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친 타구를 피드백 삼아라” (조이 보토)

보토-메틱(Votto-matic)이라 불리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신시내티의 조이 보토. 어린 선수를 위한 조언을 남겨달라는 말에 조이 보토는 흥미로운 답변을 남겼다.

“내가 친 타구를 피드백 삼아라 Let the ball be your feedback”

선수는 훈련중에 그리고 경기중에도 코치로부터, 때로는 동료 선수로부터 이런저런 피드백을 받는다. 피드백은 모든 학습과정의 필수적인 요소다. 그러기에 야구선수로서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 역시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그런데 조이 보토는 다른 누구의 피드백보다 자신이 때린 볼이 어떻게 날아가는지를 제대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내셔널리그 MVP 출신 타격의 달인이 어린 선수들에게 전하는 조언은 최근 미국에서 점점 자리를 넓혀가고 있는 결과지향적(Result-oriented)인 훈련과 맥이 닿아있다.

샌디에고 파드레스의 간판타자인 윌 마이어스는 2017 시즌전, 발사각과 플라이볼혁명의 흐름을 쫓아가기 위해 자신의 훈련환경을 새롭게 세팅했다. 배팅케이지 안의 적절한 높이에 타겟을 걸어놓고 그곳을 맞추는 연습을 시작했다. 발사각에 대해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와 간간히 이야기를 나누긴 했지만 윌 마이어스는 대부분의 훈련시간을 혼자 타겟에 맞추는 연습을 하며 어릴 때부터 투수의 머리쪽을 향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리던 오랜 습관을 떨쳐내고자 했다.

시카고 컵스에서 발사각을 높이는 훈련방식을 도입해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를 한 후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타격코치로 영전(?)한 존 메일리 코치는 폼이나 메카닉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타구의 결과(예를 들어 타구속도 150km 발사각 20도)를 설정해놓고 거꾸로 동작을 교정해 가는 결과지향적인 훈련의 효과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말한다.

  • 코치는 선수에게 타겟에 맞추라는 주문만 하고 동작에 대해서는 아무 지시도 하지 않는다.
  • 공이 잘못 맞아 땅볼이 나오거나 지적하고 싶은 자세가 나타나도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 가끔 스윙하는 모습을 촬영해 선수에게 보여주며 스스로 자신의 동작을 살펴볼 기회를 제공한다.

(존 메일리 코치의 2016년 미국야구코치협회 컨벤션 강연을 정리한 글)

과학과 분석기술은 스윙을 어떻게 변화시켰나

메일리 코치는 시간이 흐를 수록 선수가 스스로 자세를 교정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놀란 적이 많다고 고백한다. 타겟에 맞추기 위한 연습을 계속하며 스윙의 궤적과 메커니즘이 자연스럽게 변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코치는 동작이나 기술을 가르치는 능력보다 선수와의 대화를 통해 목표를 함께 설정하고, 선수가 보다 몰입해서 연습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훈련환경을 디자인하고, 선수의 훈련을 관찰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조이 보토는 선수들이 타석에서의 스탠스나 스윙 메카닉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있다며 스윙이 올바로 이루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피드백은 자신이 때린 볼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볼을 피드백 삼으라는 그의 말은 비단 타자 뿐만 아니라 선수육성과 훈련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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