‘공+나’의 관계에 상대 수비가 하나면 추가되면 급격한 어려움을 느낀다.

축구 선수는 경기 중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판단’을 한다. 그리고 그 판단에 의해 ‘행동’을 하고 그 행동에 따라 ‘결과’가 나온다. 결과가 좋다면 자신의 플레이를 마음껏 자랑하겠지만 반대로 결과가 나쁘다면 앞서 말한 루니처럼 책임을 져야 한다. 외국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이것에 익숙하다. 그래서 골을 넣으면 그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위풍당당하고 거만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실수할 때는 어떻게든 책임지려는 모습이 보인다.

‘판단-행동-결과-책임’의 단계에서 한국 선수들은 ‘판단’과 ‘책임’에 취약하다. 리모컨 컨트롤을 받는 초등부 선수처럼 유소년기부터 스스로 판단할 수 없는 교육을 받았다면 그 선수는 자연스레 책임감 또한 강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경기 중 발생한 상황이 애당초 자신의 판단으로부터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프로의식은 어릴 때부터, 그리고 사소한 습관으로부터 만들어진다. 좋은 재능을 인정받아 프로에 입단했지만 쓸쓸히 사라진 선수를 많이 보았다. 그 선수들의 공을 다루는 능력은 정말 대단했지만 프로무대는 분명 단순히 공만 잘 차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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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S] 한국에서 프로축구선수로 생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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