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에 스스로를 가혹하게 비판하는 태도에 대하여 (필 잭슨)

아래 필 잭슨의 이야기를 접하고 두 가지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1) 코치가 선수에게 자주 하는 말, “생각 좀 하면서 뛰어!” 이것은 선수의 집중력을 높여주는 올바른 지시어direction인가?
(2) 선수가 경기 중에 자신을 가혹하게 비판하는 사고습관은 무엇 때문일까?

부모와 코치의 영향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네요. 칭찬과 비판으로 아이를 평가하는 태도를 많이 보여왔다면 선수도 자연스럽게 그런 모습을 내면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농구는 번개같은 속도로 여러 대상에 주의를 옮겨가야 하는 복잡한 춤이다. 탁월한 플레이를 하려면 머리를 깨끗하게 배우고 코트에 있는 모든 선수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완전히 주의를 집중해야한다. 지금 이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세심하게 인식해야 한다.

비결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멍청하게 있으라는 말은 아니다. 끊임없이 조잘대는 생각을 잠재우라는 뜻이다. 마음의 방해 없이 훈련된 플레이를 몸이 본능적으로 펼쳐보이게끔 하라는 의미이다. 우리 모두는 마음과 몸이 분열되지 않고 하나가 되는 순간을 경험한 적이 있다. 사랑을 나눌 때, 예술 작품을 만들어낼 때 우리는 그 순간에 흠뻑 빠져 자신이 하는 일과 분리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이런 일이 농구코트에서는 늘 일어난다. 경기에 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마이클 조던같은 일부 선수는 치열한 경쟁상황만 되어도 완전히 집중한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운동선수든 아니든- 경쟁 자체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내가 그동안 지켜본 많은 선수들이 경쟁의 수준이 높아지면 어느 시점부터 평정심을 잃곤 했다. 마음이 들끓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선수시절 가장 큰 장애물은 나 자신을 혹평하는 마음이었다. 부모님은 나를 오순절 신앙에 따라 가르치셨다. 나는 늘 나에게 일어나는 생각을 감시해야 했다. 생각들을 ‘순수한’ 것과 ‘순수하지 못한’ 것들로 꼼꼼하게 나누곤 했다. “이건 좋아.”, “저건 나빠.” 이렇게 쉬지 않고 판단했다. 그것은 프로운동선수들이 매일 겪는 정신적인 과정과 다르지 않았다. “어떻게 저런 놈한테 졌지?” “슛이 도대체 왜 이래?” “이런 멍청한 패스를 하다니.” 이렇게 자기 자신에 대해 판단하는 마음은 에너지를 가로막고 집중을 방해한다.”

– 필 잭슨 <Sacred Hoop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