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라 스텔라는 어떻게 가장 삼진을 잡기 어려운 타자가 되었나?

Coastal Carolina 대학의 개리 길모어Gary Gilmore 감독은 대학투수들의 볼을 치는 토미 라 스텔라Tommy La Stella를 2년간 지켜보았다. 라 스텔라는 타격 후에 무슨 말을 하고는 했는데, 그 말에 길모어 감독은 눈이 번쩍뜨이곤 했다. 길모어 감독은 25시즌 동안 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런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한다.

“저는 라 스텔라가 무엇을 보는지 물어보곤 했습니다. 그는 누구도 보지 못하는 것을 봅니다. 대부분의 타자들은 투수의 손에서 공이 빠져나오는 것을 봅니다. 그런데 라 스텔라는 어떤 손가락으로부터 떨어져 나오는지 구별합니다. 그의 스윙이 다른 선수들보다 낫다고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눈으로 공의 궤적을 찾아 컨택하는 능력은 타고 났습니다. 저는 라 스텔라 같은 선수를 본 적이 없습니다. 공을 보는 능력으로는 타고난 괴물입니다.”

어떤 타자들은 스윙여부를 결정하는 찰나의 순간 바로 직전! 공이 투수의 손을 떠날 때 공의 회전이나 빨간 실밥을 본다고 한다. 그런데 손가락의 위치까지 본다는 것은, 역시 어떤 공이 오는지를 알 수 있는 좋은 힌트 이상의 다른 차원으로 보인다.

라이언 해리슨Ryan Harrison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팀을 포함한 많은 메이저리그팀, 선수들과 일하고 있는 스포츠 비전 트레이너다. 그의 아버지인 빌 해리슨Bill Harrison은 40년 이상 운동선수들의 비전 스킬을 훈련시켰다.

지난 오프시즌에 LA 에인절스의 스트렝스 코치는 캘리포니아 남부에 있는 자신의 센터에 에인절스 선수 몇 명을 데리고 와서 훈련을 시켰다. 라 스텔라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야구에서의 비전은 단순히 시력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깊이지각depth perception 스킬과 다른 비전 스킬들을 포함합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경기력을 위해 눈을 사용하는 전술적인 측면입니다. 라 스텔라 선수는 경이로운 비전과 타고난 비전 스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오프시즌에 라 스텔라는 자신의 비전 스킬을 훈련을 통해 더 발전시켰습니다. 더 나아지기를 바라니까요.” 

“스윙이 아니라 공을 보는 능력으로 라 스텔라와 비교되는 선수는 배리 본즈입니다. 저의 아버지 말씀으로는 마이너리거 시절 테스트 결과 베리 본즈야말로 최고의 비전을 갖고 있는 선수였다고 합니다. 제가 라 스텔라의 비전을 평가하고 ‘다른 선수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라이언 해리슨)

이 모든 것은 지난 한 달 간 오클랜드 경기를 보면서 누군가 알아챈 것을 설명할 수 있다. 라 스텔라는 아주 좋은 컨택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삼진을 잡아내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실제로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의 다른 어떤 타자보다 더 어렵다.

최근 몇 년간 메이저리그의 삼진율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2019년에는 경기당 한 팀이 8.81개, 2020년에는 경기당 한 팀이 8.67개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와준에 라 스텔라는 트랜드를 거슬르는 희귀한 타자다. 2019년에 라 스텔라는 평균 10.4타수 당 1개의 삼진을 당했다. 최소 3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에 4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이번 시즌에는 16.3타수 당 1개로 더 줄었다. 양키스의 르메이휴LeMahleu가 9.3타수 당 1개로 그 다음이었다.

오클랜드가 지난 8월 트레이드로 라 스텔라를 영입했을 때, 데이비드 포스트David Forst 단장은 당시 리그의 삼진을 이끌던 이끌던 팀에 어필하기 위해 라 스텔라의 그런 특징을 꼽았다. 오클랜드에서의 27게임 동안 라 스텔라는 타율 0.289 출루율 0.369를 기록하며 3경기를 제외한 전 경기 출루에 성공했다. 12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삼진은 5개만 당했다.

올 시즌 5개의 홈런을 친 라 스텔라는 분명 베리 본즈 같은 타자는 아니다. 하지만 빌 해리슨은 두 선수의 최고 수준의 깊이지각, 움직이는 것을 보고 속도와 궤적을 판단하는 능력은 충분히 비교가능하다고 말한다.

이 능력은 누군가에게는 타고 나는 것이지만 연습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라 스텔라 선수와도 보다 나은 투구 인식과 반응을 위해 비전을 컨트롤하는 법을 함께 연습했다.

31세인 라 스텔라는 커리어 내내 잘 훈련된 타자였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삼진보다 볼넷이 많았다. 컵스에서의 2015~2018년 동안 그는 13.5%의 삼진율을 기록했다. (지난 2년간 7.3%) 하지만 그는 대부분 벤치멤버였고 가끔 대타로 나오곤 했다 하지만 라 스텔라는 이 기간이 스트라이크존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스트라이크존을 넓히기 시작하면 하드히트(강한 타구)의 가능성은 뚝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저에게는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저는 존을 어떻게든 넓히지 않으려고 합니다. 특히 카운트 초반에는요.” (토미 라 스텔라)

지난 해 에인절스에서 라 스텔라는 보다 규칙적으로 타석에 들어섰지만 그만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그는 78경기 동안 3할의 타율과 16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7월초 정강이에 볼을 맞고 골절상을 입었다. 그는 복귀 후 9월 2게임 동안 9타수 1안타에 그쳤다. 2019년 볼넷비율은 커리어 최저였지만, 삼진율도 마찬가지로 최저였다.

2015년 초 시카고 컵스의 존 메일리John Mallee 타격코치는 라 스텔라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모습보다 더 강하게 타구를 날릴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는 에인절스의 보조타격코치가 된 메일리는 라 스텔라의 방법론을 ‘선택적-공격적 접근법selective-aggressive approach’이라고 말한다.  강한 타구를 때릴 수 있는 피칭은 적극적으로 공격하고, 필요하다면 타석에서 늦게 반응하는 접근법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라 스텔라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볼카운트가 불리해 지는 것을 걱정하지 않습니다. 모든 카운트에서 그저 릴랙스하면서 자신의 눈이 휘둘러야 할지 말지를 결정하도록 놔둡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이렇게 생각하죠. “이번 카운트에서는 적극적으로 쳐야 해” 하지만 라 스텔라는 공을 보는게 우선입니다.” (존 메일리 코치, LA 에인절스)

실제로 올해 라 스텔라를 타석에서 삼진으로 돌려세우기는 정말 어려웠다. 2020년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투스트라이크 상황에서 0.167의 타율을 기록했다. 반면 라 스텔라는 투스트라이크 상황에서 0.257의 타율, 특히 0-2 카운트 이후에는 0.303의 타율을 기록했다. 스윙에 대한 90.1%의 컨택률도 에인절스 동료였던 데이비드 플레쳐David Fletcher(91.9)에 이어 2위다. 그가 홈플레이트에서 얼마나 침착한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라 스텔라가 통제불능의 스윙을 하는 모습을 정말 본 적이 없습니다. 그의 몸과 마인드는 대단히 침착합니다. 그래서 공을 잘 보는 거죠.” (데이비드 플래쳐)

올 봄 MLB가 셧다운된 동안, 플레쳐와 라 스텔라는 남부 캘리포니아의 한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함께 운동을 했다. 올 시즌 타율 0.319으로 AL 랭킹 3위에 오른 플레쳐는 라 스텔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는 나와는 완전히 다르게 디테일 지향적입니다. 제가 배팅게이지에 들어가자마자 스윙을 시작한다면, 라 스텔라는 30분 동안 케이지에 있으면서 50%만 스윙을 합니다. 그는 디테일에 많은 시간을 들이며 몸에 신경을 씁니다.”

올 시즌 초 오클랜드의 투수들은 에인절스의 라인업을 칭송했는데 그것은 플레처와 라 스텔라가 얼마나 자주 출루하는 지 알기 때문이다.

“플레처와 라 스텔라같은 ‘허접해 보이는’ 타자들이 홈런과 삼진의 시대에 다른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플레처나 라 스텔라처럼 투수를 성가시게 하는 선수가 라인업에 있으면 이런 기분이죠. 이게 뭐야? 공을 펜스로 보내려고 스윙하는 친구들은 어디있지?” 라 스텔라는 타석에서 포기하질 않습니다. 그를 삼진잡는건 거의 불가능하죠. 오늘날의 야구에서 그는 투수를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치게 만들기 때문에 가치가 더 높습니다.” (오클랜드 선발투수 크리스 배싯Chris Bassitt)

“그는 프로선수다. 그를 위해 해줄 일은 많지 않다. 단지 투수가 누구인지, 무엇을 던지는지, 커멘드가 어떤지, 투구성향은 어떤지 등에 대해 상기시켜 줄 뿐이다. 그러면 라 스텔라는 안타를 만들어 낸다.” (오클랜드 타격코치 대런 부시Darren Bush)

번역 : 권기선

(원문기사 읽기)

How did A’s Tommy La Stella become the majors’ toughest hitter to strike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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