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과 타구속도를 높여주는 트레이닝은 존재할까? (김동우, 퀄핏건강운동센터)

우리야구 10호(2021년 11/12월호)에 소개된 김동우 원장님의 칼럼입니다

무거운 팀 문화 속에서 자란 학생선수들이나 어른과의 소통 자체를 어려워하는 선수들 상당수는 어떤 트레이닝 방법을 배웠을 때 이것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해석없이 단순히 해당 트레이닝을 ‘몇 회’ 또는 ‘몇 세트’를 해야 하는지와 같은 양적인 것에만 초점을 맞추곤 한다.

나는 새로 만난 학생 선수에게 항상 똑같은 질문 두 가지를 반복한다.

“자전거 바퀴가 핸들과 다르게 틀어져 있다면 어떻게 운전할 거니?”

이렇게 첫 번째 질문을 했을 때, 내가 생각했던 답과 다르게 대답한 학생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자전거를 먼저 손봐야 한다고 답을 한다.

“그럼 어깨 움직임이 틀어져 있다면 어떻게 공을 던질 거니?”

이렇게 두 번째 질문을 하면 대부분의 선수는 어디가 얼마만큼 틀어져 있는지 모른다고 대답한다. 나는 선수들이 이미 알고 있는 동작들 중에 하나를 하면서 훈련을 시작한다. 그 동작을 진행하면서 어깨의 올바른 움직임과 잘못된 움직임의 차이를 구분하기 시작한다. 운동에 대한 분명한 근거가 없이 단순히 양이나 강도를 늘리는 트레이닝은 바퀴와 핸들이 제대로 조율되지 않은 자전거를 모는 것과 같다.

정말 트레이닝의 효과일까?

성장기의 학생선수에게 구속과 타구속도를 증가시키기 위한 트레이닝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나는 물음표를 갖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구속과 타구속도를 직접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트레이닝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성장기의 학생선수가 놀라운 구속이나 타구속도를 보여주고 있다면 그것은 어떤 특별한 트레이닝의 효과라기 보다는 신체 성장 그 자체에서 오는 영향이 지대할 것이라 생각한다. 어느 누구도 트레이닝의 효과가 신체 성장에 의한 효과보다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쉽게 답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코치들과 트레이너들은 선수의 성장기를 함께 했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의 역량 덕이라며 숟가락을 얹고 싶어한다.

성장기가 끝난 미국 프로야구선수의 레벨별 평균 나이와 체중, 그리고 키의 차이를 들여다 보면 상위리그로 갈 수록 체중이 월등히 높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지표는 학생선수에게 어떻게 트레이닝을 적용해야 할지 시사점을 보여준다. 단순하게 이 지표의 한 부분만 바라보고 학생선수에게 벌크업 트레이닝을 적용해서는 곤란하다.

실질적인 벌크업 트레이닝의 효과는 성장호르몬의 증가가 끝나는 시점인 20대부터 명확히 구분된다. 그렇기 때문에 19살 미만의 학생 선수들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적용한다면 근비대를 목적으로 하는 트레이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그 나이대와 성장단계에 맞는 적절한 웨이트 트레이닝 기술을 몸에 익힐 필요가 있다.

근육을 무작정 늘리거나 체중을 무리하게 증가시켜서 파워를 키우려 하기 보다는, 성장기에서만 가능한 ‘신경계의 발달’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현재의 체중을 적용해 다양한 방면으로 움직이도록 하는데 보다 집중을 해야 한다.

꽤 많은 학생선수들이 스쿼트 무게를 본인의 체중만큼 들어 올린다. 그런데 한 발 스쿼트를 통해 온전히 자신의 체중을 버티며 상체를 움직이는 것은 어려워하는 선수들이 많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런 선수는 들어올린 무게만큼 경기장에서 파워를 보여줄 수 없을 것이다.

구속과 타구속도는 올바른 트레이닝과 기술훈련이 체계적으로 적용되었을 때 드러나는 결과물이다. 특히나 어린 선수들에게는 그것들을 직접 강조하기 보다 순발력, 민첩성, 협응성, 평형성 등의 운동체력을 차근차근 키워주는 작업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김동우
퀄핏건강운동센터 대표
한국체육대학교 체육학 박사
한양대학교 체육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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