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에 대한 칭찬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 (파트리크 무라토글루)

‘재능에 대한 칭찬이나 인정’에 오랜 시간 길들여진(?!) 선수가 특별한 이유없이 경기를 포기하거나 최선을 다하지 않는 심리기제. 중간에 그만두거나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원치않는 결과가 나와도 ‘재능있는 선수’라는 자기이미지를 지킬 수 있으니까요. 저도 살면서 많이 사용한 현실도피방법이었습니다

(사진 및 텍스트 넷플릭스 플레이북 : 게임의 법칙 파트리크 무라토글루 코치편)

“선수를 평가할 때 가장 먼저 보는 자질은 포부예요. 하지만 입으로 하는 말은 안 믿어요. 속마음을 읽으려고 하죠. 말이야 누구나 일등을 외치거든요. 하지만 속으론 안 믿어요.

이레나는 훌륭한 선수였어요. 하지만 경기를 너무 많이 지면서 자신감을 잃었죠. 경기하는 걸 보면 몇몇 부분이 이레나가 챔피언이 되는 걸 막고 있었어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일반인들이 들으면 경악할 얘기지만 시합을 포기하더군요. 전혀 열심히 안 하는 거죠. 의도적으로 실수를 해서 해당 시합을 날렸어요. 포기하는 정도가 아니라 일부러 졌죠.

모두에게 대놓고 말하는 거예요.

‘이 경기 흥미 없어요. 노력 안 할거예요.’

당연히 전 말하고 싶죠.

‘더 나은 선수로 만들기 위해 난 열심히 애쓰고 있는데 넌 노력조차 안 하는군. 이런 건 용납할 수 없어’

그래서 자문했어요.

‘선수들은 왜 경기를 포기할까?’

밖에서 보면 비현실적으로 보이죠. 이 선수들은 매일 더 잘하려고 연습하잖아요. 그런데 막상 시합 때는 노력조차 안 한다? 말이 안 돼요.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죠.

일부러 경기를 포기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재능이 있어요. 강력한 힘도 쉽게 잘 내고 테니스 솜씨도 좋으며 재능이 많죠. 하지만 대부분 자신을 믿지 않아요, 해낼수 있을지 의심하죠.

그런 선수들도 딱 하나 믿는게 있어요. 자신이 재능이 있다는 거죠. 그리고 그 재능으로 감탄을 많이 받아요. 사람들이 종일 나한테 이러면 어떨까요?

‘잘생기셨네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면서 계속 듣고 싶겠죠. 그러니 이 선수들이 절대 잃고 싶지 않은게 그거예요.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거죠. 자신에게 유일하게 중요한 재능을 잃을까 봐 두려운 겁니다.

그래서 두번째로 자문했죠.

‘경기를 포기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좋은 생각이 났죠. 이레나를 불러 말했어요.

‘어쩌다 그런 건지 얘기해 보렴’

‘모든게 뜻대로 안 되던걸요. 어쩔 도리가 없었어요’

부인이죠. 전 괜찮다고 하며 말했어요.

‘100% 내 잘못이다. 미안해’

그러자 눈을 이렇게 크게 뜨며 말하더군요.

‘희한하네요 코치님한테 죽을 줄 알았는데’

지금 듣고 있는 말을 믿을 수 없었겠죠. 아주 예민하고 감성적인 선수라서 인간적으로 대하는 것만이 방법임을 알았어요. 사랑과 존중을 보이고 돕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는 거죠.

우린 함께였고 한 팀이었기에 무슨일이 있어도 혼내면 안 돼요 제가 그렇게 말하자. 이레나는 생각했죠 ‘내가 잘하길 바라시는구나’ ‘100% 내 편이셔’ 이분을 실망하게 할 순 없어 절대로’

그 후로 경기를 포기한 적 없어요. 절대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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