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엔 TV중계를 보며 느낀 단상들

봉황대기 중계를 IB스포츠에서 계속 해주고 있죠. 그간 고교야구를 TV에서 볼 기회가 자주 없었는데 반가운 일입니다. 요새는 간간히 일본 고시엔 여름대회도 인터넷으로 슬쩍슬쩍 보고 있는데요. 두 나라의 중계 문화 차이가 눈에 들어와서 몇 꼭지 적어봤습니다. 그냥 재미삼아 봐주셨으면 합니다.^^

 
(1)
 
가득찬 관중석과 엄청나게 빠른 경기속도 등 경기장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거야 진작 알고 있었지만 경기를 해설하는 방식도 확연히 차이가 나더군요.

예를 들어 센터 앞에 안타가 나왔다고 하면 일본은 ‘센터 앞에 안타! 무사 1루가 됩니다’ 이렇게 ‘상황 설명’ 위주의 해설을 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센터 앞에 안타!’라는 설명 후에 대부분 ‘비평’이 따라 옵니다. ‘중심타자인데 너무 정직하게 승부를 했네요.’ ‘무리하게 승부할 필요가 없었는데 욕심을 냈어요.’

투수가 볼을 연거푸 두 개라도 뿌리면 바로 지적이 들어갑니다. ‘힘이 들어가요. 꼭 막아야 하는 생각을 버려야 하는데요.’

우리 해설자분들은 하나하나의 플레이에 대해 분석하고 이유를 알려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이야기들에 별로 공감이 되질 않는군요. 듣기가 무척 불편합니다.

전체화면

이와 관련해서는 네이버에 키무라 칼럼을 번역, 소개하고 계시고 일본프로야구 해설도 하고 계신 손윤님께서 부연설명해주신 내용을 덧붙입니다.

“음, 이게 일본 프로는 우리랑 차이가 없는데 일본 고교 야구에서는 비판적인 해설을 못해요. 고교야구연맹의 힘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응원도 우리나라처럼 하면 1년간 출장 정지 당하는 것처럼요. 예를 들면 투수가 던진 공이 가운데 쏠려 안타를 맞았을 때, 우리는 대부분 그대로 이야기한다면 일본은 그렇게 하면 투수에 대한 비판이 되니까 그냥 타자가 잘 쳤다로 말하는 거죠. 혹은 에둘러 표현해서, 투수의 공이 조금 가운데 쏠린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타자가 잘 쳤다는 식으로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투수의 투구 템포가 빨라요. 공 하나 던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상황 등에 다르지만) 12초 안팎일 겁니다. 빠르면 10초 안 되는 경우도 많고요. 투구 템포가 빠르니까 잡설이나 분석을 얘기할 틈이 없는 거죠. 우리는 벤치가 야구를 하니까 이 시간이 길죠. 긴 만큼 뭔가를 말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방송사고가 나죠 ㅋ 개인적으론 일본은 숨 막히는 느낌(경기 진행은 분명히 벤치마킹할 부분이지만)이면 우리는 자유가 지나친 느낌이죠. 어떤 의미에서는 양쪽 다 어른이 야구를 하는 느낌도 듭니다.”

(2)

지금 마운드와 타석에 있는 선수의 이름을 화면 한쪽에 계속 표시해 주더군요. 선수들이 낯선 시청자와 고시엔 출전이 영광인 선수 모두를 위한 세심한 배려라 생각됩니다.

이름 나온다

(3)

수훈선수 인터뷰. 우리도 경기 마치고 선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을텐데요.

인터뷰

(4)

매 경기 고등학교 감독님들이 돌아가며 게스트로 출연해 해설을 맡습니다. 현장에 계신 감독님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18세 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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