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했다’는 느낌에 빠진 사람

김성근 감독을 비롯하여 기업 임원, 정치인 등 조직의 꼭대기에서 안하무인, 과대망상, 사이코패스적인 행태를 보이는 인물들을 이해할 수 있는 구절. 그들은 ‘내가 했다’는 느낌이 없으면 자신이 속한 공동체가 망가지는 것도 불사한다.

“그저 일어나도록 놔둠으로써 경기력이 향상된 것을 보고 놀라워했으면서도 다음 날이면 평소대로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들을 자주 보았다. 그들은 형편없는 플레이를 하면서도 이를 개의치 않는 듯 보였다.

나는 두 가지 방법으로 볼을 칠 때 얻는 만족감이 각각 확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볼을 올바르게 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결국 성공했을 때 사람들은 자기만족을 느낀다. 바로 자신이 통제하고 있으며 그 상황을 조종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반면에 서브가 서브를 하도록 내버려둘 경우, 그 공이 자신에게 있지 않다고 느끼는 것 같다. 볼을 친 사람이 자신이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자신의 몸이 지닌 능력을 자랑스러워하고 심지어 그 결과에 놀랄 수도 있지만 그 공과 개인적 성취감 대신 다른 만족감을 느낀다.

코트에 나가는 목적이 주로 자아의 욕망을 만족시키고 의심을 해결하는 것이라면 그 사람은 실제로 수준이 떨어지는 결과를 얻는다 해도 자신의 에고에게 주연을 맡길 것이다.”

티모시 골웨이 <테니스 이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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