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 때는 잘 치는데 경기에서는 왜?

『인간의 어떻게 움직임을 배우는가』에 소개된, 저자 롭 그레이 박사가 고등학교 야구선수를 대상으로 직접 수행한 연구입니다. 그레이 박사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기술습득 자문가skill acquisition specialist이기도 합니다.

“내가 직접 진행한 연구로 나는 이 연구에 큰 애착을 가지고 있다. 무려 10년의 시간을 이 연구를 위해 투자했기 때문이다. 나는 가상현실기술을 이용해 고등학교 야구선수들을 대상으로 타격연습을 진행했다. 가상현실은 경기장의 이미지, 투수가 공을 던지는 모습과 공이 날아오는 궤적 등을 그대로 반영해 만들었다. 타자는 실제 배트를 가지고 스윙을 했고 배트에는 스윙 궤적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달았다. 타자는 가상현실 속에서 날아오는 공을 때리기 위해 배트를 휘둘렀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타자가 공을 제대로 맞추었는지를 계산했다. 계산한 결과값에 따라 공은 가상현실 속의 위치로 날아갔다. 타자는 공이 날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배트의 중심에 공이 제대로 맞았는지도 소리와 진동으로 알 수 있었다. 중심에 잘 맞은 타구는 ‘딱’하는 경쾌한 타구음이 들렸고, 빚맞은 타구는 배트가 부러지는 듯한 타구음으로 제대로 맞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공을 얼마나 정확하게 타격했는지에 따라 손에 느껴지는 진동도 달라졌다. 이렇게 선수는 소리와 진동, 타구가 날아가는 모습을 보며 타격의 결과를 피드백받을 수 있었다.

​내가 이런 테스트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야구선수들의 타격연습을 보며 느낀 의문 때문이다. 내가 관찰한 대부분의 타격연습은 대체로 비슷했다. 피칭머신에서 날아오는 공을 칠 때 타자는 매번 같은 공을 상대한다. 배팅볼 투수가 던져주는 공을 칠 때도 로케이션(공이 날아오는 지점)만 조금 다를 뿐 거의 같은 구종과 속도의 공을 때리는 연습을 한다. 한마디로 연습에 변동성이 낮다고 할 수 있다. 피칭머신을 조작해 변화를 주는 경우도 거의 본 적이 없다. 구종도 같고, 속도도 같고, 로케이션도 매번 거의 동일하다. 공부를 하는 학생이라면 같은 문제만 계속해서 풀고 있는 셈이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물음표가 생겼다. 실제 경기에서 투수는 엄청나게 다양한 공을 던진다. 그런데 이런 연습으로 실제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

​(중략)

​이렇게 6주에 걸친 연습을 마치고 나는 실제와 가상현실 모두에서 타격능력을 테스트했다. 그리고 이 선수들의 고등학교 3학년 성적도 관찰했다. 이 연구가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선수들의 미래를 확인하기 위해 5년 정도를 더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대학에 진학은 했는지? 메이저리그팀에 드래프트가 되었는지? 아니면 고등학교를 끝으로 야구를 그만두게 되었는지?

​결과적으로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해 구종, 속도, 로케이션에 변화를 주어 타격연습을 한 선수들은 여러 지표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맨 위의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검은색 막대 그래프) 정타를 때려내는 비율이 다른 그룹에 비해 두드려지게 높아졌다. 투구인식능력도 눈에 띄게 나아졌다. 가운데 그래프처럼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공에 스윙하는 비율은 늘어났고, 반대로 스트라이크존 바깥으로 나가는 공에 스윙하는 비율은 줄어들었다. 변동성을 가미한 연습이 선수의 전반적인 타격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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