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코치는 야구만 가르치는 게 아니다

장충중학교 윤충훈 선생님의 <돌봄치유교실> 카페의 글이 스포츠 지도자분들께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소개합니다.

국어선생님은 국어만 가르치는 게 아닙니다

1. 세상에는 수많은 선생님이 있습니다. 그들과 비교해서 당신이 갖고 있는 가장 의미있는 아름다운 차이는 무엇이 있나요? 당신은 정말 학생들을 진동시킬 수 있는 건가요? 당신을 학교 현장, 학생들 앞에 둘 수 있는 설득력은 무엇이 있는 건가요? 타인이 말하던 당신의 아름다움이라는 ‘청년다움, 자유, 젊음’을 당신은 가지고 있나요?

2. 학생들이 당신처럼 살았으면 좋겠는지 당신보다 아름답게 살아가길 바라는지, 어떤 것 인가요?

3. 당신의 몸을 혹사시키지 말아요. 아무리 좋은 강의, 좋은 만남이어도 준비 과정에서 당신이 괴롭고 지친다면 어떡하나요. 사람은 사람에게서 에너지를 느끼고 기분을 느끼죠. 만남에는 감정의 교환과 소통이 기본입니다. 당신의 몸도 즐겁도록 하세요. 에너지와 좋은 기분이 뺏기는 과정을 멀리하세요.

4. 아이들은 느껴요. 당신의 삶에 간절함을 말하고 있는지 자신들보다 일찍 훈련받고 배운걸 그저 전달하고 있는 것인지. 아이들은 직감적으로 다 알아요. 학교는 훈련소가 아니에요. 학교는 삶을 배우는 곳이죠. 당신의 진짜 삶을 전달하세요. 당신의 진짜 아름다운 경험과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세요. 당신이 소중하게 여겼던 것과 당신이 그동안 숨겨온 삶을 꺼내주세요. 삶이 삶을 만들고, 삶이 삶을 변화시킵니다.

5. 서로 바라는 게 없으면 그 관계는 참… 아무런 발전이 없을지도 몰라요.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 그렇다면 그건 저주라고 어떤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시더군요. 상대방이 나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이 있고, 내가 줄 수 있는 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그런 관계를 만들고 그런 분위기와 현장을 조성하세요. 그런 그룹을 형성하세요.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해서 1을 2로도 만들고 1을 100으로도 만들어 보세요. 그야말로 축복이잖아요.

6.교육자는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외로울거에요. 지식만을 가르치는 교육자라면 바로바로 효과가 나오고 호응이 나오니까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삶, 인생, 사유, 깨달음을 주는 교육자라면 그 효과가 호응은 저 멀리에 있어요. 그 멀리 있는 날에 그 소식을 전해받지 못할수도 있고 당신의 교육 때문인지도 명확하게 증명할 수 없어요. 그래서 외로워요. 그리고 그래서 스스로를 믿지 않고 포기하면 더 외로워져요. 당신이 믿는 진정한 교육과 교육의 변화를 실현하지 못한 채 아쉬움뿐만 남는다면.. 너무 외롭고 고독해져버리잖아요. 포기하지 마세요. 당신은 진정한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다고 믿으세요. 당신의 존재만으로도 학생들에게 ‘희망’이 되게 해주세요. 당신의 존재가 ‘소망’을 품는 징검다리가 되게 해주세요. 멋지지 않아요? 그런 교사의 삶도, 학생의 삶도.

7. 당신이 살아보고자 하는 삶을 사는 교육자가 되세요. 당신은 가슴 속에 살아보고자 하는 대로 살지 못하고 있으면서, 학생들에게는 ‘자유를 누려라, 너희가 좋아하는 일을 해라!, 너희가 살고자 하는 인생을 살아라! 응원한다!’ 이런 말을 하는건 웃기지 않을까요? 학생들이 진심으로 받아들일까요? 당신이 먼저 그런 아름다운 삶을 살아서 희망과 꿈의 본보기가 되어주세요. 지금까지 살아보지 않은 당신의 삶을 기획하고 교육을 기획해보세요. 아이들이 열광할걸요.

8.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세상은 둘 입니다. 바로 집과 학교죠. 집에서는 부모님이 세상을 기획하세요. 하지만 학교에서는 바로 교사가 학생들의 부모님이죠. 교사의 경험과 교사의 말과 교사의 교육의 바로 학생들에게는 하나의 세상입니다. 그 세상을 좁게 만들어버리지 말아요. 그 세상을 무너뜨리는 교사가 되지 말아요. 세상을 다양한 색으로 채우고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알려주세요. 보여주세요. 세상을 넓히세요. 수많은 가능성과 수많은 길을 보여주세요. 느끼게 해주세요. 혼자서 그 넓은 세상을 누리고자 학생들에게는 의도 된 좁은 길만 권하는 교육자들의 말을 무시해주세요. 길은 하나가 아님을 보여주고 세상은 하나가 아님을 보여주고 스스로 가고싶은 곳을 가보기도 하고 돌아서보기도 하게 해주세요.

9. 학생들의 보이지 않는 모습을 예측하지 말아요. 사람이란 언젠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사실 말고는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어요. 우린 한 치의 앞날에 갑자기 들이닥치는 변화조차도 감지하지 못하거든요. 언제나 현재에 행복을 추구하세요. 언제나 현재를 행복으로 채우면 훗 날 내 과거와 현재 모두 행복으로 채워져 있는거고 그 삶이 결국 과거부터 미래 모두를 행복으로 채우는 일 아닐까요? 어떻게 사는 게 인간답게 사는 것일까요? 인간다운 삶이 과거에는 교양이었지만 지금은 능력이 되는 시대입니다.

10. 교육은 ‘존재’그 자체가 프로그램이에요, 우리가 말하는 프로그램, 컨텐츠 이런 것은 교육을 보조하는 수단입니다. 프로그램과 컨텐츠들이 교육 그 자체가 되면 세상에 교사는 없어질거에요. 디지털시대의 교육.. 무서운 것 아닐까요? 모든 교육에는 인간이 중심에 있어야하는데 교육내용과 교육법만 있다면 극단적으로 생각해서 두 팔과 다리가 달린 차갑고 냉철한 컴퓨터를 생산하는 걸지도 몰라요.

11. 교육은 ‘희망’을 주기 위한 것입니다. 열등감, 모멸감, 자살을 느끼게 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더 나아지고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교육을 시작한 것 아닌가요? 가난한 나라에 가서 학교를 짓는 일을 떠올려보세요. 꿈과 소망을 이루고 더 많은 것을 배워서 더 나아지라고 학교를 지어주고 교육을 하는 것이잖아요. 이게 교육과 학교의 출발이었어요. 경쟁에서 살아남고 쓸모있는 인적’자원’이 되라고 조장하는 교육은 우리가 바라는 게 아니잖아요. 당신도 그게 싫었잖아요. 누가 또 그런 학교를 좋아하겠어요. 누가 행복하겠습니까?
12. 진로 선생님은 진로만 가르치는 게 아닙니다. 국어선생님은 국어만 가르치는 게 아닙니다. 수학 선생님은 수학만을 가르치는 게 아닙니다. 진로를 통해서, 국어를 통해서, 수학을 통해서 인간과 인생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13. 내 존재가 조건없이 상대방에게 경청되어 진다는 것을 상상해보세요. 바로 우리 학생들에게 교사가 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아무 조건 없이 그들의 존재와 마음을 경청해주세요.

14. 남들에게 인정받고 남들보다 잘 살고 부유하지 않아도 삶이 아름답다는 걸 존재로 증명해주세요. 말로만 돈이 행복이 아니다. 좋은 직업이 행복을 뜻하진 않는다 라고 하지말고 당신부터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사세요. 당신의 존재로 증명해주세요. 당신의 삶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도록 말이죠.

15. 지금까지의 글에 대해 스스로 꼭 자문해보세요. 생각하고 사유한다라는 것은 제일 처음 들은 생각을 다르게 생각해보는 것이에요. 글을 읽고 생각을 읽은 다음 자기 자신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가슴 한 켠에 느껴지는 솟구치는 감정과 현실의 삶이 차이를 인식하는 것이 바로 성장의 기회입니다. 내 몸과 마음이 바라는 아름다운 삶과 현실과의 어긋남을 발견해주세요.

– 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고병헌 교수님의 강연 필기록 –

위대한 코치는 가르치지 않고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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